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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3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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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42회 작성일 16-04-3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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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30日

 

 

    가로수 이팝나무가 군데군데 웃었다. 솜 같기도 하고 황사 낀 하늘 창 터는 먼지떨이 같기도 하다.

    시조 시인 박기섭 선생의 시집을 몇 권 읽었다. 선생을 만난 지는 꽤 되었다. 11년도지 싶다. 어느 문예지를 통해 선생의 시를 처음 만났다. 시제가 ‘물항라 하늘빛’이었다. 시는 무릇 이러해야 함을 또 시는 이와 같이 오는 것임을 그 그리움을 이야기한다. 시인은 경상도 대구 사람이다. 그가 사용하는 사투리는 구수할뿐더러 언어구사가 탁탁 끊는 맛과 이어지는 음이 그 어느 시인보다 멋이 있다. 그런데 나는 선생의 시를 접하면서도 시조 시인인지는 몰랐다. 그리고 몇 년 후, 시조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두고 평론집과 비평집을 읽다가 선생을 또 다시 만났는데 우리나라 시조 계에 큰 대들보임을 알 게 되었다. 그러면 선생을 처음 접한 시를 먼저 보자.

 

    물항라 하늘빛/박기섭

 

      그대 보았는가, 맑음도 그냥 예사 맑음 아니라 쪽물 드므에서 갓 건져

    올려 갈볕에 한 사날 잘 말린 물항라 하늘빛 그 쪽빛의 맑음을

 

      보았는가 그대, 그냥 그 맑음만도 푸르름만도 아닌, 거짓말만도 참말만

    도 아닌, 갈볕에 잘 말려 짯짯한 물항라 하늘빛 그 쪽빛의 그리움을

 

      또 그냥 그것만도 아닌, 먼 천둥 같은 그리움을

 

    그냥 읽어도 운이 따른다. 선생께서 사용한 시어를 보자. 갈볕이라든가 한 사날은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다. 그리고 시가 구질구질하게 늘어져 있는 게 아니라 정말 짯짯한 항라빛이다. 무릇 시인은 이 그리움을 찾기 위해 매번 공부하고 생활하며 성찰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시는 매 순간마다 지나간다. 우리가 그 시를 발견하지 못해서 문제가 아닌가! 순간마다 번득이는 사고와 그 사고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야 말로 무릇 시인일 것이다. 오늘도 그 짯짯한 물항라 하늘빛을 건져보자.

 

 

    다섯 꽃잎 흰 배꽃 / 鵲巢

 

 

    다섯 꽃잎 흰 배꽃 바람에 간당거리네

    한때는 이끈 세계 누볐던 포세이돈

    배짱은 있어도 없는 목적지 뺑뺑거리는

 

    흰 꽃잎 바람 따라 온몸으로 손짓하네

    인력 과다 고임금 따라붙은 브릭스

    없는 물 밑바닥 경제 “해 보지 말입니다”

 

    북치고 벼락 맞고 떨어진 꽃 잎 꽃 잎

    녹 쓴 딸딸이 잡고 바라본 망망대해

    당겨 봐 태양의 후예

 

    호젓한 쥐 수염 붓 하나

 

 

    이미지 강하게 닿는 선생의 시 두 편 더 들자면 ‘그해의 늦은 가을이 오다’와 ‘어머니의 뼈’가 있다.

 

    그해의 늦은 가을이 오다 / 박기섭

 

    폐기능 검사와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마친 아버지의 깡마른 늑골과 견갑골 사이로 그해의 늦은 가을이 오다

    엑스선이 잡아낸 흑백의 저녁 풍경 속엔 노랗게 늘어선 링거병들이 쿨룩거리며 연신 마른 뻘밭의 소리를 내고

    그날 밤, 다급히 창을 흔드는 버짐나무의 슬픈 一葉

 

    시는 임종에 가까운 아버님의 얘기로 시작하다가 결국 그날 밤 세상 달리하신 얘기다. 슬픈 一葉은 이를 대변한다. 늑골은 가슴을 구성하는 뼈를 말하며 견갑골은 팔뼈와 몸통을 연결하는 등 위쪽의 한 쌍의 뼈를 말한다. 시의 맛은 각운으로 오다가 시 2연은 묘사로 당시 다급한 상황을 띄운다.

 

    어머니의 뼈 / 박기섭

 

    세상 모든 어머니는 太初의 어머니였거니,

    서 말 석 되의 피를 흘리고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먹이는, 그래서 세상 모든 어머니의 뼈는 검거니,

    검고도 또한 가벼웁거니, 흑단 자단의 그 뼈는

 

    현 인류는 한 어머니의 자손이라고 어느 책에서 읽은 바 있다. 그르므로 여성의 난세포 미토콘드리아는 전 세계 여성이 모두 같다는 얘기다. 다른 포유류는 그렇지 않다. 이 시를 읽으니 모성을 얘기하는 게 아닌가 하며 읽었다. 서 말 석 되의 피를 흘렸다는 건 여성의 생리적 현상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자식을 보기 위한 일련이다.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먹였다는 것은 하나의 묘사일 게다. 그만큼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다. 검다는 것은 시적 장치로 보인다. 할 말이 많다.

 

 

    오전, 결혼식 다녀왔다. 카페 세빠프레소 대표 권 씨가 결혼했다. 그 어느 결혼식보다 볼만했다. 전에 카페 조감도 음악회에 초청했던 ‘신동’이 와서 노래를 끝장나게 불렀다. 신동은 세빠와 군대 동기 친구라 했다. 월말이라 몇 군데 마감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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