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5月 0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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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5月 02日
화창하다. 아침, 조감도에 심은 보리수나무와 살구, 매실나무에 진딧물 약을 쳤다. 바람이 조금 불었다.
언제나 새 책을 받으면 마음이 푸근하다. 꼭 뭔가 새로운 옷을 산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얼른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시집은 결코 얇아야 한다. 한 권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면 읽다가 지치겠다. 물론 시는 오랫동안 두고 보는 것도 맞으나 공부하는 사람으로 글 쓴 이에게는 또 취미라 가벼움이 앞서야 한다. 많은 시집을 읽고 괜찮은 책이 있으면 한 번 더 보는 것도 사실이다. 틈틈이 읽고 곰곰이 생각하면 어느 문장은 꽃처럼 다가오는 것도 있다. 뭔가 끌리는 시집이 있다.
아버지의 빈방 / 양점숙
혼자 남은 시계
때 없이 울어댄다.
늘어진 상청 검은 녹 덮어쓴 재떨이
못 한 말 가득한 사진 한 장
등뼈처럼 휘었다.
슬퍼 보이는 눈매
욕망 풀린 하늘 길
기억도 옭아맨 텅 빈 적막이 안쓰러워
이제는 안 아픈가요.
맑은 술 한잔 올린다.
양점숙 시인의 시집 ‘아버지의 바다’를 읽었다. 특별히 와 닿는 어떤 느낌은 없었다. 아무래도 시인과 필자와의 나이 차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나보다는 십여 년 앞 선 것임에는 틀림없다. 물론 시집을 읽어보아 그런 것 같다. 이 시집에서 그 중 한 편을 필사하며 책거리한다. 시인은 아버지를 여의고 그 그리움에 이 시조를 쓴 것 같다. 아버지는 이제 고인이 되었다. 시 2연 초장에‘욕망 풀린 하늘 길’과 종장 ‘맑은 술 한잔 올린다.’는 이를 대변한다.
이 시조는 총 2연이다. 행 가름을 해서 구분하기 어렵기는 하지만 음보와 음수를 비교적 잘 맞추었다.
맹아 / 鵲巢
일없이 보낸 시간 볼수록 애가 탄다
차근히 한 줄 글귀 읽으라 타이른다.
듣는 이 말은 있다만, 언제까지 저를 꼬!
스스로 깨우치고 어떤 일도 한다면
현실은 암담하고 장래는 불안해서
어찌 이와 같은 일 생기기야 하겠는가
세상 일 공부 없이 되는 게 어데 있나
깜깜한 바닥 짚고 나서는 이 시장에
어느 뉘 살 붙여 함께 이어 이어 나갈까
제각각 내놓은 지식정보에 펼친 경쟁
속 깊은 현실 안목에 사리판단 따르면
내 사는 일 어찌 위험 닥치기나 할까
한학촌, 대구 모 카페, 사동 분점, 단물고기, 커피 배송 다녀왔다. 오후에 일이 꽤 많았다. 직원 작업복을 맞출까 싶어 대구 예전에 거래했던 모모 집에 갔었다. 교통이 어찌나 복잡하던지 또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 그냥 나왔다. 어느 사이트에서 본 옷감이 좋아 그만 거기에 꽂혔다가 이런 옷은 없느냐고 주인장께 물었더니 커런트한 옷은 없다고 했다. 좋고 많은 그 우리말 놔두고 커런트라니 원! 나는 또 무슨 말인지 몰라! 빈둥빈둥 허둥대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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