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5月 0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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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5月 03日
맑았다가 흐렸다가 또 맑았다.
경산 모 병원과 대구 모 병원에 다녀왔다. 대구 모 병원은 샤워망과 고무가스겟을 교체했다. 엊그제 한 일 같은데 뜯어 확인하니 관리한 지가 꽤 된 것 같다. 커피 기름때가 많았다. 점심 먹고 정평에 생두를 배송했다. 오후, 울진에서 급하게 커피 주문한다. 내일 모레면 어린이 날인데다가 연휴가 겹치니 아마도 커피를 미리 주문 넣는 듯했다. 급히 본점에서 커피를 볶았다. 30K 물량이다. 생두가 달려 서울에 거래하는 업소에 문자 넣었다. 케냐와 그 외 커피 몇 백 주문 넣었다. 오후 다섯 시, 대구 월배와 울진, 그리고 제주도에 커피 택배 보냈다. 저녁에 윤 과장 다녀갔다.
오늘 틈틈이 읽은 시집이 있다. 김강호 시집 ‘귀가 부끄러운 날’ 읽었다. 시인은 60년 생으로 전북 무주 사람이다. 시의 형태미를 갖춘 시제 ‘폭포’도 볼 만 했으며 그 외 글도 모두 좋았으나 아직 이해하기에는 이르다. 이 중 한 편을 골라 필사한다. 읽는 맛과 운이 좋아 기억하고 싶은 시조다.
비점批點 / 김강호
천둥과 성난 파도가
휘몰아치는 행간 지나
절정 향해 오르는 천길 난간 긴 사투
긴장이 팽팽한 백지에
울림이 푸른 문장.
숨결조차 일지 않는
고요의 벌판에서
고개 내민 장다리에 꽃 한 송이 피고 있다
활짝 핀 중심자리에
찍어놓은 꽃술 한 점
비점批點은 시가나 문장 따위를 비평하여 아주 잘된 곳에 찍는 둥근 점을 말한다. 골라서 뽑는다는 뜻이 있다. 여기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시 한 수 짓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 말이다. 어떤 상대의 어려운 시 한 수 읽어 이해가 되었다면 나의 시 또한 한 수 뽑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그러니 세상 살면서 속 시원히 내뱉지 못한 말도 없지는 않겠지! 그렇다 하더라도 시는 넋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언어의 참된 멋과 절정의 미까지 두루 갖춘다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겠다. 에휴 나는 언제쯤 이 경계에 올라 서보나!
시집 한 권은 시인이 말한 것과 같이 울림이 푸른 문장이다. 숨결조차 일지는 않지만, 꽃 한 송이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이 수많은 꽃 중에 한 수에다가 비점을 놓았다. 내 마음에도 천둥과 성난 파도가 휘몰아치는 어떤 행간 같은 게 있었으면 하지만, 먼저 삶에 이와 같은 일이 있어야겠다.
로스팅 / 鵲巢
끝없이 맴도는 통 돌이 같은 세상
푸른 꿈 내려놓고 타들어가는 시간
혁명은 혁명이 아닌 모든 것이 뒤바뀌었을 때
바퀴는 수천수만 리 다녀도 제자리
구석기 신석기 절대 왕정 자본주의
돌아도 뱉어 놓은 건 원점으로 가는 길
어느 신문에서 읽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우리 인류가 이 별에서 가질 수 있는 시간은 불과 천 년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총. 균. 쇠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앞으로 50년은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며 얘기했다. 이미 우리는 자연의 주인으로 서게 된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인류역사상 가장 행복한 시기가 아닐까! 어차피 하루 고되고 어떻게 지나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사는 세상이지만, 조선 말 민란이 들끓을 정도로 정치가 불안한 시대도 아니며 그렇다고 전쟁 같은 것은 더더욱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위험 수위까지 오르고서야 상황판단에 나서는 우리다. 모르겠다. 횡설수설하며 시 한 수에 덧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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