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4月 0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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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04日
대체로 흐렸다. 먹구름은 짙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오전, 영대 서편이다. 전에 한번 본점에 오셨던 분이다. 나이는 40 중반이라 거의 나와는 비슷해 보였다. 커피 주문이라 다녀왔다. 가게는 10여 평정도 된다. 주방은 두 평 채 되지 않는다. 기계는 가정용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것이다. 오늘 이 기계는 처음 보았다. 아주 작고 아담했다. 기계는 일반 블록 크기의 약 2/3 정도 되며 그라인드는 큰 식당 숟가락 통만 하다. 하지만 자동이다. 포타필터를 밀어 넣으니까 자동으로 커피가 갈린다. 조금 웃겼다. 사장은 교회를 다니며 전도사가 직분이다. 교회를 다니지 않으니 그 직책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위치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결혼은 하였으나 이혼했다. 자식은 없다고 했다. 그나저나 가게 이끌기 참 힘들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골목길이라 하루 몇 명의 손님이 여기를 찾을까? 그래도 사장은 다섯 명이 한꺼번에 올 때는 기계 용량이 달려 죽겠다며 한마디 했다. 내일 어느 목사께서 내놓으신 에스프레소 기계 중고가 있다며 그 기계 보러 간다고 했다. 나는 로스팅과 드립을 추천했다. 지금도 자금이 없어 아주 어렵게 운영한다. 직접 볶아 손님께 한 잔씩 드립으로 선보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서다.
신대ㆍ부적리에 개업한 석 씨 가게에 다녀왔다. 애견카페다. 석 씨는 강아지 한 마리 더 들였다. 안락사에 처한 개 한 마리였다. 중성화 수술을 했다. 개업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출은 괜찮다며 얘기한다. 가게 앞이 공원이라 여기 주민은 강아지 데리고 많이 나온다며 얘기했다. 강아지 용품도 꽤 갖췄는데 뜻밖에도 많이 나간다. 잠시 석 씨가 데리고 있는 강아지 보며 있었는데 어떤 손님이 들어왔다. 여기가 펫 카페인지 몰랐는가 보다. 아주 작은 강아지였지만, 무서워하는 눈치로 조심성 있게 가게에 들어왔다. 남자분이었다. 통통했다.
오후, 진량에 가게 개업 준비하는 안 씨가 왔다. 기계를 다시 보고 갔다. 그는 계약금으로 배추 이파리 일백마흔 장을 그 자리에서 헤아리며 건넸다. 본부 앞에 차를 주차하고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들어왔는데 나는 무슨 떡이라도 담았나 싶었다. 알고 보니까 현금 만 원짜리만 담은 비닐봉지다. 생선가게 들러 고등어나 갈치 사면 담는 그런 비닐봉지에다가 말이다. 그러니까 돈이 꽤 된다. 기계 값을 챙겨 주는데 이 비닐봉지에 손 넣어서 한 뭉텅이 잡더니만 막 헤아리는 거였다. 정말 멋진 후배다. 나갈 때 그 까만 비닐봉지를 들고 나간다. ‘다음 주에 기계 설치 가능할 거예요. 선생님 부탁해요.’ 아! 네 모모 씨.
큰 가게 운영하는 광명이 왔다 갔네
햇살론 가득히 까만 봉지 담아왔네
광명은 이름만 아니라 햇볕처럼 따뜻했네
오후, 예전 자동판매기 업을 했던 천 사장 가게에 다녀왔다. 여전히 자판기는 많이 하는가 보다. 본업이 자판기니 그렇겠지만, 가게 마당은 쓰다 만, 자판기로 가득 메워져 있다. 예전만큼 사업은 안 되는지 요즘은 그리 많지도 않다며 얘기한다. 얼마 전에 강아지 한 마리 샀는가 보다. 진돗개 종류로 얼룩무늬 개다. 이제 70여 일 지난 강아지다. 울산에서 가져왔다. 천 사장은 송 사장과 함께 동업한다. 송 사장도 가게에 있었는데 참 오래간만에 인사 나누었다. 모두 이 업종만 20년 이상 하신 분들이다. 사는 얘기 들어보면 모두가 빠듯하다. 집에 자식이 없는 집이 없으니 부부가 맞벌이해도 교육비 되기도 바쁜 삶을 산다. 전에는 취미로 약초 캐러 다니시기도 하였다만, 요즘은 이것도 하지 않는가 보다. 커피가 필요해서 잠깐 들렀다가 차 한 잔 마시고 나왔다.
천 사장과 송 사장과 함께 사무실에서 차 한 잔 마실 때였다. 얼마 전에 샀다던 강아지는 바깥에서 계속 짖는다. 또 사람이라도 있으면 소리 그쳤다가 문이라도 닫으면 또 짖었다. 강아지도 적적하고 사람도 적적하고 서로가 살붙이고 기대는 맛이라야 사는 맛이 나는 세상이다. 에휴! 나도 강아지 한 마리 키울까 싶어 집 앞에 묶어놓은 개만 하루에도 몇 번이나 들여다보며 있다. 저 녀석 언제 새끼 놓을 것인가 하며 본다.
사람도 적적하고 강아지도 적적하다
살붙이고 지대는 맛이라야 사는 맛이지
먼 데서 온 저 데릴사위도 적적해서 짓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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