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숨 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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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다.. 왜 쉰다라는 말은 숨을 쉰다에서 숨만 뺀 말 같을까?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은 숨을 쉬지 않는다는 말일까? 바쁘게 일을 할 때는 숨을 쉬는 것을 느낄 수 없다가 가만히 있으면 숨을 쉬는 것을 스스로 느낄만큼 여유가 생긴다는 말일까? 어쨌거나 지금 나는 내가 숨을 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숨이란 단어는 왠지 참 거룩한 어감을 가지고 있다. 숨, 숨, 숨 숨, 자꾸 말하면 팔 다리 떨어진채 망한 옷가게 쇼윈도우에 서 있는 마네킹도 생기를 얻을 것 같다. 숨은 온 세상의 기운을 빨아들이고, 숨을 쉬는 것은 그것을 다시 돌려보내는 운동인 것 같다. 숨은 콧구멍과 우리들의 몸을 잠깐 다녀가지만 숨의 출처는 너무나 아득하고 숨이 돌아가는 곳 또한 아득해서 숨은 온 세계와 우주를 내 안에 들이고 그 기운으로 나를 정화하고 비우는 행위 같다. 지금, 아니 오늘 나는 쉬고 있다. 다른 모든 생명 활동을 접고 오로지 숨을 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숨에 온 생명을 집중할 만큼 내게 시간이 생긴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쉬자..숨을 쉬자..숨을 회복하자. 숨을 통해 회복되자. 숨 쉬지 못하는 것만큼 치명적으로 생명을 상하게 하는 것이 있겠는가? 쉬지 못했다는 말이 자꾸 숨을 쉬지 못했다는 말로 들린다. 오늘은 푹 쉬자. 푹 숨을 쉬자. 숨을 즐기자. 숨에 감사하자. 숨 붙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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