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4月 1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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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4月 17日
하늘 꽤 맑았다. 어제 비 왔음이 무색할 정도다. 바람은 몹시 불었다. 창공은 윙윙거리며 울었는데 어느 거리에는 가로수가 부러진 곳도 있었다. 사동, 바깥에 내놓은 재떨이가 나뒹굴 정도로 불었다.
촌에 전화했다. 어제는 별일 없으면 집에 내려가 부모님과 식사라도 한 끼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못했다. 오늘 아침에 잠깐 전화했지만, 전화 받지 않으시어 점심때 다시 전화하니 받으신다. 집에 별일 없으신지 안부를 물었다. 어머니는 지난주 결혼한 동생과 여동생이야기를 했다. 외할머니가 칠순하고도 셋에 가셨는데 벌써 내가 이 나이에 이르렀다며 한 말씀 주셨다. 앞 세대가 가면 바로 닥치는 일이니 세상 금방이다. 앞으로 십 년만 지나면 손주 볼 나이라 생각하니 참 세월만큼 빠른 것은 없음을 느낀다. 어머님과 오랫동안 통화했다.
국수
키가 큰 아이가 국수를 삶고 있네.
세상은 뜨건 물에 이상을 풀어놓는
체처럼 물만 빠져도 하얀 그 이상 말일세.
대접은 꿈과 갖은 양념에 버무리는
한 젓가락 집은 국수 한 모금 잘 넘어가네.
공자나 맹자 석가도 먹어야 한 입 보겠네.
점심때다. 라면 끓일까 싶어 라면 들고 집에 들어갔다. 맏이가 ‘아빠 제가 국수 해 드릴 테니 같이 먹어요?’맏이는 국수처럼 키만 큰 것 같다. 점심을 챙기겠다고 하니 기다렸다. 이제는 가벼운 요리는 제법 잘한다. 둘째와 셋이 앉아 국수 먹었다.
임당 주위로 산책했다. 이 동네 들어와 산지도 십 년이 넘었다. 경주에서도 볼 수 있는 고분을 여기서도 볼 수 있다. 꽤 많다. 이 봉분 아래로 금호강이 흐른다. 금호강 주변은 논밭을 이루는데 대추와 포도를 많이 경작한다. 이 샛길로 해서 산책했다. 포도와 대추가 싹 틔운 지 얼마 돼 보이지 않았다. 바람은 여전히 세차게 분다.
본부에서 출판사에서 건네받은 내가 쓴 원고를 다시 읽고 수정했다. ‘카페 조감도 대표가 쓴 카페 간 노자’를 썼던 그때 상황이 지나간다. 책의 처음은 읽는 속도가 안정감 있게 닿았다면 뒤는 아주 빠르게 흘러 일의 긴박감을 불러일으킨다. 다시 읽어도 흡족하다.
오후, 4시 30분 조감도 가족이 모인 가운데 회의했다. 이번에 나간 보수와 그 기준에 관해서 의논을 가졌다. 점장님께 언제 시간을 마련하여 회식 날짜를 맞췄으면 하고 부탁했다.
청도 가비에서 전화 왔다. 이번에 받은 커피가 신선도가 좀 떨어진다며 얘기했다. 조감도에서 납품 하루 전에 볶은 커피였다. 커피 영업이 어려운 것은 여기에 있다. 사람의 입맛은 천차만별이다. 맛이 있어도 하나같이 입맛은 다르고 맛이 없어도 또한 십인십색이다. 작은 카페를 경영하는 점장도 큰 카페를 경영하는 점장도 커피 맛에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언제나 고객의 말씀은 참조로 듣고 마음에 담아두지 말았으면 하지만, 업주는 그렇지 못하다. 커피에 대한 자신감 결여와 믿음이 없어 생기는 결과다. 내일이나 아니면 모레쯤 내려가 영업상황을 보아야겠다.
조감도 마감할 때였다. 인열 군이 지금 사용하는 탁자 몇 개가 상판이 부드럽지 못해 손님이 커피를 많이 쏟는다며 보고했다. 상판 두 개를 보드라운 사포로 문지르고 칠했다. 칠하는 와중에 시마을 시* 형님께서 전화 왔다. 사업관계로 내일 서울 올라가신다는 얘기다.
탁자가
탁자가 거칠어 내놓은 커피 자주 쏟네
사포로 문지르고 닦아내고 칠하다가
한순간 옹이 같은 길, 피 쏟지는 않았을까
살아서 푸른 하늘 그리며 틔운 잎새
날아서 밑거름에 촉촉 뿌리 다졌다지만
죽어서 판판 옹이에 발부리 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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