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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0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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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81회 작성일 16-03-0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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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09日

 

 

    맑았다.

    오전, 본점에 보안업체가 왔다. 건물 내부에 오래된 카메라를 교체했다. 토요문화강좌를 개최하는 서재 앞과 건물 외벽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어쩌다가 본점에 일하는 이 씨와 부동산 일의 속성을 이야기하다가 전에 부동산업 하던 김 씨 얘기가 나왔다. 한창 사업이 잘 나가나 싶었는데 보안 작업을 하던 인부 모 씨가 그의 소식을 전했다. ‘아마 그 사람 교도소 들어갔을걸요. 올해 나왔지 싶습니다.’ 이제 그는 사십 대 초반이다. 이곳저곳 건물 올리는 것 같더니만 돈 관계가 아주 얽혔던 게다. 보안 작업하던 인부 모 씨도 그에게 받을 돈 얼마 있는 모양이다. 그 김 씨를 찾아야 한다며 말이 좀 거칠었다. 돈이 제법 걸렸나 보다. 작업은 12시 40분에 모두 마쳤다.

    부모님 모시러 곧장 북삼에 갔다. 2시쯤 태워 다시 대구에 왔다. 곽 병원에 커피를 내려놓고 어제 예약했던 성삼병원에 갔다. 진료는 4시 지나 예약되었지만 한 시간이나 일찍 온 게다. 담당 간호사께 보고하니 시간을 다시 맞춰준다. 3시에 초음파검사를 가졌다. 담당 의사 선생은 건강은 괜찮은 편이라 얘기한다. 폐가 약하나 노환성이라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며 한 말씀 주셨다. 그러니까 나이 들면 주름을 펼 수 없듯이 꼭 그것과 같다며 얘기한다.

    본점에서 차 한 잔 마셨다. 어머님께 블루베리 스무디 하나 만들어 드렸다. 어제는 이 음료가 괜찮았다며 얘기하셨다. 모처럼 잠을 잘 수 있었다. 아버지는 라떼 한 잔 드셨다. 북삼에서 저녁을 먹었다. 동생이 일하는 곳에도 잠깐 들러 어머님 좋아하시는 과일 몇 개 샀다. 경산 7시 30분에 도착했다.

 

 

 

26. 군말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衆生이 釋迦의 님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薔薇花의 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 님은 伊太利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나니라

    戀愛가 自由라면 님도 自由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自由에 알뜰한 拘束을 받지 않너냐 너에게도 님이 있너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羊이 기루어서 이 詩를 쓴다.

 

 

 

 

    군말은 만해 한용운 선생께서 쓰신 시집 「님의 침묵」 서시에 해당하는 글이다. 그 뜻은 필요 이상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군더더기 말이다. 어찌 보면 겸손이겠다. 선생은 항일운동가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3.1 만세운동을 주도하였다. 근대의 고승이면서도 독립운동가로 시집 「님의 침묵」을 남겼다. 이 군말은 만해의 시집, 님의 침묵에 첫 시작이니 서시다.

    얼토당토않은 말이겠지만 사랑은 양말이다. 사랑은 팬티다. 만해는 사랑이라 표현하지 않았다. 단지 기룬 것, 오로지 님이다. 여기서 님은 주체의 성격이 강하면서도 객체다. 나의 적극적 사랑이 없으면 그 사랑을 받지 못한다. 그러니까 양말 같은 것이다. 늘 껴입은 듯 느낄 수 없는 팬티 같은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랑은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이다. 우리는 공기와 물 같은 사랑이면서도 그 느낌을 못 느끼는 것과 같이 우리의 모습을 담은 형체처럼 무언가 따라다니는 그림자처럼 님은 있으면서도 그 존재감을 못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나오며 이 양을 위해 이 시를 만해는 쓰게 됐다.

    그러니까, 사랑이 없으면 군말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한다. 이 일을 억지로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발적이며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있다. 공자는 지어도志於道하며 거어덕據於德하며 의어인依於仁하며 유어예游於藝라 했다. 이를 해석하면 도에 뜻을 두며 덕에 의거하며 인에 의지하며 예에 노닌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도덕인예道德仁藝다. 도의 개념보다는 예가 훨씬 큰 개념이 된다. 길을 생각하며 그 길에 덕을 베풀며 어질 때 비로써 예에 도달한다. 예술은 단지 도의 개념을 능가하는 것이며 이 단계는 이 일의 사랑이 없으면 어렵다. 그러니까 진정 사랑으로 몸에 착 달라붙는 일체가 없으면 어떤 일이든 크게 이루기는 어렵다.

    내가 쓰는 이 글은 만해의 것과 다르지만 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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