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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1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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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4회 작성일 16-03-2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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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19日

 

 

    조금 흐리기는 했지만 대체로 맑았다.

    오후,

    다섯 시쯤이었다. 세빠 권 씨가 본점에 왔다. 커피 한 잔 마셨는데 오늘 웨딩 사진 찍느라 종일 바빴다며 얘기한다. 신혼살림은 신대부적에 아파트로 마련했다. 아파트는 서른세 평이었다.

    ㅎ, 둘이 살기에는 서른세 평도 꽤 크다네. 아주 널러, 그러고 보니까 오전에 난 결혼식 다녀왔다네. 20년 전이었지. 대학 졸업하고 첫 직장이었다네. 여기서 함께 일했던 조 이사님 아들이네. 이름이 아마 민우였지. 대구 미술관에서 식을 올렸는데 하객이 참 많이 왔더군. 조 이사님으로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학교 선배님이야.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이 분만큼 근면성실한 사람은 못 봤네. 그러고 보면 K 사 김 사장님은 사람 참 잘 뽑았지. 김 사장님은 이제 회장님이네. 나의 아버님과 연세가 비슷해. 김 사장님 자제분 있네. 김 씨라고 나이가 나와 동갑이지. 정말이지 김 사장님은 돈 꽤 많이 버셨지. 전국 공구업계에 K 사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야. 오늘 하객으로 갔었지만. 선배는 잠시 나를 데리고 가더니만, 회장님께 인사 시키더만, 회장님은 나를 보시더니만, 아주 반가워했지. 자리 일어나시어 나의 볼 살을 잡고 아주 그냥 흔들었네, 그리고 한 말씀 하셨지. ‘이호걸 씨 돈 많이 벌었나,’ 주위 사람은 안중에 없었네. 정말 옛날 코미디 프로그램 회장님 회장님 딱 그 짝이었네. 예전에 그러니까 정확히 20년 전 직장 다닐 때 회장님 밑에서 일했네만, 그때는 정말이지 질책을 엄청나게 받았네. 어떤 때는 그 서러움이 가슴 깊이 밀려와 울분을 참지 못한 기억이 있네. 그때야 난 깨달았지. 그때 난 일 그만두었다네. 세월은 무참히도 흘렀네. 회장님도 아실 거야! 아마도 그 일 때문일 거로 생각하네. 오늘 이렇게 나에게 붙임성 있게 다가오시니 말이야.

    오늘 결혼식 다녀온 소감 말인가! 두 가지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 첫째는 옛 동료를 거의 다 만났다네. 얼굴은 크게 변한 것 같아도 모양은 어데 크게 변화했겠는가! 차림새 또한 정장으로 깔끔하게 차려입어서 형편도 알 수는 없는 것일세. 하지만, 아주 반가웠네. 김 회장님은 역시 큰 나무라는 것 말이야! 회장님 밑에서 일한 사람 말이야 모두 그 업계에 일하는 사람이 되었지. 모두 사장이지. 가끔 소식은 전해 받았네만, 난 크게 관심 밖이었지. 옛 생각 떠올리면 마음만 아프거든. 참 많은 사람이 왔네. 둘째는 역시 조 이사님일세. 인품 하나만큼은 공자였네. 내가 그 회사에 다닐 때도 당시, 말씀 참 아끼셨네. 인물도 잘생겼지만, 모든 일은 애써 참으시고 절대 화를 내시거나 상을 구기시거나 하지 않았지. 나와는 십 년 차이지만, 어떤 때는 선배와 진솔하게 대화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네. 하지만 그것뿐이지, 오로지 일만 해오셨네.

    난 커피를 스스로 해왔네, 커피 많이도 가르쳤지 많은 동료를 만들었으며 또 보아왔네. 나는 조 이사님만큼 사람을 따뜻하게 대했을까 하며 많이 뉘우치네.

 

    오후, 버섯명가에 다녀왔다. 김 사장님은 나에게 물었다. ‘요즘 어떤교?’ 겨울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조금 낫습니다. 그냥 아주 조금입니다. 김 사장님 한 말씀 더 주셨다. 자리가 좋아야 해. 자리가! 그렇다. 자리가 좋아야 한다. 요즘은 각기 일 많고 바쁜 세상이라 눈에 띄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보여야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무리 커피를 잘 볶는다 해도 구석은 잘 모르니까 말이다. 오늘 결혼식 다녀오면서 생각한 것은 돈 참 많이 벌어야 하지만, 이제는 몸이 쇠하다. 빚만 없으면 하는 마음만 간절하다. 몸도 여러 군데 이상이라 마음은 불안하기까지 하다.

    결혼식에 온 하객을 생각한다. 참 많이 왔다. 저 많은 사람의 식사는 어떻게 처리하나 싶어도 모두 부조를 했으니 감당하겠지. 아들 결혼식이라 하지만, 집은 마련했겠지. 세빠는 서른세 평 마련했다는데 어떻게 마련했을까?

    커피는 그냥 일일세. 하지만, 일로 즐기기에는 이 시대는 아주 많은 것을 요구한다. 노자가 말한 도와 덕을 공자께서 말씀하신 인을 맹자께서 중시했던 의를

    그러나, 나는 모자라도 너무 모자란다.

 

 

36. 끄레마(crema)

 

    이탈리아 말이다. 그 뜻은 생크림이다. 요리에서는 부드러움을 얘기하기도 하며 비유적으로 정화나 최상의 것으로 귀족계급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커피에서는 일종의 부드러운 거품이다. 끄레마가 없는 것은 낮은 증기압으로 추출되기 때문이다. 에스프레소 기계는 높은 압력으로 곱게 간 커피에 뜨거운 정수로 9기압이라는 강한 압력으로 커피를 뽑는다. 끄레마는 에스프레소 커피의 상징이다.

    뽑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보면 커피가 어떻다는 것이 보인다. 황금빛 끄레마라야 제대로 뽑은 에스프레소다. 30mL 한 잔을 받을 때 약 3~4mm 두께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면 정상적으로 뽑은 커피다.

    끄레마의 색이 너무 연하거나 묽으면 과소 추출한 경우다. 또 색이 너무 진하거나 흰 거품이 있으면 과다 추출한 경우다. 이 끄레마는 에스프레소 커피의 품질과 원두 로스팅의 정도, 사용한 원두의 종류, 커피의 신선도, 분쇄와 다지기의 정도 물의 온도, 추출 시간등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강한 로스팅은 색상은 짙지만 비교적 얕게 볶는 것보다는 끄레마가 좋다. 로부스타보다는 아라비카가 끄레마가 풍부하며 아무래도 갓 볶은 커피가 좋다. 굵게 쓴 커피보다는 조밀하게 쓴 커피가 좋으며 하지만 너무 조밀하면 색상은 짙으며 혹여 추출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살펴야 한다. 어느 정도의 힘으로 다진, 그러니까 약 12kg 하중은 되어야 좋고 95도 이상 뜨거운 정수로 약 25초에서 30초 정도는 내려야 끄레마가 좋다.

    제대로 뽑은 에스프레소는 그 위에다가 바-설탕을 분질러 넣으면 그 설탕을 잡아준다. 그리고 서서히 빨려 들어간다.

    끄레마는 커피의 기름 성분으로 단백질이다. 그 맛은 구태여 설명하자면 돼지고기 삼겹살 먹는 기분과 흡사해서 입안 착 감기는 무엇이 있다. 향은 짙어 마시고 나면 그 여운은 오래간다.

 

    문장자유정가文章自有定價

    장유*의 ‘계곡만필’에 나오는 글이다. 문장은 스스로 정해진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글을 지은 사람의 명예나 지위로 한때나마 문장의 가치를 평가받기도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라지지 않고 남는 문장은 실력에 따를 뿐이다.

    좋은 문장을 갈구하는 것은 모든 글쓴이의 희망이다. 한 종지 에스프레소는 맛도 진하지만, 그 향은 오래 남는다. 이와 같은 비결은 생두에서 분쇄에 이르기까지 또 추출과 물 그리고 기계의 상태까지 하나같이 잘 들어맞아야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얻을 수 있다. 진정한 문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랜 세월 노력이 쌓여야 한다. 다음은 최한기* 선생의 말이다. 활달한 기상은 일의 실마리가 평화롭고 이치에 맞을 때 나타나고, 명백한 도리와 이치는 간절하게 일을 의논할 때 드러난다. 사람이 지닌 경륜의 깊고 얕음은 일의 계획에서 볼 수 있고, 본심을 지키고 본성을 닦는 일은 기운이나 태도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했다.

    문장은 또 다른 나다. 문장은 내가 한, 일에 대한 경험이며 이 일속에 얼마나 깨달음이 있는지 그 행동의 좋고 나쁨도 드러나 있다. 좋은 문장을 얻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경험 또한 많아야 하며 마치 깊은 샘을 파듯 쓰는 것이 일이어야 하며 또 일이 아니야 한다. 한 번 쓴 문장은 경험의 질을 높임으로 다시 행할 때는 처음과 다르게 와 닿는다. 지행합일을 생활화해야 끄레마와 같은 문장을 얻을 수 있다.

 

각주]

    *1,장유=1587(선조 20)∼1638(인조 16). 조선 중기의 문신.

    *2,최한기=조선 후기 학자(1803~1877). 자는 운로(芸老). 호는 혜강(惠岡)ㆍ패동(浿東)ㆍ명남루(明南樓)ㆍ기화당(氣和堂). 실학사상의 기반을 확립하였으며 개화 철학의 선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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