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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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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69회 작성일 16-02-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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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5日

 

 

    맑았다. 바람은 쌀쌀하게 불었다.

    오전 세무서에 인건비 신고 관련 일로 다녀왔다. 본점과 교육장 기계 관리했다. 샤워망을 모두 떼어내서 이미 소독한 다른 망으로 교체했다.

    오후, 중앙병원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여기서 곧장 카페 우드에 가, 기계 관리했다. 샤워망을 갈아 끼웠다.

    저녁, 조감도에서 직원 부건이와 인열 군과 함께 저녁 먹었다. 된장찌개와 김치, 바다에서 나는 나물 종류인데 뭔지는 모르겠다. 나물과 김 있었다.

    카페에 잠시 앉아 지난번 쓴 글을 다시 읽고 수정했다.

 

    카페 우드에서 책 한 권 읽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행복’이다. 법정스님과 길상사, 길상사와 백석의 옛 연인이었던 자야와의 관계를 알 게 되었다. 자야의 본명은 김영한이다. 그녀의 출신은 기생이었지만 백석과의 만남이 있었고 해방 이후 중앙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의 3대 요정 중 하나인 ‘대원각’을 경영했다. 자야는 백석과의 사랑을 잊지 못해 그녀가 모은 재산 2억 원을 출원하여 ‘백석 문학상’을 제정했다. 그녀의 종교는 불교였다. 보살이었던 그녀는 1천억 원대의 대원각을 시주하고 사찰로 만들고 싶었다. 이를 법정 스님께 알렸지만, 스님은 정중히 거절했다. 10년에 걸친 간곡한 부탁에 법정 스님은 1997년 ‘길상사’라는 사찰로 창건했다. 자야는 이곳 길상헌에서 눈을 감았으며(1999.11.14.) 83세였다. 그러고 10년 후, 법정 스님은 폐암으로 투병하던 중 2010년 3월 11에 이곳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다음은 법정 스님의 마지막으로 남긴 말씀이다. ‘평소 많은 사람에게 수고만 끼치는 장례의식은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바로,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주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 말라.’ 가시는 걸음까지도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다.

 

 

13. 로스터

 

    로스터(roaster)는 굽는 사람 혹은 구울 수 있는 무언가를 말한다. (a person or thing that roasts) 여기서는 굽는 사람을 얘기한다. 그러니까 커피 볶는 사람이다. 커피 볶는 과정을 배전이라 하며 영어는 로스팅이다. 콩을 볶는 이유는 더 맛있는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함이다. 이 볶는 과정은 나름의 규칙이 있고 배전의 방법과 단계가 있다. 어느 정도 숙련된 기술을 쌓으려면 전문가 지도로 여러 번 볶아야 하며 또 보아야 한다. 가볍게 배우려면 매일 한두 시간을 투자해서 일주일은 해보아야 하며 전문적 수준은 약 한 달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 쓰는 콩 볶는 기계는 여러 종류가 있고 볶음을 구별하는 배전 단계도 몇 가지 있다. 이에 관한 정보를 모두 적는다면 족히 한 권의 책은 써야 한다. 여기서는 가벼운 철학을 심는 것이 목적이니 그냥 넘어간다.

    그러니까, 콩 볶아보라!

    커피는 이국에서 넘어온 씨앗이다. 모체에서 떨어져 나온 한 나무의 유전자다. 이 씨앗을 로스팅 기계에 넣고 볶으려면 몇 분은 넉넉히 필요하다. 그 과정을 유심히 보면 꼭 돌고 도는 세상 보는 것 같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옥신각신 부딪히며 살아가는 세상 말이다. 커피 다 볶으면 색상은 단색으로 황금색도 아니고 그렇다고 짙은 갈색도 아닌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본다. 부피는 조금 크데 무게는 조금 줄었다. 하지만 이 커피는 수많은 사람에게 또 다른 씨앗으로 태어난다. 커피 한 잔은 영감을 부르거나 어떤 위안을 주거나 아니면 최소한 휴식을 제공하고 갈증을 해소한다.

    밭에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種瓜得瓜,種豆得豆)* 물론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내 영혼의 밭에 무엇을 심을 것인가?

    우리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유전자의 결정체다. 어느 책에서 읽은 바다. 우리는 단 몇 대만 거슬러 올라도 전 세계 그 어떤 조상과도 맥이 닿는다. 우리 인류는 한 어머니 아래에 나왔다. 물론 생물 시간이 아니라서 여성의 난세포를 이야기하거나 미토콘드리아가 어떻다는 말은 빼겠다. 우리의 몸 안에는 영웅도 예술가도 정치가나 경제학자도 있다. 위인의 씨앗은 모두 가지며 태어났다. 커피 한 잔은 유능한 로스터에 의해 재탄생한 것이다. 맑은 영혼의 한 잔 그대도 유능한 로스터가 될 수 있다.

 

각주]

    종과득과種瓜得瓜,종두득두種豆得豆

    천망회회天網恢恢,소이불루疎而不漏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 성기지만 새지 않는다. 명심보감에 있는 말을 인용했지만, 그 속뜻은 다르다. 명심보감은 천명天命으로 선과 악을 이야기하지만 여기서는 거저 개인의 습성을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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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시앙보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시앙보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곳에서 제가 좋아하는 법정과 백석을 같이 만나는군요. ㅎ.ㅎ
이런 일도 드문데 말입니다.
글 감사드리구요, 일기쓰기 저력에 감탄하고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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