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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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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58회 작성일 16-02-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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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27日

 

 

    맑았다. 아직 봄바람이 불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는 아니라서 사람은 많이 다니는 것 같다.

    사동에서다. 감순이는 아침이면 늘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보는 사람은 나다. 차를 주차하고 가게 들어가면 캣타워에서 나와 부스스한 눈을 뜨며 기지개 켜듯 두 다리를 쭉 뻗고 몸도 부르르 한 번 틀고 나를 향해 인사한다. ‘야아옹’ 그러면 나는 왠지 기분이 좋다. 아무도 없는 이 산자락에 자리한 가게 문을 열면서도 반기는 게 있다는 것이 마음은 푸근하다. 이제는 이 감순이를 만질 수 있다. 하루는 경계의 눈빛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날카롭게 바라보며 주는 밥을 먹었다. 조금씩 친근감을 느끼기 위해 하루씩 더 가까이 가기 시작했다. 처음은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시도했다. 매섭게 바라보며 움칫거리기에 그만두었다. 며칠 전에는 머리를 쓰다듬을 수 있었다. 오늘은 그녀의 몸뚱어리 전부를 만져주었다. 아직은 경계한다. 안기에는 이르다.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새로 오신 분 한 분 있었다. 아가씨, 같기도 한 하여튼 젊은 여성이었다. 오늘은 로스팅 수업이라 로스팅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가졌다. 로스팅, 우리말로 배전이다. 배전의 역사는 약 천 년을 지녔다. 자연화재로 탄 커피 열매를 먹었더니 맛이 있었다. 둘째는 커피 씨앗은 한 나무의 유전자를 내포한다. 씨앗을 수출하는 것은 그만큼 판로가 끊어질 수 있는 문제라 배전을 하게 되었다는 설이다. 현대에 와서 커피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이 로스팅 기술도 상당히 좋아졌다. 그렇지만, 아직도 이탈리아 배전의 기술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오늘 수업도 오 선생께서 수고했다.

    오후, 카페 조감도에서 책 읽었다. 태윤 군께서 커피 한잔 해주었다. 드립을 마시면서 신창호 선생께서 쓴 정약용의 ‘고해’를 모두 읽었다. 고해苦海는 고통의 세계라는 뜻으로 인간 세상을 말한다. 책 제목은 ‘고해’라 했지만 이 고해가 고해苦海 같기도 하고 고해告解 같기도 하다. 어차피 책은 그 둘의 뜻을 내포한다. 이 글은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스스로 자백하듯 자신의 묘지명으로 쓴 것이다. 다산 선생은 누구며 어떻게 인생을 걸어왔으며 또 어떤 사람으로 남고자 하는 스스로 쓴 글이다. 다산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다산은 생전에 다산으로 불리고 싶지는 않았다. 선생께서 직접 지은 호가 따로 있었다. 여유당이다. 이 호는 도덕경에서 따 온 것이며 이에 삶의 의미를 심었다. 선생께서 쓴 문집 또한 ‘여유당전서’라 명했다. (여유당에 관한 설명은 앞에 있어 여기서는 생략한다.)그리고 선생의 뿌리와 학연 그리고 정치활동을 간략히 읽을 수 있었다. 더 나가 선생은 유학자로서 사서와 육경에 관한 공부와 그 내용을 간략히 서술한다. 그리고 선생께서 지은 책도 소개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달았다. 선생은 많은 어려움에도 자기의 뜻을 굽히지 않고 본연의 자세를 지켰다. 선생께서 ‘대학’을 소개하며 쓴 글이다. 이 속에 마음에 관한 좋은 글귀가 있어 옮겨본다. ‘마음이라는 기관은 생각하는 일을 근본으로 한다. 따라서 펼쳐지지 않은, 그 이전의 기상을 돌이켜 보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다.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는 것은 사람의 재질이고, 선해지기는 어렵고 악해지기는 쉬운 것은 형세이며, 선을 즐기고 악을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본성이다. 이 본성을 따라서 어김이 없으면 도를 향해 갈 수 있다. 따라서 “본성이 선하다”라고 한 것이다.’*

    한학촌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저녁, 맏이 데리고 영풍문고에 다녀왔다. 서점에 진열된 나의 책을 보았다. 솔직히 누가 귀띔하지 않았다면 나는 조금 놀랐을 것이다. 내 책이 이렇게 진열된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다. 전에 전라도에서 어느 모 서점에 선생님 책이 있더라고요 하며 누가 사진을 찍어 보낸 일 있다. 그때도 실감하지는 못했다.

 

각주]

    *고해, 신창호 씀 추수밭 215p

 

 

15. 달걀

 

    달걀은 닭이 낳은 알이며 순우리말이다. 한자로는 계란(鷄卵)이라 표기한다. 닭은 원래 동남아 열대에 살던 야생 새였다. 약 만 년 전 가금(家禽)으로 길러지기 시작하여 각지로 퍼져나갔다. 달걀은 그만큼 우리 인간에게 필수적 영양을 제공했다. 우리의 역사도 달걀 먹었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국시대까지 오른다. 신라 고분에서도 달걀이 든 토기가 출토되기도 했다.

    지금은 달걀을 사다 먹기에 어려운 가정은 그리 많지 않다. 소싯적이다. 초등학교 다닐 때였다. 점심시간이면 도시락을 먹는다. 우리는 흔히 벤또라했는데 일본말이다. 도시락에 달걀프라이라도 한 장 얹어 오는 이는 그나마 부유한 집이었다. 도시락 반찬으로 김치가 흔했는데 보통 병에다가 담아 다녔다. 학교에 가면 이 김칫국물이 흘러 책가방 안에 든 책이 한 모퉁이씩 물들기도 했다.

    초등학교 4년이 되도록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 반에 이 고무신 신은 아이는 딱 두 명이었다. 모두 우리 동네 아이다. 하나는 친구 장훈이라고 숭산에 살았고 나는 그 아랫마을에 살았다. 장마철이었다. 동네 가로지르는 도랑이 있었는데 평상시에는 이 다리가 제법 낮아도 흔히 건너다녔다. 하지만 비 오는 날은 늘 물이 범람해서 건너기에는 마뜩잖다. 하루는 비 억수로 내렸는데 아버지는 빙 둘러 오라고 신신당부했다. 나는 그래도 이 다리만 건너면 바로 집이라 아버지 말씀도 듣지 않고 막무가내 건너다가 그만 고무신 한 짝 잃고 말았다. 아! 그때 아버지께 엄청나게 꾸지람을 들었다. 에휴 또 샜다.(사족) 아무튼, 가난했다. 달걀은 귀한 음식이었으며 소풍 갈 때나 한두 개쯤 삶아 가곤 한 기억이 있다. 뽀빠이 한 봉지 들고서 말이다.

    70년대 다방은 모닝커피를 팔았다. 물론 70년대는 필자는 초등학교 다녔던지라 다방은 가지 않았다. 그때는 완전 극 촌이라 다방도 실은 없었다. 면 소재지 아니 읍 소재지쯤에나 나가야 다방 구경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강준만, 오두진 선생께서 지은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라는 책을 통해 알 게 되었다. 물론 책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하고 정말 다방 비슷한 어떤 찻집에 간 적 있는데 달걀노른자 동동 뜬 쌍화차는 본 적 있다. 유추해서 거슬러 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다방레지 문화도 알고는 있지만, 이 필자는 겪어보지는 못했다. 아무튼, 이 모닝커피에는 달걀노른자를 동동 띄웠다 한다. 이는 아침 대용으로 많이 나갔다며 선생은 이야기한다. 젊은 총각들이 다방 출입이 잦았는데 모닝커피가 우선이었는지 레지의 그 예쁜 손이 먼전지는 모를 일이다.

    2007년이었나!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이 방영됐다. 이 드라마를 기획한 이가 바리스타 이동진 씨로 알고 있다. 그는 모닝커피를 재현했다. 물론 드라마도 꽤 인기를 끈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집에 TV가 없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커피를 하는 사람으로 이 드라마가 뜨고 있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다. 모닝커피를 생각하면 나는 우리 조감도를 많이 생각한다. 과연 이곳도 되겠나 하는 마음에서다. 하루는 조회했다. 모닝커피는 팔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 대세며 달걀프라이는 좋아하지 않겠나 하는 의견은 있었다. 그냥 생각 중이다. 이 말을 아내 오 선생께 잘 못 꺼냈다간 커피는 영 얻어먹기 어렵지 싶다. 조심스럽게 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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