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3月 0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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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05日
흐리고 비 조금 내렸다. 저녁은 비가 아주 많이 왔다. 낮은 17도까지 올랐으며 저녁도 13도까지는 유지했다. 완전히 봄 날씨인데다가 이 비는 봄비나 다름없다.
아침 일찍 꽃집에 다녀왔다. 오늘은 아내 생일이다. 예쁜 국화 한 다발과 화분 다섯 분 샀다. 국화는 본점에 두었고 화분은 조감도에 두었다.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이 강좌를 들으려고 오신 분이 꽤 많았다. 새로 오신 분이 많아 강좌 내용과 의미를 얘기했다. 모 선생께서 질문 있었다. 유기농 커피와 블렌딩(혼합)된 커피로 드립해서 마시는데 괜찮은지 얘기했다. 유기농 커피에 관해서는 커피 생산지에 직접 다녀보지 못해 어떤 답변을 드리지 못했다. 유기농이라면 커피 상태가 좋을까 하는 생각은 예전부터 가졌다. 수입한 커피는 상태가 대부분 좋은 편이기는 하다. 어떤 것은 유기농이라고 들어오는 것도 있지만 믿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드립은 순수 산지 커피를 즐기려고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블렌딩 된 커피는 드립으로 잘 쓰지 않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장인이라면 블렌딩은 시도해볼 만하겠다. 하지만 이 맛은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각기 달라 성공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커피에 어떤 교만이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해서 나는 별로 권장하고 싶지는 않았다.
오늘 드립 교육을 했다. 오 선생께서 애써주었다. 약 두 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전에 사동에 카페 내겠다며 상담받은 분 있다. 교육도 하루 오고는 오지 않았는데 이 집 내부공사는 장 사장께서 그대로 진행하고 있었다. 점심때 잠깐 들러 보았다. 장 사장은 이 일로 점심을 샀다. 복어 탕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길 나섰는데 바로 두 집 건너 옆집이었다. 기계뿐만 아니라 카페 운영에 여타 지원사항을 특별히 제시하지 않아 그런지는 모르겠다. 시지 카페 모모로 상호 달 것 같다며 이야기한다. 이 집은 오가며 자주 보는 집으로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카페다. 번화가에 자리한 것도 아니라서 그렇게 알려진 카페는 아니다. 장 사장 말로는 하루에 피자를 어찌나 많이 파는지 매상 얼마 올린다고 얘기했는데 나는 거저 그러느니 들었다. 장 사장이 제시한 금액만큼 판매가 이루어지려면 너르지도 않은 그 가게(약 20평)에 사람으로 꽉 차여도 올릴 수 없는 매상이다. 사람은 늘 신화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며 어떤 모르는 신비감 같은 것으로 나의 묘한 매력을 연출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기질은 모두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러한 진실이 깨지고 나면 영업은 도로 헛된 결과를 이룰 수도 있음이다. 솔직히 나의 뿌리를 바르게 하고 바른 마음으로 고객께 다가가려는 노력은 상대에 믿음을 준다. 믿음은 덕을 행함에도 아무런 거침이 없고 이로써 인심을 사게 되며 인심을 얻으면 나의 위치가 바로 서게 된다.
하양 카페 또바기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오후, 조감도에 기획사 사장과 모 판사께서 오시어 인사했다. 기획사 사장은 나의 책을 모 판사께 권했다. (순간 고마웠다) 전에 교육생이었던 오 씨 부부도 함께 오시었는데 잠시 인사했다.
저녁, 본점에서 책 읽었다. 경모가 마감까지 수고했다. 집까지 태워주었는데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동 조감도에 잠시 들렀다가 본부에 들어왔다. 사동은 비가 많이 오는데도 많은 손님이 다녀가셨다.
22. 물 아래 그림자 지니
물 아래 그림자 지니 / 정철
물 아래 그림자 지니 다리 위에 중이 간다
저 중아 게 있거라 너 가는 데 물어 보자
막대로 흰구름 가리키며 돌아 아니 보고 가노매라
송강 정철(1536~1593)이 지은 시조다. 고산 윤선도, 노계 박인로와 더불어 조선조 3대 작가로 가사의 제1인자다. 그의 시가집 ‘송강가사’에 관동별곡, 성산별곡, 사미인곡, 장진주사, 훈민가 등 수많은 가사와 단가를 지었다. 송강은 애주가였다. 그의 장진주사는 술에 대한 찬미다. 선조께서는 이를 못 마땅히 여겨 하루에 한잔씩 마시라는 뜻에 은잔을 하사하기도 했다. 지금처럼 커피가 있었다면 어쨌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베토벤처럼 이른 아침에 커피 콩 한 알씩 헤아리며 분쇄기에 갈고 뜨거운 물에 정하게 내려 진한 커피 맛을 느꼈다면 장진주사將進酒辭가 아니라 가배찬사珈琲讚辭가 나오지는 않았을까! 아무튼, 차보다는 술을 꽤 좋아했다. 그는 정치가로서도 큰 구실을 하여 벼슬이 좌의정까지 이르렀다. 서인의 영수였다. 곧은 말 잘하는 정승으로 이름이 높았다. 이러한 이유로 화를 입은 일도 많았다.
시조는 현실 세계의 유한함에서 자연 세계의 무한한 염원이다. 초장은 대구를 이룬다. 물 아래와 다리 위가 그렇다. 내 사는 세상은 모두 그림자뿐이다. 환영幻影이다. 다리는 어쩌면 현실과 가상 어떤 염원을 잇는 매개체로 보이기도 한다. 그 위에 중이 간다. 중이라고 하지만 어떤 절대자로 보이는 것은 또 왜일까! 송강은 묻는다. 어디로 가느냐고? 중은 막대로 거저 흰 구름만 가리켰다. 백지다. 무한의 세계다.
정치와 권력, 명예와 부귀영화가 무엇인가? 인간세계에 내가 옳다고 행함이 그것이 진정 옳은 것인가? 모든 것을 초월하여 자연과 벗 삼아 사는 것은 또 어떨는지, 송강은 시끄러운 세상을 버리고 자연으로 도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一盞一色 / 작소
한 잔씩 내리는 커피 까맣기만 하네
깊이 얕다고 가볍게 보지 마라
하루씩 허공 친 잔이라 죽은 오늘 건너네.
송강이 살았던 시대에 비하면 현대 자본주의 시대는 물질문명만큼은 큰 성과를 이루었다. 자동차, 컴퓨터, 거기다가 하늘은 별처럼 인공위성이 떠다니며 그만큼은 생활은 편리했다. 하지만 인간관계의 얽힌 세계는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또 우리는 물질문명과 더불어 더 복잡다단하게 잡혀 있는 세계에 사는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세계에 내 가치관이 옳다고는 말 못 한다. 기준은 언제나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른 안목을 가지고 더 높은 가치를 세워 우리를 바라보는 또 다른 무리는 얼마든지 출현하는 사회다. 어쩌면 지금은 무한한 생산력만이 기반이다. 틀에 짜인 부품이 아니라 여러모로 맞출 수 있는 어떤 유형 물질 같은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껌 같은 것이다. 언제 어느 때 폭발할지도 모르는 이 세계에 비 전도체와 같은 안전장치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껌 말이다. 살짝 씹거나 주물러서 안성맞춤으로 생산하는 그 무엇 말이다. 세상은 잠시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내 마음이다. 그러니까 씹어라! 무작정 씹어서 번득이는 무름에 유연성을 갖추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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