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2月 1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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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10日
바람 불어도 조금도 춥지 않았다.
엊저녁 자정 넘도록 아내와 대화한 것 같다. 일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 말이었다. 가게 운영하는 것이 손님 없으면 없는 대로 힘 쓰이고 또 많으면 많아서 일손이 부족해 힘들다는 얘기다. 당신 언제까지 이 일을 할 것 같아? 말하자면 언제까지 커피 할 거냐? 언제까지 이 자리에서 해야 되느냐 매출은 계속 오르겠느냐는 비관적으로 한 말이었다. 국밥 집은 차린 지 20년이 넘어도 지금 단골만 많다. 그렇다고 메뉴가 다양하게 변화한 것 같으냐면 그것도 그렇지 않은 것이 이 집은 단지 국밥과 깍두기 그리고 김 가루와 육국수가 다다. 우리는 커피를 하니, 좋은 품질의 생두를 들이고 일관성 있게 일을 하며 오시는 손님께 친절히만 하자는 얘기를 했다.
작년과 비교해서 올해 설 연휴는 조용했지만, 손님이 몰리는 때는 주방에서 손길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바빴다. 설 연휴, 어느 직원은 설 쉬러 가고 어느 직원은 남아서 일을 하는 형평에 맞지 않은 경영은 대표가 비난받아 마땅했다. 그러니 남아서 일하는 직원은 불만이 없다고 하지만, 있을 것이며 휴가 다녀온 직원도 서로가 곱게 볼 수 없게 됐다. 그래도 우리는 일 없이 노는 것보다는 일이 있어 사회에 봉사한다는 마음이 더 좋지 않은가! 일은 기회다. 그나마 우리는 그 기회를 잡은 것이다.
엊저녁은 이달 중순이면 퇴사하는 점장과 부건 군이 애썼다. 아내 오 선생은 지금 점장이 나가면 과연 누가 일하겠는가? 하는 뜻에 한 말이었다. 이래나 저래나 사는 것은 힘든 일이다.
임대차계약이건 자가 건물이건 운영 잘못하면 손님은 잃을 것이며 손님 잃으면 우리에게 일은 없다. 그러니 손님께 친절함도 그에 대한 직원 교육도 직원에 대한 일의 보상도 메뉴개발과 판매가격, 홍보 및 광고 등 모두 신경 안 쓸 수 없는 게 없다. 모든 일을 최선으로 했다손 치더라도 일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또 터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이 속에는 오만 거 다 어우러지는 일이다. 또 노자가 언뜻 지나간다. 시이성인위복불위목是以聖人爲腹不爲目*이라 했다. 무릇 성인이면 배를 위하되 눈을 위하지 않는다.
사동 분점에 다녀왔다. 에스프레소 뽑는데 물 찔찔 나온다며 A/S 전화다. 현장에 들러보니 기계가 이상이다. 모터펌프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샤워 망 갈고 막힌 망으로 청소 몇 번 하니 또 돈다. 아무래도 오래 못 갈 것 같다.
시지, 애견 카페인 파티 독과 카페 마시로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저녁, 우드에 다녀왔다. 마침 사장님께서 계셔 차 한 잔 마시다가 나왔다. 어느새 식탁이자 서랍장도 되는 가구를 만들어 놓으셨기에 구경했다. 차 한 잔 마시다가 사장은 벌목하는 기계를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여주셨는데 예전 같으면 여럿이 붙어 며칠을 해야 할 수 있는 작업을 단 몇 분으로 해치우는 것을 보았다. 보면서도 우습기도 하고 무서운 감정도 일었다. 세상 가장 위험한 동물은 인간이라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나는 닭 도살하는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무는 식물이라고 하지만 이것도 생물 아닌가 해서다. 기계문명의 발달 속에 우리는 그 혜택을 누리며 산다.
조감도에 반가운 손님 오셨다. 우유 김 사장께서 오셨는데 잠깐 가 인사했다. 나의 책 ‘카페 간 노자’를 무려 10권이나 샀다. 아주 고마웠다. 그냥 드리겠다고 했지만, 기어코 사셨다. 정말 감사할 일이다.
우학 스님께서 지은 책이다. ‘산 위의 눈뜬 물고기’*다. 마음이 지극히 평온하면 그까짓 육체야 젊든 늙든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젊은 대로 멋이 있다면 늙은 대로 또 멋이 있는 것을, 스님의 말씀이다. 노자의 말씀이 언뜻 지나갔다. 상을 아는 것은 현명하다고 했다. 마음이 지극히 평온함은 평상심을 말한다. 知常曰明*이라 했다. 상을 모르면 망측하기 그지없다. 적당한 일은 나의 놀이며 생각의 바탕이다.
각주]
*시이성인위복불위목是以聖人爲腹不爲目, 노자 도덕경 12장
*산 위의 눈뜬 물고기, 해들누리, 우학스님, 18p
*지상왈명知常曰明 노자 도덕경 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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