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2月 11日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鵲巢日記 16年 02月 11日
개나리가 곧 필 듯이 약간 노르스름하기도 하고 푸르스름하기도 하다. 완전히 봄이었다. 낮 기온은 15도까지 올랐다.
사동 개장하자마자 옆집 오릿집 사장님 뵙고 인사했다. 바깥에 나와 계셔 인사하며 가게 돌아가는 일을 나누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설도 쉬었고 해서 안으로 모셔 커피 한 잔 마셨다. 오릿집 앞에 올해는 감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전에 풍수를 좀 보시는 친구께서 약간의 언지가 있었다. 사장은 카페 영업에도 많은 조언을 주셨지만, 나로서는 벅찬 말씀이었다. 피자를 해야 한다며 무릇 강조를 많이 하셨는데 커피 다 드시고 가실 때도 커피에는 역시 파자야! 하며 얘기했다. 1층과 2층 남향은 벽인데 이 벽도 뚫어야 한다며 얘기하시는 거였다. 이 말씀은 건축할 때 내가 좀 더 심사숙고하지 않았음이 꽤 후회되었다. 사장 말씀 있기 전에도 평소 늘 가졌던 생각이었다. 앞뒤 훤히 뚫었으면 정말 조감도가 따로 없을 것인데 하며 말이다. 하여튼, 사장은 30여 분 앉았다가 가셨다.
어제 우유 사장께서 사신 책에다가 일일이 서명했다. 우유 김 사장께서는 사인을 부탁했다. 몇몇 분께 선물하시겠다며 저자 사인이 있으면 더 좋아하니까 꼭 부탁했다.
오후 영천 분점과 모모 카페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영천은 대구와 경산보다 경기가 더 좋지 않았다. 나는 영천도 시(市)지만 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아 정말 이곳이 시인지하며 느낄 때도 있다. 모모 카페는 기계 수리 때문에 잠시 있었다. 수리 끝나고 한 시간여 동안 앉아 점장님 말씀을 들었다만, 앞으로가 고민이다. 하루에도 이 일을 그만둘까 하며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한다며 한 말씀 주셨다. 가게를 보자니 병날 것 같다며 얘기하시니 마음은 참으로 애석했다. 퀼트*라든가 어떤 만들기를 통해서 동우회를 만들었으면 하고 조언하기도 했다. 경산에 있는 카페다. 이름은 ‘그놈의 커피’, 여기는 영어회화 반을 이끌기도 하며 비누를 만든다든가 다른 어떤 창작물을 만드는 모임도 가진다. 카페는 늘 사람으로 붐빈다. 커피를 파는 곳인데 커피 파는 곳이 아닌 것 같기도 하는 뭐 그런 데가 되었다. 그러니 종목은 어떤 것이 되었든 노는 장소라 해도 이곳만 한 집은 없다.
주 문왕이 있었다. 그는 온종일 선비를 만나느라 밥 먹을 겨를이 없었다고 한다. 이에 고사를 남기기도 했는데 ‘일중불가식대사日中不暇食以待士’다. 그만큼 사람을 중시했으며 사람 만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다. 내가 차린 카페는 차린 지역에 나만의 본국이다. 꼭 커피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모이고 정보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그런 장소를 만드는 것은 점장의 노력이다. 내가 만든 공간에 무엇을 할 것인 지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러니 장사하는 집에 사람이 끌어야 함인데 파리 날리면 얼마나 힘 쓰이는가! 일이 많아 힘쓰는 것보다 일이 없어 힘 쓰이는 것이 더 괴롭고 몸은 더 피곤하다. 분명히 방법은 있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어떤 집에 드립교육을 하라며 조언을 드렸다. 방법도 소상히 얘기하며 잘 안되면 지원까지 와서 몇 번 돕겠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실행하는 사람은 없다.
주공이 있었다. 주공은 문왕이 남긴 열 명의 아들 가운데 넷째로 태어났다. 사마천 사기 권33 ‘노주공세가’에 의미심장한 말이 있어 옮겨본다. “나는 문왕의 아들이자 무왕의 동생이며 지금 왕인 성왕의 숙부다. 어느 모로 보나 나는 천하에 결코 천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일목삼착一沐三捉, 일반삼토一飯三吐’*하면서까지 인재를 우대했다. 오로지 천하의 현자를 잃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네가 노나라로 가더라도 결코 사람에게 교만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지 말라는 충고다. 내가 바리스타라면 오늘 오신 고객이 있다면 그 한 사람을 소중히 해야겠다. 또한, 오시는 손님만 볼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는 영업이나 다시 말하면 몇 명의 커피 애호가를 만드는 것부터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몇 군데의 거래처로 나아가야겠다.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목적 아래 무엇이든지 내가 직접 해야 한다. 콩을 볶든지, 커피를 어떻게 내리며 어떤 맛이 나는지 나의 철학을 담고 담은 철학을 파는 것이다.
고객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커피 아니면 공간, 커피면 어떤 커피를 원하는가? 공간이면 어떤 공간이었으면 하는가? 입장 바꿔 나는 어떤 커피를 원하며 어떤 장소에 가보고 싶을까? 생각하자. 그냥 앉아 멍만 때리지 말고 적자. 적으며 생각하자.
오후, 울진에 볶은 커피 30 K 택배로 보냈다. 커피 모 성당에 드립용 커피 3봉 택배로 보냈다.
저녁, 석 점장이 본부에 잠깐 왔었다. 내부공사가 다음 주면 거의 다 끝나간다며 얘기했다. 기계문의가 있었다. 내부 공사에 관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했다.
각주]
*. 수공예의 일종이다.
*. 일목삼착一沐三捉, 일반삼토一飯三吐 한 번 목욕하다가 머리카락을 세 번 움켜쥐고 나오고, 한 번 식사하다가 먹던 것을 세 번이나 뱉어내고 나왔다. 목(沐) 머리 감을, 착(捉) 잡을, 토(吐) 토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