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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2月 1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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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5회 작성일 16-02-1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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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0214

 

 

    꽤 맑은 날씨였다. 어제는 비가 상당히 내렸는데 오늘은 하늘 꽤 맑았다.

    엊저녁이었다. 본점 마감하고 본점장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제 그는 자유인이었지만 무엇을 할 건지 물었다. 여기에 머물다가 간 사람은 대부분 커피로 창업했기 때문이다. 창업한 사람께는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본점에 머물면서 자리를 구하거나 내부공사가 들어갈 때 보통 일을 그만둔다. 하지만 구 씨는 자리를 구했거나 당장 창업으로 나서는 것도 아니라서 심히 걱정되었다. 한때 오 선생은 시지에 괜찮은 카페가 나왔다고 해서 그 가게에 들려 매매가를 흥정하기도 했다. 이 카페를 구 씨가 맡아 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구 씨는 이후 그 어떤 답변도 없었다. 구 씨는 다른 것에 마음 두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커피는 여태 해온 일이라 싶게 버릴 수 없는 마음을 보였다. 하지만 커피 시장은 현재 살얼음보다 더하다. 그간 나를 보아왔으니 커피 시장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오후, 청도 산동지역에서 사업하는 가비에 다녀왔다. 팥 주문 있었다. 오래간만에 이 길을 간다. 날씨가 맑아 마치 봄나들이 하듯 했다. 아침 겸 점심 먹으며 아내 오 선생과 나눈 대화를 생각한다. 신 메뉴다. 케이크를 만들었다. 만든 케이크를 판매에 앞서 옆집 사장님께 한 조각씩 선물하며 인사했다. 아무래도 여기 한 씨 문중 상가에 입점한 가게로는 가장 막내가 아닌가! 인사하니 옆집 사장님은 오리 탕을 그 옆집에서는 감자탕을 주셨다. 장사하는 사람은 마음의 여유가 참 어렵다. 사는데 모두 급급하다. 각종 세를 맞추다가 각종 공과금을 내야하고 직원 있으면 보수도 경쟁업체보다는 더 챙겨주고 싶은 게 사장의 마음이다. 하지만 현실은 따라주지 않는다. 따라주지 않는 현실에 여유를 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도를 행한 사람일 게다. 아내는 내가 못 한 일을 착착 잘도 해주었다. 고마웠다.

    어느덧 청도에 다다랐다. 청도 지역 특히 산동은 첩첩산중이다. 운문사는 이 첩첩산중을 거쳐 들어가야 있다. 가비는 그 운문사 입구에 자리한다. 이곳까지 오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엊저녁에 직원 얼굴을 각각 떠올리며 한 달 일한 수고스러움과 고마움을 생각했다. 회두청산(回頭靑山)이란 말이 있다. 머리를 돌려 보니 내가 그리던 청산이 여기에 있구나! 하는 뜻이다. 어떤 사람이 청산을 그리며 그 청산을 찾아야겠다며 헤맸다. 그러다가 지쳐 어느 길바닥에 쓰러져 잠들고 말았는데 깨고 보니 이곳이 청산이었다. 한 달 급급하게 산다. 어떤 여유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렇게 나서는 청도 산간지역을 보니 마음은 한없이 높고 푸르다. 봄나들이가 뭐 따로 있을까! 이렇게 오가며 보는 곳, 이것이야말로 회두청산이 아니고 무엇일까

 

     자정, 조감도 전 직원과 함께 회식했다. 경산 어느 막창집에서 가졌다. 본점에 새로 들어온 식구, 수현 씨도 함께 했다. 권 씨, 부건, 훈도 군은 모두 나이가 동갑이다. 모두 술을 잘한다. 우리는 가득한 술 한 잔을 꺾는 것도 없이 비워나갔다. 정말 오래간만에 술 한 잔 마셨다. 2차 노래방에도 갔다. 이제 40대 후반의 길로 접어든 내가 마치 20대처럼 놀았다. 웃음거리였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놀이었다. 모두 취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신나게 춤을 추면서도 옛날 주나라 종법제도가 지나갔다. 훈도는 이제 8개월 일하고 나가는데도 불구하고 7년을 일했다고 하니 모르고 넘을 갈 일은 아니다만 조금은 석연찮다. 아직도 내 몸에는 돼지 똥 구렁 내가 난다.

 


 

====가배도록 3권 원고

 

2. 끽다점(喫茶店)

 

    끽()은 먹다 마시다는 뜻이다. ()는 마시는 차를 뜻한다. 그러니까 끽다점은 찻집이다. 요즘 세대에는 이 용어가 생소할지도 모르지만 일제강점기 때는 흔히 쓰는 단어였다. 일본말로는 깃사댄이라고도 한다. 차는 언제부터 마셨을까? 우리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고조선 시대까지 오르지만 정확한 자료는 없다. 신라시대 때부터 차를 마셨다는 자료가 있기는 하다. 그리고 고려시대에 들어와 다방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이 다방은 다사(茶事)와 주과(酒果)를 다루는 국가 관사였다.*

    커피가 국내에 들어오고 나서는 어느 시기든 커피는 늘 유행이었다. 시인 이상이 살았던 1930년대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집안은 가난했다. 어릴 때 큰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아마 이상이 다방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은 다방을 운영하면서 삽화나 시를 썼다.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바탕으로 쓴 그의 시는 국문학사에 큰 족적으로 남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다방 경영은 형편없었다. 처음에 열었던 다방 제비와 그의 연인이었던 금홍과의 관계는 그의 난해 시 만큼 풀기 어려운 일이었다. 경영난에 다방 제비를 문 닫게 되었지만 이 이후로도 몇 번 다방을 열었다. 하지만 특별히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 이후 많은 시인은 다방과 커피를 좋아했다. 시인 박인환도 시인 천상병도 커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이다.

   

    끽다점은 일본식 이름이다. 우리의 고유 이름은 다방이다. 여기서는 다방의 역사*를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요즘 다시 뜨는 이름이 다방인 것 같아 의미를 심어본다. 연예인 모 씨다. 그는 다방 이름을 부활시켰다. 싸고 양 많고 가격도 저렴한 커피를 내놓았다. 내놓는 잔에 얼음이 거의 차지하지만 우리는 과연 커피를 마시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격이 싸고 질까지 좋다면 더 말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와 상업적인 전략이 묻어 있다. 질 좋고 맛이 있고 가격까지 싸면 더 바랄 게 무어라! 하지만 각종 소스와 시럽으로 장식된 커피라면 또 어떤 상업적인 기술이 가미되었다면 산지의 입도선매와 같은 전략적 기술과 더불어 자본의 결탁이었다면 이것은 진정한 커피, 한 잔의 커피로 바라보기에는 어렵다. 무엇이 진실인가? 이것이 반짝 광고에 한 번 지나는 유행이 될지 아니면 우리 요식업 문화에 자리 잡을지는 모를 일이다.

 

    커피를 한다면 이 속에 어떤 정보를 담고 나는 어떻게 소비자께 다가갈 것인가? 싸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인가 말이다. 제대로 된 한 잔의 커피 가격을 받더라도 바른 커피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생두를 들이는 것부터 볶고 내리는 것까지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

   *, 다방의 역사를 보자면, ‘완벽한 한 잔의 커피를 위하여(이윤호)’,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강준만. 오두진)’ 참조 바란다. 가볍게 읽으려면 필자의 책 커피 향 노트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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