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버둥 치며 허우적거린다 / 이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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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버둥 치며 허우적거린다
이혜우
살아가는 인생길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조금 늦었지만, 보람 찾는 삶을 생각하며 갈무리했다면, 지금보다
더 낳을지 모르겠다 하여 후회도 하지 않았을지 모르겠다
언제나 청춘이고 앞으로 무한한 나날일 줄 알았는지
늙어가는 인생에 큰 관심 없이 물질에 의지하는 현실에 바빴다
아니 갈 수 없는 세월에 실려 부득이 따라가노라니 지난날이 아쉽다
철없는 유년시절, 철들어 성숙해지며 배우고
나름대로 산업세대로 이나라 사회에 책임져가며 살았다.
이제는 오히려 국가의 복지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으니,
젊은 세대에 많은 부담을 주어가며 살아가자니,
오래 산다는 것이 미덕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솔직히 오히려 부끄럽다.
스스로 위로한다면 여러 사람이 찾아주는 문학관이라 자처하지만 생각일 뿐이다.
나이 들어 글을 쓰자니 시(詩)도 감출 수 없이 늙어지고
행동조차 시대적으로 뒤떨어져 헤매고 있다.
될 수 있으면 시를 젊게 쓰고 싶고 음악도 시대를 따르고 싶어 하지만
그렇게 쉽게 될 수 없음을 서러워한다. 마음마저 늙어버리고 뒷방에 처져있다
어느 날 살며시 본적천국을 찾아갈지라도, 숨 쉬는 동안은 그것도 비극이다.
누구 하나 역행할 수 없고 거부할 수 없는 인생의 삶이 허무하게 질 때
흐르는 강물도 슬프다 역류하지 않을 것이고
봄날에 화려하게 피는 꽃들도 피기를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어느 하나 무관심의 배웅으로 사라져 가는 인생사다
어디 가서 젊은 사람에게 가르쳐 경험담을 말할 틈보다
자격 미달이 되어 오히려 무엇이고 배워야 조금이나마 행세할 시대다.
그러기에 날마다 발버둥 치며 허우적거리고 있다. 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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