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헤어질 결심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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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국가에서 실시하는 정기 검진을 받으려고 병원에 예약을 해두었다.
퇴근을 해오니까 남편이 병원에서 내가 마셔야 한다는 약을 한 보따리
사두었다. 그리고 남편이 켜 둔 바베큐 영상을 바라보며 뱃속에서 들리는
아우성을 듣고 있다.
부디 아무 병도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 이 지상과 헤어질 결심이 서지
않았다. 헤어질 결심에 나오는 바다들이 참 아름다웠다. 탕웨이가 참 예뻤다.
형사로 나온 배우의 눈도 참 매력적이였다. 탕웨이가 남편을 밀어서 죽인 그
산도 한번 올라가 보고 싶었다. 간도 대장도 걱정이다. 작년이였던가? 간 초음파
검사때 내 간의 표면이 거칠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장은 단 한번도 검사해본 적이
없어 걱정이다. 과민성대장염이 있다는 자가진단을 자주 한다. 한번 똥이 마렵기
시작하면, 누가 좀 웃기기라도 하면 옷에 싸버릴 것 같다. 술을 마신 뒷날에
그런 증상이 있고 술만 마시지 않으면 나의 변은 매우 건강하다.
탕웨이의 자살 방법이 매우 신선하다. 많이들 흉내낼 것 같다. 허긴 그 영화 나온지가
작년이였던가? 재 작년이였던가? 유사한 자살이 한번도 뉴스에 나오지 않은 것 같다.
나는 그런 자살이 아름답다고는 여기지만 그렇게 죽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든 저렇게든
죽기 싫다. 나는 시인이 아닌 것 같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시인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부디 내일 아무데도 아프지 않고, 멀쩡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후내년에도, 가급적이면 오랫동안 마당에 피는 꽃들을 보고 싶다. 맛 있는 것을
먹고 싶고, 나쁜 영화나 좋은 영화나 계속 보고 싶고, 겉멋으로 사두었던 어려운 책들을
진정으로 모두 모두 읽고 싶다. 이렇게도 살아 있고 싶은 걸 보니 내 인생, 참 매력적인가
보다. 새벽 여섯시에 물과 함께 배가 터지도록 약을 먹어야 한다니, 일찍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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