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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시습지 불역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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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5회 작성일 19-09-28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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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진즉 이렇게 좀 열심히 살 것이지

오늘은 손주 에버랜드 소풍을 함께 다녀왔다 돌아와 두 놈 목욕시키고 밥 먹이고 함께 피아노 공부하고 세탁기 돌려 다림질하고 얼추 마무리 해놓고 내 집으로 돌아오니 밤 9시가 넘었다 물론 딸도 소풍을 함께 다녀왔는데 요즘 중독된 커피가 있어 웬 종일 생각났다며 애들 목욕시키는 사이 다시 나가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왔다 그러고 보니 딸은 뭘 했지? 힘든 직장 생활하니까 라는 말로 배려를 해주고 싶은 손가락이다

 

나의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

날마다 딸집을 출근한다면 나의 삶이란 무엇인가 하고 들여다 볼 수도 있겠으나 일주일에 네 번 정도만 가고 나머지는 일궈놓은 내 음악놀이 텃밭이나 문학텃밭 또는 그 외에도 충분한 즐거움의 소재는 있으니 내 에너지가 충분히 즐거운 것이다

 

진작 좀 이렇게 살지

어릴 때 특히 자식들이 공부 안한다고 속상해 하시며 아궁이 속으로 책보자기 던져 넣을 그 때 말이다 지금은 내가 아무리 배움을 즐거워해도 함께 즐거워해주고 기뻐하는 사람이 없다 어릴 때 열심히 하여 부모님께 효도나 하지 그때는 왜 그리도 공부가 재미없었을까

 

밤이고 낮이고 구별 마다하는 앎이란 긴장이 나를 즐겁게 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아버지께서 취미생활로 공부를 시작하던 그 나이쯤에 나도 새로이 음악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니 어린 6살 손녀가 내 눈앞에서 얼마나 큰 즐거움인가 오늘도 손녀와의 앎의 놀이가 얼마나 즐겁던지

 

내일은 주말이지만

 일 얼추 해놓고 손녀와의 놀이공부를 위해 딸집으로 달려갈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손녀에게 뭘 억지로 가르치겠다는 것은 아니다 배운다는 것이 즐거운 놀이고 기쁨이란 걸 느끼게 해주고 싶은 그것이 내 목표다 사실 공부라는 게 별 건가 재미가 있으면 되는 거지 난 그 재미 방법을 조심스레 touch하며 손녀랑 놀이를 하는 것이다  내 손녀가 공부를 썩 잘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저 건강하고 배움의 즐거움이 인생길에 충분한 거리라는 것만 알려주고 싶을 뿐이다

 

내 아버지는 병든 어머니 모시고 일찍부터 나무를 하러 다녀야 했기에 공부 못한 것이 한이 되었다 하루는 나무 한 짐 해서 내려오는데 학교 다녀오는 친구들을 발견하고 숨는다는 것이 언덕 아래로 쳐 박혔다는 선명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으시다 그런 아버지는 뒤늦게 취미생활로 한학을 붙드셨고 제법 깊이 있는 한학을 지금도 여가 시간으로 즐기고 계신다

 

난 아버지를 발판으로 그런대로 유복하였지만 공부가 재미없어 못했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 그랬을 것이다 살아오면서 딱 한사람 dentist kim에게서만 공부가 재미있어 했다는 소리를 들어봤다 그런 재미없는 공부를 뒤늦게 가지고 노는 재미가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내 아버지에겐 한이 서린 공부, 나는 맛이 없어 못한 공부를 내 손녀에게는 이런 저런 오류 없는 맛있는 공부가 되도록 안내해 주고 싶은 마음이 늘 한 귀퉁이에서 근질거린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또한 익히면 기쁘지 아니 한가

재미없어 무료했던 나의 어린 날들에게 조심스레 채색 옷을 입히는 이 작업은 공부 이전에 한 생의 즐거운 밑바닥을 색칠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의 맛을 익혀주기 위해 난 손녀와 풍선 놀이를 한다

 

풍선놀이/

 

풍선 놀이를 하기 위해

바람을 가득 불어 넣었다

 

이동의 속성을 지닌 바람을

피아노 앞에 앉혀 배꼽을 꼬옥 눌렸더니

맥없이 바닥으로 내려앉기도 하고

통 튀어 오르기도 한다

 

중력 없인 탄탄한 근육 없고 

인내 없는 인생은 더더욱 있을 수 없다

훈련하는 법 하나쯤은 물러주는 것이 도리

 

단단하게 익혀야 할 그 도리 붙들고

깔깔 풍선 놀이를 한다

내 딸과 했던 그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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