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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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여 두었던 말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날이 있다
이제 이쯤하면 되었는데, 하면서도
점점 더 거칠게 말이 쏟아지는 날이 있다
왠만큼 하고 말자 하면서도
기어히 가지를 부러뜨리고,
뿌리 끝에 닿아버리는 날이 있다
에라 모르겠다
내친 김에 닫아두었던 하수구도 시궁창도
다 끌어 올리며 철철 넘쳐버리는 날이 있다
강으로 바다로 마음이 훌훌 떠나버리고
이젠 끝이다 싶은데
구름이 개이고,
푸른것은 더 푸르러지고,
툭툭 불거진 응어리들은 꽃으로 피고
외려 화창해지는 아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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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저도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잠깐 고개를 돌려보면
아귀탕 보다도 속 시원하지만
곧잘 후회하기도 하지요.
산다는 것이 참,
알 수 없는 미로 같기도 하고,
책에서 읽었던
그 소대갈을 잘라버리기도 싶고요,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진흙피리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콩트님! 시라기 보다는 그냥 일기 같은 것입니다.
감정이라는게 불이나 물이나 바람처럼 그도 일종의 에너지 아닐까요?
잘 이용하면 힘이 되기도 할텐데 산불이나 홍수는 걷잡을수가 없을 것 같네요.
너무 잘 다스려도 사는게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감정도 그렇지만 이제는 건강을 잘 다스려서 아프지나 말았음 좋겠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