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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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夢幻
꿈을 꾼다 꿈을 꾼다는 것은 무엇인가 누가 나 대신 걷고 있다는 뜻일까 나는 누워 있는데 어떤 상이 오고 그 상에 따라 누운 나까지 움직인다 설계되어 있지 않은 공간에서 마치 설계한 공간처럼 나는 가끔 낯선 사람이 되어 움직인다 나는 누워 있는데 나비처럼 날며 새끼발가락처럼 걷는다 아무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가 그려놓은 상에 움직였다가 나체의 몸은 거저 이불을 젖힌다 주어진 시간이 다 됐다 나는 또 출근한다 깊게 잠든 잠처럼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이동한다
23.02.07
오후 청도에서 사람이 왔다. 심 사장이다. 그는 본래 울산 사람이다. 울산에서 가진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청도에 카페 건물을 지었다. 카페는 주업이지만 주업이 아닌 분업으로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은 난을 키우는 일이다. 근데 카페 개업이 쉽지가 않다. 일전에 옆집 형수라 칭하는 모 씨가 교육을 받고자 조감도에 왔는데 함께 일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 오늘 얘기를 나눠 보니 그 일을 모두 취소해야겠다며 말한다. 일은 다시 원점이다. 일을 알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데 난감한 표정을 짓고 거절에 가까운 대답을 하였다. 청도까지 가서 할 사람은 누구며 하루 일당은 얼마며 주인이 직접 하지 않는 카페가 어떻게 매출을 올릴 건지 하나부터 열까지 그야말로 예삿일이 아니다. 거기다가 어머니 일도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데 그 어떤 일이 손에 잡힐까, 못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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