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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뿐인 나폴레옹을 위한 에로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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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왓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07회 작성일 16-06-24 00:09

본문

내 남편은 키가 작다.
내 남편은 닮았다.
내 남편은 우리 고등학교 다닐적의 참고서 완전 정복에 나오는
말을 타고 손을 어디론가 가리키는 나폴레옹과 얼굴이 닮았다.
그러나 내 남편의 사전은 불가능 뿐이다.
"트럭 가지고, 돈도 되지 않는 고철하지 말고,
어디, 사람들 많이 다니는 사거리에서 오뎅 팔고, 튀김 팔고, 잔 술이나 팔자고,
"미칫나..요즘 경기가 얼마나 나쁜데..한다하는 점포 가지고도 망해 먹는데.."
"차 바꾸자. 문도 열리지 않고, 와이퍼도  차창을 긁어대고,
차 밑에 돈이 너무 든다. 죽겠다"
"됐다. 아직 잘 가는데.."

아마도 남편은 그의 사전에 가득한 불가능으로 세상의 모든 가능을 모두 정복 할 것 같다.
나는 안다.
온통 불가능 뿐인 사전에 내가 유일한 가능성이였음을..
난 불가능을 제시했다.
"저는요, 나이도 많고...아이도 둘이 있어요. 
댁하고는 도무지 인연이 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상처 입는 것이 무서워요."

나는 몰랐다. 그가 내게 타진한 가능성이
그의 인생에 다시 없는 가능성이였음을,
"저..저..기요...내, 내, 내가 하 하 하고 싶은..
마..말은...왜..아무 일..이..이..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머..머..먼..저  사..사..상처 이..이블
새새 생각부터 하 하 하 "
그는 술에 취하면 말을 심하게 더듬는다.
그렇게 말을 더듬는 그가 나랑 술 마실땐 말을 더듬지 않는다.

그의 직업은 고철을 수집해서 고물상에 납품하고 
오르거나, 내리거나 고철값을 받는 일이다.
그래서 그는 경운기 대가리나, 철거하는 하우스의 골조나,
내가 다니는 식당에서 도무지 불이 통과 되지 않는 가스렌지의
신쭈? 라고 부르는 쇳덩이 같은 것을 받으며 퐁퐁이나
빨랫비누, 혹은 현금을 주고 그 고철을 다시 현금으로 바꾸어 받는다.
남들이 쓰다가 버린 물건들만 고물, 고물 삽니다 라는 로고가 뜨는
스피커로 방송을 하며 돈을 벌다보니 스스로 세뇌가 된 것인지
여자 마저도 아이 둘 딸린 연식이 오래 된 고물을 만났는데
그 여자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하고, 섹시한 줄 알고 있다.
어쨌튼 나는 고등학교 중퇴인, 바람 나서 가버린 아빠, 버려진 엄마에게서
자란 그의 사전에 유일했던 가능성이였고, 그것은 실현 되었다.
어쩌면  너무나 많은 것들이 가능한, 불가능이 너무 없는 이 세상에서
그에게 나 빼고는 모두 불가능일 것 같은 그의 정신은 언제라도 불도저로
밀어 버릴 수 있는 풀숲처럼 가볍고 하찮은 것인지 모른다.

그렇다. 그 많은 가능성들 중 하나가 아니라
유일한 가능성인 나,
그는 아직도 나와 키스를 하면서 떨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그가 세상에서 허락 받지 못한 가능성을 가능 시켜 준 내가,
그렇게도 애틋하고 고마웠던 것일까?

사랑한다는 말을,
도무지 아무도, 그의 그 숱한 불가능처럼 불애 하던 내가 한다.
사랑한다. 정말..너 없으면 나는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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