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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9月 2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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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10회 작성일 16-09-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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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9月 20日

 

 

    아주 맑았다.

    아침에 예지가 청소하다가 ‘꼽등이’라며 빗자루로 쓸어 담았다. 나는 처음 들은 말이라 쓸어 담은 것을 확인했다. 메뚜기처럼 생겼는데 메뚜기도 아니고 진한 갈색인데다가 등이 아주 굽었다. 좀 통통하다. 메뚜기보다는 엄체 크다. 바깥에 내다 주었다. 어제 아침에는 지네가 계산대 앞에 동그라미 그리며 움직이지 않았는데 나는 이것이 죽었는지 알았다. 빗자루로 쓰니까 꿈틀거려서 매우 놀랐다. 문 앞 왼쪽 화단에다가 몰며 쓸었다. 아주 큰 놈이었다.

    가을이라 그런 것인가! 한 며칠 비가 와서 그런 것인가! 곤충이 죄다 제집도 아니면서 들어와서 한숨 쉬었다. 아침인데도 움직이지 않고 곤하게 자는 것을 우리는 깨운 셈이다. 예지는 경악하면서도 차분히 쓸어 담았다. 만지기에는 모두 징그러운 것이다. 예지는 휴지통에 버리려고 했다. 나는 쓸어 담은 쓰레받기 채 들고 바깥에 나가 도구(물곬)에 탁탁 틀며 쏟았다. 꼽등이는 힘없이 미끄러졌다. 누가 집을 꿰차고 들어갔을까 만, 곤충이야 무슨 죄가 있을까!

    가비 갈 물건을 챙겼다. 점장은 커피 담는 포대기 있으면 따로 챙겨 달라고 했다. 챙겼다. 사동 조감도에 쓸 롤 휴지가 다되어서 모 통상에 주문 넣었다.

    점심때, 사동 조감도 제빙기 이상이 생겨 잠깐 들러 확인했다. 얼음은 어는데 속이 하얗다. 맑고 투명하여야 제대로 된 얼음이다. 원인을 몰라 관련 회사에 전화하니 물 분사구가 막히면 그럴 수 있다며 얘기한다. 내부를 뜯고 청소했다. 다시 조립하고 대구 모 카페 커피 배송 가는 길에 예지는 사진과 문자를 보냈다. 모두 정상이다.

    내일 다이노, 에르모사에 들어갈 커피 챙겼다. 오래간만에 지리산 휴게소에서 사업하는 장섭 군의 문자다. 생두 챙겨서 택배 보냈다.

    저녁, 사통史通을 읽었다. 유지기가 쓴 사통에서는 여러 사서가 나온다. 나는 이 중에 사마천의 사기와 반고의 한서나 범엽의 후한서만 읽었다. 이 책은 여러 사서를 비평하는 책이다. 기전체와 편년체의 장단점이라든가, 붓을 잡을 때 꼭 지켜야 할 사항 같은 것이다. 번역서라 원문도 실어서 번역문만 읽는다면 오래 걸리지는 않겠다.

    최동호 시인께서 쓴, 시제 빗방울을 읽었다. 묘사가 탁월해서 필사해본다. 새벽바람을 불러오는 목탁소리라 했으며 먹물 든 산 그림자를 지우고 있는 사람이라 했고, 마당을 북처럼 두드리다 바다로 가는 빗방울이라 했다. 종연은 더욱 압도적이다. 머리에 피뢰침을 꽂고 간 요절 시인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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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절 잘 보냈지요..// 지진 때문에 우리보다 많이 놀라셨을텐데요..// 아무일 없다는 듯 하늘이 맑네요..//
두 부류의 시인인 있다지요.. 한 부류는 시를 만들어서 시인인사람과
시인이 되어서 시를 쓰는 시인// 아마도
작소공은 후자일겁니다.//
문학이란 그저 끝없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 같네요..//
이렇게 마음놓고 한줄 글을 쓸 수 있음에
노인네 행복합니다.
서울도 맑음.

鵲巢님의 댓글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네 선생님.....오늘도 지진이 있었습니다.

일도 그렇고 그리고 글도 그렇고요. , 모두 잘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이상합니다. 선생님

사십중반 넘어 서니까요...몸도 하루가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모든 지 회의감이 오는 듯하고요...어쩌면 우울한 기분도 듭니다.
모든 것이 죽어간다는 느낌일까요....이것은 새로움이겠죠....공자 말씀을 되뇌여봅ㄴ다.
조문도 석사가의.....
아침이면 일어나섰으니까 살아 있다는 느낌...죽은 하루 마감하는 일기만 쓰는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어쩌면 모든 게 부질없고 유치한 일이겠다시픈생각도....
그래도 하루 마감하며 내일은 더 잘 살아야겠지만, 인간은 우둔한 것 같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선생님
건강 꼭 챙기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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