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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3月 0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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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089회 작성일 17-03-0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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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0307

 

 

     꽤 맑은 날씨였다.

     오전, 전에 한 번 설치 나갔다가 기계 이상이 있었던 핫워터디스펜스기 뜯고 수리했다. 온수통 내부를 열어보니 우끼가 부러져 있었다. 며칠 전에 부탁한 부품이 마침 오늘 아침에 받을 수 있어 교체하며 기계를 다시 작동해 본다. 정상이다. 부품 내구성이 조금 떨어진다. 우끼를 길게 늘인 철대가 요지 같아 부러지기 쉽게 되었다.

     오후, ****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 군 오래간만에 보았다. 전에 오 선생이 아가씨 한 분 소개한 일이 있다. ****이와 나이 차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아주 적당한 차이로 보인다. ****이는 요즘 마음이 흐뭇하다. 아가씨와 잘 되었으면 한다.

        ****이는 여동생 하나 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했다. 지금은 하버드대 약학 관련 대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교육비가 만만치 않다. 여동생은 꽤 머리가 수재라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영재다. 아버지께서 학비를 대는데 월급 모두를 보낸다고 했다. 여동생이 5년 만에 집에 왔다. 지금 방학이라 왔다고 한다. 미국에서 5년을 살았으니 여기는 미국과 생활문화가 꽤 차이 날 것이다. 아무래도 공부를 다 마치면 국내에 들어오기에는 마뜩찮을 거라며 얘기한다. 아마, 미국에서 약학 관련으로 여러 일을 보게 될 거라고 했다.

        *****이는 미국에 학비로 보낸 거 생각하면 지금 경영하는 ***** 몇 개는 더 차릴 수 있는 돈이라 했다.

     나는 ****이 얘기를 들으니 착잡했다.

     저녁, ‘카페 확성기 2’ 원고를 오늘로 마감한다. 머리말과 후기 및 참고도서를 썼다. 꼬박 3개월 걸렸다. 207편과 직접 쓴 시 40여 편 그리고 감상에 곁들인 시가 또 수십 편, 일기 모두 합하면 300여 편이 넘는다. 그간 쓰면서 꽤 재미를 본 것은 필자다. 혹여나 나중에 우리 아이가 이 책을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모 시인의 비유법은 읽다가 소름 돋았다. 인생이 무엇인지 그 감동에 밀려 눈물이 났다. 이 일기를 쓰는 지금 내 나이 마흔일곱이다. 마흔일곱 해는 어떻게 왔는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되돌아보면 엊그제 같은 일들로 기억에 가득하다만, 몸은 늙어 내일을 바라본다. 자다가 오늘이 마지막인 것 같다는 생각도 여러 번 한다. 깨어 있으니 오늘이고 오늘을 산다. 여태껏 낸 책이 그리 좋지는 않아도 나는 글을 쓰는데 게을리 하지는 않겠다.

     그간 고생 많았다.

     엊저녁에 한용유 선생님께서 산행 다녀오신 수필을 메일로 받았다. 선생은 춘추가 꽤 많다. 올해 여든은 충분히 넘기신 어른이다. 구순을 바라본다. 어르신께서 주신 메일은 필자에게는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한다.

 

 

    경칩 날의 앞산 산행

 

 

     오늘은 24절기 셋째 번인 (입춘, 우수 경칩) 驚蟄이다. 춘분과 우수 사이에 있으며 동면하던 벌레들이 놀라 깨어난다는 해동을 알리는 절후이다. 오후 130분 앞산공원 산책 등반을 위해 집을 나셨다. 새벽 기온이 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새벽 산책을 안 하고 집에서 실내 요가운동으로 대신하고 오후 햇살이 달 때 은적사로 해서 약 1시간 내지 2시간을 산책을 계속하고 있다.

     오늘 새벽 최저온도가 섭씨 1.5도이고 낮 최고온도가 15도까지 올라간다 했다. 충혼탑 주차장으로 해서 서편 산책길을 따라 올라갔다. 오르막길에 들어서니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해서 은적사 입구와 동편 산책길 참갈 나무 아래서 요가 체조를 하고 돌아왔는데 오늘은 날씨도 따뜻하고 해서 만수 정까지 올라가기로 마음먹고 계속 서편 산책길을 따라 올라갔다.

     대덕사 서편 비탈을 지나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땀이 나고 숨이 가빴다. 일요일이라서인지 산행객이 끊이지 안했다. 뒤따르던 사람들이 나를 앞질렀다. 중간에서 앉아 쉬고픈 생각이 났으나 참고 느릿느릿 올라갔다. 만수 정에 도착하니 오후 245분 이었다 집을 나선 지가 115분이 지났다. 전에 같으면 1시간 거리인데 그만치 나의 체력이 줄었음을 깨닫게 했다. 여기까지 올라오기는 엄청 오래된 것 같다. 대곡으로 간 이후 처음인 것 같다. 그러니 10여 년이 지난 것 같다. 만수 정 팻말 글씨도 희미하게 지워졌고 쌍으로 세워진 돌탑도 상층부가 허물어져 있었다. 두 군데의 약수터도 폐쇄되어 낙엽이 소복하게 고여 있고 물 쪽박과 쪽박거리도 흔적 없이 없어지고 말았다. 지난날 물통을 메고 매일 새벽 산행을 하면서 물을 받아 간 기억이 떠올랐다. 윗옷을 벗고 내의 바람으로 보건체조와 선 요가 체조를 30분간 되풀이 하고 나니 등에 배였던 땀이 마르고 우수수 한기를 느끼게 했다.

     동편 산책길로 해서 내려왔다. 10여 년 전에 오르내리던 산길이 새 돌계단과 버팀목으로 짜여 걷기가 수월했다. 은적사로 해서 주차장을 거쳐 집에 이르니 오후 4시 반이 지나고 있었다. 3시간의 산책으로 평소의 두 배를 걸었다. 한 창 새벽 산행을 계속할 때는 매일같이 했었는데 다리가 뼈건 했다.

     73개월의 대곡 큰애 아파트 돌봄이 생활에서 대명동 내 집으로 돌아온 게 지난 2015328일이니까 두 해가 다되었다. 7년여의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졌는데 새삼 한옥 단독 주택생활이 서먹했으나 내가 직접 지어 30여 년간 살던 집이라 바로 적응이 되었다. 이 집은 19797월에 신축해서 살았으니 올해가 38년이 되는 셈이다. 그동안 방 하나를 세를 놓고 집 관리도 하고 주말이면 별장처럼 내왕하며 보냈다. 도원동 아파트에 4년 대곡 아파트에 7년을 큰애 따라 도우미 삶 11년을 뺀 27년을 살았으니 구석구석 애정이 스며있는 집이다.

     이제 여기에서 나의 삶을 마무리 할까 한다. 새로 짓고 사다 심은 3년생 자목련, 모과나무, 향나무가 2층 위로 솟아올라 내려다보고 있다. 냉동을 막기 위해 덮어씌웠던 비닐에서 벗어난 동백이 빨간 겹꽃으로 나를 반기며 바로 옆 장미가 질 새라 새순을 내민다.

 

 

201735일 경칩 날

한용유

 

 

 

    한용유 선생께

 

 

     선생님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산책 다녀오신 소감과 그간 사신 경험도 있어 편하게 읽었습니다. 선생님. 한날, 조감도 위 감나무 밭인가요. 그 위로 올라 가보았습니다. 청주 한씨 산소가 보이고 큰 소나무 아래는 백천동이 환하게 보여 새삼 느꼈습니다. 햇볕이 올곧게 받을 수 있어 참 여기만큼 좋은 곳 없다 싶었습니다.

     가끔 건강의 중요성을 알지만, 운동은 여간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사는 것이 아무리 바빠도 몸 돌보며 살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선생님 아무쪼록 건강유념 하시길 빕니다.

 

     주신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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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작소님의 그 중용(中庸)의 삶이 참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가끔 들러 힐링할수 있어 참 좋습니다. 요즘 역경을 다시 읽습니다.// 음양오행의 법칙과 토심(土心)예전에 읽었던 탓에 눈이 조금밝아 어제도 늦은 밤까지 읽었네요..// 한용유 선생님의 수필도 필력이 넘치시는군요..// 동봉하시어 저도 더불어 잘 감상하였습니다.// 벌써 봄이네요../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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