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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3月 1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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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68회 작성일 17-03-13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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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0313

 

 

       맑았다.

        오전에 박영규 선생께서 쓰신 춘추전국사를 받았다. 오후에 함기석 선생께서 쓰신 고독한 대화를 받았다. 춘추전국사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역사를 담은 책이며 고독한 대화는 시 수필로 보면 좋을 듯싶다. 모두 약간씩 읽었다.

        코나 안 사장 다녀갔다. 점심 함께 했다. 본부에 가까운 보쌈에서 먹었다. 본점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그간 소식을 주고받았다. 안 사장은 여전히 큰 로스터 설비한 투자가 제대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아침에 모 업체에 볶은 커피 800K 보냈다고 하니 일이 어렵고 힘들다고 해도 주문은 여전히 꽤 많다. 한 시간가량 차 마시다가 군위에 갔다. 가는 시간이 한 시간 걸린다고 했다.

     처남이 식사 한 끼 하자며 전화 왔었지만, 선약으로 할 수 없었다. 요즘 시중이 너무 조용한가 보다. 컨테이너 카페 안 씨가 다녀갔다. 커피 3봉 가져갔다.

     옥곡점, 한학촌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사동 분점에 들러 전에 더치커피 내리는 컨테이너 깨졌다기에 하나 지원했다. 유리관 앞쪽에 설거지하다가 깨졌던가 보다.

     저녁, 책을 읽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참고서가 될 만한 책은 좋은 책이다. 내 마음을 끄집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마중물 같은 글은 늘 내 곁에 있어야 한다. 그런 책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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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레방아 / 鵲巢

     둥근 마음을 담은 동태다. 늘 제자리다. 삶과 죽음의 양대 축에 다만 흘려보내는 물의 세계를 탄다. 간혹 떨어지는 물의 힘에 온몸이 부서지는 듯하지만, 나는 그 힘으로 살아 있음을 느낀다. 물의 근원을 파헤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세상은 뭉치고 합쳐야 그 모양을 이루는 일, 낮게 흐르는 물을 보라고 뒤에 흐르는 물은 나를 자꾸 민다. 만물의 생명을 발하며 지탱하며 다시 발하는 그 날까지 물은 잠시 머물다가 다시 흐른다. 나는 내 몸을 지탱하는 물과 함께 돈다. 물의 표면과 장력은 그 어떤 무늬라도 표현할 수 없는 세계다. 물레방아는 다만 돌고 돌 뿐이다. 그러니 그냥 돌아라, 흐르는 물을 등에 지고 쉼 없이 돌고 돌아라.

 

 

     물수건 / 鵲巢

     비닐봉지에 담은 물수건이다. 영원히 밀봉한 채로 한 장도 못 꺼내보고 사장되는 것도 있겠다. 온몸이 축축한 한 겹 그 한 겹씩 쌓은 삶이다. 시는 물수건이다. 한 장씩 빼서 내 더러운 곳을 닦는다. 사람은 누구나 때가 있다. 그 때는 거울 보며 닦는다. 거울처럼 맑게 보이면 시다. 시는 비닐봉지에 담은 물수건이다. 까만 손으로 누가 나를 잡으면 나는 마지못해 한 겹씩 벗는다. 오래도록 묵은 집을 떠나는 것은 맑은 구름으로 핀다. 물기 다 날아간 물수건 한 장은 가볍다. 바람은 불어서 너울거리는 저 흰색 쪼가리 한 번 보아라! 목이 멘 듯 아닌 듯 모든 것 비우고 또 아니 비운 듯 바람에 내맡긴 저 한 장, 온몸으로 허공을 친다. 부술 수도 부서지지도 않는 저 허공을,

 

 

     검은색 암 고양이 / 鵲巢

     밤은 동공이 크고 낮은 일자 눈이다. 나는 한때 우리 집 암 고양이를 의심한 적 있다. 내가 읽고 모아둔 책 더미에 굳은 똥 무더기를 본 적 있다. 냄새가 지독해서 어딘가 싶어 찾다가 구석, 책 더미에 있었다. 나는 아무런 죄 없는 우리 집 암 고양이를 내쫓았다. 근데 이상한 소리가 한동안 나더니 옆방에 어느 까만 색 수고양이가 있지 않은가! 나는 까무러치게 놀랐다. 어쩐지 그 구린내는 늘 맡던 냄새가 아니었다. 그 수고양이는 내 눈을 보더니 구석에 들어가 숨었다. 나는 그 방의 창문을 열어두고 방문을 걸어 잠갔다. 까만 그 수고양이는 창문 너머 딴 세상에 갔다. 간혹 동공은 없고 눈썹만이 꿈틀거린다. 세상은 고양이처럼 잠을 잔다. 바깥은 탄핵 되었고 위리안치되었고 흰 밥알을 물에 말아 먹고 있어도 오로지 세상은 하얗다.

 

 

     캔-맥주 / 鵲巢

     시는 캔-맥주다. 앞은 교두보고 뒤는 벽이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방을 향해 우리는 돌진한다. 죽음을 밟고 썩은 문장을 뒤로한 채 우리는 앞으로 가야만 한다. 어쩌면 꽝꽝 막은 캔-맥주처럼 숨통 조이며 우리의 임무를 마감해야만 한다. 유성처럼 날아간 총알에 드디어 나는 죽음을 맞는다. 꼭지 딴 맥주가 된다. 부글부글 피어오르는 거품 같은 삶, 벌컥벌컥 마시는 죽음은 늘 희망을 품는다. 캔은 캔처럼 나뒹군다. 소리를 내며 뒹굴다가 멈춘다. 누가 발로 차기라도 하면 다시 한 번 소리 내며 구르다가 어느 돌부리 앞에서 주저앉고 만다. 거품은 날아갔지만, 사각 안전 방에 고딕으로 선 마음으로 위안하며 당신의 부재만 알린다. 아주 작은 캔-맥주 하나가 온몸을 휘감아 돈다. 몽롱한 눈빛과 힘 풀린 다리와 거친 숨 몰아쉬다가 거품 같은 세상을 온전히 잡아 가둔다. -맥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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