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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4月 0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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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15회 작성일 17-04-0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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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0409

 

 

     흐리고 비가 약간씩 왔지만, 오후 들어 내내 흐렸다.

     조회 때다. 점장 배 선생은 며칠 전, 친정 어머님 외가에 외할머니 제사였던가 보다. 외가댁이 진량이다. 어머님 모시고 다녀오신 얘기를 했다. 외삼촌 모두 칠순은 족히 되는데 집안 제사에 대한 가풍과 어르신들의 얘기를 들려주셨다. 예전에는 범이 있었다고 했다. 그 범 새끼를 납닥바리라 하는데 지역 방언이다. 이 지역에서는 범 새끼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을 납닥바리라 한다며 얘기했다.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도 아닌, ‘범 새끼도 아닌, 어떤 도깨비와 비슷한 그 어떤 것을 얘기하기도 하는데 하여튼, 표현하자면 납닥바리다.

     지금은 너무 도시화 되었어, 예전 살던 모습을 떠올리거나 얘기하면 마치 오래된 얘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조감도는 산 가장자리에 자리했어, 그나마 산짐승을 자주 본다. 한때 조감도 뒤쪽 산에 오를 때였다. 그러니까 지난겨울이었다. 고라니 한 마리 걸어가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적도 있었다. 아주 가까이에서 보았다. 그리고 아침 출근할 때마다 길에 꿩이 몇 마리씩 모이를 쪼는 모습을 여러 번 보기도 한다. 조감도에서 내려 보는 사동은 완전한 도시지만, 이곳은 옛 시골에서나 보는 풍경을 대하니 자연의 경관을 충분히 볼 수 있다.

 

     오전, 11시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맏이 이를 데리고 촌에 갔다. 둘째는 처가에 이모 일을 도와야 한다며 외가댁에 갔다. 12시 조금 지나 북삼에 도착했다. 부모님 모시고 북삼 어느 뷔페식당에서 점심을 한 끼 먹었다. 어머님은 요즘 건강에 특히 신경 쓰시는 것 같다. 지난 추석 때 안경을 맞췄는데 눈이 좀 더 침침하신지 안경집에 다시 한번 더 가보자고 했다. 점심 마치고 다시 대구에 왔다. 예전에 안경을 맞췄던 시지 모 안경집에 들러 눈과 안경을 다시 점검받았는데 사장은 별달리 새로 맞추실 필요 없다고 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조금 안심하신 것 같다. 안경집에서 조감도까지 불과 거리가 몇 되지 않아 카페에 잠시 들렀다. 계산대에 점장 배 선생께서 있었는데 팥빙수 한 그릇 주문했다. 어머니는 팥빙수 한 그릇 먹어 보는 게 소원이었다고 얘기했다. 팥빙수 먹어본 지가 지난 추석 때였나! 어디 다른 곳에 드실 일은 없으니 그때 이후 처음 드시지 싶다. 다시 촌에 모셨는데 이곳저곳 오가며 오후 내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오가는 내내 어머니는 짬 한 번 내지 않고 말씀을 하셨으며 아버지는 내내 CD 한 장에 가볍게 손동작 저어가며 가셨다.

 

     저녁, 청도 가비에서 전화가 왔다. 온수통에서 물이 샌다는 것이다. 사진을 찍어 보내왔는데 기계는 여기서 나간 것이 아니었다. 전 점장은 다른 곳에서 이 물건을 샀는데 출처가 불분명한 기계라 AS 받기가 난해하게 됐다. 전화번호가 경기도라 한다. 그나저나 내일 아침 일찍 들러 기계를 보아주기로 했다.

     조감도에 잠시 올라, 영업상황을 지켜보았다.

     조감도 1104, 본점 1114분에 마감했다.

 

 

     꽃잎 담았어요 / 鵲巢

 

     꽃잎 담았어요. 펄펄 끓는 물 들어왔어요. 온몸 그렇게 뜨겁도록 허우적거렸지요, 바깥은 꽃놀이다 윙윙거리며 꽃을 보지만, 어제보다 나은 꽃길 이렇게 우렸어요. 다섯 꽃잎에 그 하나 바람에 날아갔지만, 꽃잎은 소금처럼 피워 입술만 태웠어요.

     키스처럼 적신 입술 뜨겁게 우린 꽃말 여기요, 뜨거운 물 좀 더 주세요, 그래요 그렇게 녹진하게 풀어요, 엊저녁 앙금 깊었던 체증이 있었다면, 조금 전 먹었던 게 잘못 얹힌 것이라면 우려요. 혹여 못내 가슴 쓸어내릴 일이라면 오세요,

     손끝에 피운 향기 곳곳 자리마다 꽃처럼 피면, 한 잔 드셔보세요.

 

 

    마당에 내동댕이친 통나무 / 鵲巢

 

 

     쪼그리고 앉아 자는 척한다.

     꼭지 딴 맥주 캔처럼 하늘 보고 있다.

     축축한 밥그릇은 지나는 개까지 불러들였다.

     마치 허기를 메워 나서는 길 같이

     점박이는 밥그릇을 핥다가 결국 밥그릇이 되었다.

     오랫동안 드레스처럼 방문을 열지 않았다.

     개나리 피다가 목련이 왔다가 갔다.

     매화, 살구, 복사꽃 피더니 벚꽃도 만개했다.

     세상은 한결 사랑으로 우리를 내다보고 있다.

     마당에 내동댕이친 통나무처럼 줄곧 하늘 보며

     누가 걸어온다.

     도끼를 들고 나무를 쪼갠다.

     화로에 던져 넣는다.

     오늘은 방이 꽤 따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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