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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04月 2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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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89회 작성일 17-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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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0420

 

 

     흐리다가 비가 왔다.

     오전, 압량과 새마을금고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11시 반 좀 넘어 코나 안 사장께서 오셔, 커피를 받았다. 점심을 여기서 가까운 짬뽕집에서 얼큰한 짬뽕 한 그릇 했다. 짬뽕을 먹으면서 이러한 것을 느꼈다. 정말 이 얼큰한 짬뽕 한 그릇이면 더도 덜도 바랄 게 없겠다는 생각 말이다. 안 사장 뵌 지 3주 정도 되었나 모르겠다. 그때 이후 처음 먹어보는 짬뽕이다.

     안 사장은 굵직한 거래처인 ‘**’과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었던 얘기를 한다. 한 달에 약 7~8톤 정도는 쓰는 집이라 했다. 납품가격을 너무 깎으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더구나 결재하는 곳은 또 달라 신경까지 아니 쓸 수는 없는 일이라 거래를 손 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커피 납품가가 도매, 만 원 선까지 내려갔던 모양이다. 만 원 선이면 아라비카 커피로는 맞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모두 로부스타 종을 쓰거나 아니면 아라비카라도 저급종 위주로 볶아야 한다는 얘긴데, 참 듣고 보니 뭐라 말하기 참 어렵다. 일도 좋지만, 그 싼 커피를 대중들에게 판다는 것도 도덕적으로 생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저급종이라도 못 먹는 커피는 아니다만, 그래도 돈을 보고 돈만 좇는 사업자의 얘기는 뭔가 씁쓸하기만 하다.

     오후, 사동점과 옥곡점, 대구 만촌 모 빵집과 동원이네 가게에 다녀왔다. 커피 배송 일로 다녀왔지만, 동원이네 가게는 이번에 나온 책과 전에 기계 소개로 잠깐 들러 고마움을 표했다. 동원이는 아버님께서 요즘 희귀한 병으로 고생하시는 얘기를 했다. 아버님은 올해 예순둘이라 한다. 식사해도 살이 자꾸 빠지는 데 병원에 가도 특별한 병명이 나오지 않았으나 서울 고려대병원에 가 진찰받으니 병명 ‘*****’이라 한다. 지금은 살이 더 빠져, 식사를 제대로 못 하신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동원이 얘기 듣다가 마음이 꽤 아팠다. 얼른 쾌차하시어 종전의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으면 싶다.

     만촌 모 빵집에 커피 배송 일이다. 모 빵집 사장은 그 옆 상가에 전통찻집이 있는데 이 집 사장은 모 빵집 사장과는 지인이다. 선배라 한다. 찻집이라 하지만, 자동화 에스프레소 기계를 쓰고 있었다. 문제는 부산인가 어딘가 모르겠다. 커피를 만 원짜리를 쓴다며 나에게 보여주었다. 맛이 아주 탄 맛밖에 나지 않는데 주인장도 이 커피를 못 마시겠다며 커피를 바꿨으면 싶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내가 다루는 커피를 소개하고 싶지는 않았다. 만 원짜리 쓰다가 어찌 3만 원짜리를 쓸 수 있겠는가마는 모 빵집 사장은 그래도 구태여 내 커피를 소개하니 좀 언짢기도 했다. 찻집 사장과 대화를 끝내고 나오며 모 빵집 사장에게 한마디 했다. 소개는 고마운 일이지만, 될 수 있으면 거래는 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 모 빵집 사장은 나이로 보면 꽤 젊다. 올해 서른 초반쯤이다.

 

 

 

     광물은 물광이 되고 / 鵲巢

 

     아무리 생각해도 깎을 수 없는 것이 있소 잠시라도 보지 않으면 문밖에 나간 나비, 오전은 광물, 그 광물을 하나씩 깨뜨리며 다듬어 보는 길, 다듬다가 미처 깨닫지 못한 개미는 굴렁쇠 굴려 보는 일, 파문도 없고 어떤 그림자도 없는 돌 같은 화살,

     아무리 생각해도 깎을 수 없는 것이 있소 단위 시간에 유적(流積), 어떤 점을 통과한 물 입자 언뜻 스친 것 말하자면 칼날 같은 빛, 순간 너무 아름다워 미처 헤아려보지 못한 길, 그러다가 이미 끊은 숨에 안식하며 그 어떤 것도 분별할 수 없고 분별하지 않아도 되는 뜻밖의 벙커

     아무리 생각해도 깎을 수 없는 것이 있소 아침은 하도 신선해서 신이 내려준 그릇에 돌 같은 화살로 거울 보며 뜻밖의 벙커를 담는다는 거, 거칠고 투박하고 어데 내어놓아 쓸모없을 거 같은 철판도 모두 깎고 닦으면 반질반질 물광이 되고, 광물이 되고

 

     침묵은 묵침으로 / 鵲巢

 

     침묵은 짬뽕을 먹고 있었다 짬뽕은 묵침을 먹었다 흐릿한 날씨는 침묵을 더 흐릿한 세계로 몰았다 묵침은 오로지 까만 세상일뿐이다 갈색 잠바는 침묵을 태양처럼 묵침한다 태양은 묵침으로 세상을 외면한다 짬뽕 먹는 침묵, 곁들인 단무지와 양파에 젓가락은 오가며 훼손되지 않은 것은 무엇이며 또 훼손한 것은 무엇인가? 문제는 침묵이 아니라 묵침이고 단무지와 양파에 오가는 젓가락이며 훼손한 태양이라 오로지 침묵은 짬뽕을 먹고 있었다 문밖은 바지 셋 치마 하나가 줄을 이었고 그 옆 자투리는 여럿이 앉아 짬뽕을 먹고 있었다 정말 묵침처럼 오로지 빨갛게 젖은 면과 까만 단무지와 양파만 본다 갈색 잠바는 침묵과 함께 걸으며 묵침처럼 세상을 본다 새벽에 청소부용역 차가 깜빡 잊고 지나쳤는지 수북한 쓰레기더미를 지나 묵침 같은 골목을 지난다 왠지 침묵은 시궁창에서 막 빠져나온 것처럼 맑았다 휴지로 묵침처럼 이마를 닦으며 여유 있는 목소리로 이제는 침묵처럼 그만 잊었으면 했다 노출 콘크리트 벽을 에둘러 돌며 가는 길, 묵침은 침묵과 보폭을 함께 맞추면서 걷는다 정말 보폭을 맞추며 걷고 있는 것인가? 묵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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