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4月 3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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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6회 작성일 17-04-30 23:20본문
鵲巢日記 17年 04月 30日
맑았다.
늦은 저녁이었다. 동원이가 조감도에 커피 가지러 왔다. 대구 소식을 들었다. 여전히 가게 앞, 주차문제는 심각한 모양이다. 얼마 전에는 가게 앞, 주차금지라는 표지판을 구청에서 거둬 가져갔다고 한다. 동원 가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스타벅스가 들어왔다는 소식도 전한다. 이제는 어느 동네 할 것 없이 스타벅스 시대가 된 것 같다.
여전히 큰 카페는 줄곧 생긴다. 작은 카페도 생기지만, 큰 카페가 더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에 소름 돋을 정도다.
누구냐? / 鵲巢
얇은 문 앞에 키웠던 커피나무 빨갛게 잘 익은 커피콩 두 알 누가 멱따듯 똑 따가져 갔다 기후도 환경도 잘 맞지 않는 이 땅에 작은 화분에 심은 저 커피나무 몇 년을 자라서 몇 년은 그렇게 흐르고 꽃 몇 송이 피더니 풋내기 콩까지 열렸다 그렇게 백색의 허공을 공원삼아 알알 자라난 콩, 어느새 붉게붉게 익어갔다 알지 못하는 사람만 지나는 문 앞, 장서가 하나씩 늘고 하나씩 잊으며 언어가 난무하는 공간 푸른 잎은 제 뜻을 곱게 펴기만 했다 어두운 달빛도 때론 천둥과 번개도 훈계처럼 지나갔지만, 오롯이 맺은 열매, 알알 커피콩 하얗게 피 흘리며 제 목을 받쳤다 누굴까? 누가 저 붉은 콩을 따가져 갔을까? 엄마 잃은 아이처럼 낫 같은 달빛만 머금고 이 밤 이토록 하얗게 손 지리는 너는 누구냐?
카페라떼 / 鵲巢
하얀 우유 지층으로 짙은 끄레마를 밀어내는 하트,
능숙한 바리스타로 현실과 희망을 적절히 배합하며
한 잔 받드는 꿈을 펼친다.
앞서간 신의 세계 느릅나무, 밤나무, 참나무, 팽나무, 오리나무 그 그늘을 지우며
허공 같은 빈 잔을 데운다.
지옥보다 더 달궈야 하는 현실에 희망을 담는다.
어둠이 내려앉은 문을 연다.
안개 같은 불평등,
안개 같은 지니계수,
안개 같은 소비자 물가지수,
안개 같은 이자,
안개 같은 부조리,
안개 같은 교육,
안개 같은 이념,
안개 같은 도덕을 휘 데운다.
어쩌면 현실은 까맣게 옥죄는 신의 세계
그 유령으로 휘몰아쳐 오는 난투극
빙빙 도는 하얀 거품을 물고 쫀득하게 받든다.
자유를 억 누르는 짙은 끄레마에
안개 같은 희망을 들이붓는 바리스타,
하트가 피어난다.
세계 최초의 가장 맛있는 신의 손,
카페라떼가 열두 폭 서른 장으로 격렬하게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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