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5月 0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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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4회 작성일 17-05-04 21:47본문
鵲巢日記 17年 05月 04日
맑았다.
며칠 전에 주문했던 소스와 컵과 생두가 입고되었다. 소스는 오전에 컵과 생두는 오후에 들어왔다. 오후 본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몇 달 되었다. 본점 앞에 내놓은 화분이 하나씩 없어졌는데 CCTV를 보아도 도무지 범인을 잡을 수 없었다. 화분 앞에다가 CCTV 작동한다는 팻말도 써 붙였는데 며칠 전에 라일락 화분이 통째로 없어졌다. 내나 범인은 같은 사람이었다. 결국, 아내는 경찰서에 신고했다. 신고한 후, 며칠 되지 않아 범인을 잡았다는 전화가 왔다. 본점에 앉아 있었는데 사복 차림 경찰관 2명이 어떤 할머니와 함께 들어왔다. 할머니는 머리를 푹 숙여 거저 죄송하다는 말만 연거푸 하신다. 할머니가 사시는 집 앞마당에 아내가 애써 키운 화분이 모두 있었다. 어느 것은 분갈이하여 화분은 온데간데없고 꽃나무만 있는 것도 있었다. 저녁에 모두 돌려주겠다며 약속을 받았다.
오후, 촌에 어머님께 전화했다. 아침에 꿈을 꾸었는데 좋지 않았다. 집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어 안부 전화했다. 아니나 다를까 어제 수도가 터져, 집안 곳곳 물바다였다는 소식을 전한다. 부엌 싱크대를 들어내니 그간 산 흔적에 마음이 꽤 좋지 않았다고 했다. 개미와 지네까지 나오니 사는 것이 말이 아닌 게다. 집을 새로 짓자는 말씀을 드려도 몇 년 더 살겠다고 집을 짓겠느냐며 하신다.
라일락과 매 발톱 / 鵲巢
카페 문 앞에 화분을 내다 놓았다 라일락과 매 발톱 그 밖의 꽃을, 매 발톱도 꽃을 피웠고 라일락도 꽃 피워 거리가 향긋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고 거리를 보는 사람도 있다 헝큰 머리로 지나는 할머니도 이 거리엔 있었다 어느 날 매 발톱이 사라졌다 출처가 분명한 꽃은 나무처럼 그림자를 남겼다 허리를 잡고 몽땅 뽑아갔다 카페는 푸른 하늘만 보며 기다렸다 비가 오고 황사가 날려도 더는 이런 일은 없을 거야! 있어도 안 돼, 그러나 그다음 날, 라일락도 화분 통째 없어졌다 카페 앞 거리는 모자를 쓰고 지나는 사람은 있어도 모자 쓴 사람은 없다 슈퍼마켓에 라면을 사고 봉지에 담아 나오는 사람은 있어도 봉지 담은 사람은 없다 자동차가 여러 지나갔지만, 자동차는 없듯이 안경 쓴 사람은 있어도 안경을 낀 사람은 없다 향긋한 거리는 향긋한 거리, 세상은 온통 들고 갈 수는 없어 헝큰 머리로 지나는 할머니가 이 거리엔 있었다
연주자의 음 / 鵲巢
연주자가 더기의 악기를 든다 더기의 문을 연다 푸른 하늘 본다 구름은 구름을 몰고 구름처럼 피었다가 간 세상, 그곳엔 쿠스코의 비옥한 땅을 향한 잉카의 숨소리가 있었다 연주자는 연주자의 눈빛을 바라보며 악기를 들고 연주한다 검은 지휘자처럼 스페인 군단이 지나간다 지휘한다 돌로 만든 성벽과 계단은 붉은 피로 물든다 대형 스크린에서 광장처럼 연주자의 모습을 본다 진두지휘한 눈빛은 총과 칼에 맞선 문명의 마지막처럼 슬픈 곡조로 파도를 탄다 극렬하게 저항한다 무참하게 무너진다 태양의 신전 주춧돌과 벽은 사라진다 귓바퀴에 맴도는 바람은 계단을 만든다 파도는 관중석에 앉은 산과 바다와 계곡과 밤하늘에 뜬 별과 별을 이으며 흐른다 눈물이 흐른다 지나온 세월이 흐른다 색동옷 곱게 입은 옛 영광이 흐른다 연주자는 밤하늘 바라보며 높은 곡조를 힘차게 차고 오른다 정복자처럼 산은 또 흔든다 검독수리처럼 비상하는 눈빛을 그린다 눈물은 흐르고 파도는 가슴 깊이 젖는다 지나온 세월이 연주처럼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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