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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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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9회 작성일 17-08-10 06:20

본문

무엇을 돌이켜 보려고 하지 말자

남편이 법정 스님의 말을 빌어 늘 말하지 않는가

쓸데 없는 인연에 연연하는 것은 죄라고,

서로 좋은 인연이 될 것이였다면

어떻게 하여도 서로 좋고 말 것이다.

어떤 사람이 실제보다 나쁜 평가를 받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대해 무관심한 나쁜점이 그에게 있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솔직한 점이 나를 궁지로 몰아 넣을 때가 많다.

가령 죄책감이 발달한 사람은 남보다 더 죄인으로 살게 되는 일 같은 것이다.

 

어떤 일이 다시 시작 되거나 반복 되는 것이 무서워서

어떤 사람에게 심하게 한 적이 있다.

내가 그를 시험에 들게 할 생각도 아니였지만

오랜 믿음과는 달리, 너무나 얇팍하고 가벼운데 실망해서

이십년이 다 되어가는 인연을 가볍게 접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랬다.

모든 것을 이해 해 줄것처럼 덤비지만

그러기에 모두 너무 평범한 사람들이였다.

딱 한 사람만이 바다이거나 시인이였다고 나는 기억한다.

자신에 시에 쓴 자신이 거짓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을 망가뜨리며 산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오늘 밤도 대한 극장 뒷 골목 맥주집에서

코가 비뚤어지도록 맥주와 치킨을 먹을 것이다.

천진하고 순수하며 가식적이지 않았다.

 

가끔 피하려고 발버둥치지만

외로움이라는 것, 고독 같은 것

시를 쓰는 사람에게는 숙명이다.

내가 외롭지 않은데도 시를 쓰고 있다면

진정 내가 쓰는 것이 무엇인가 의심해봐야 할 정도로

시인에게 필수 항목이 고독이라고 나는 믿는다.

 

목장갑을 끼고

오골계의 내장을 다듬을 때면

장갑이 핏물에 젖어 이마의 땀을 닦을 수가 없다.

간을 헤집어 쓸개를 발라내고

간과 똥집을 분리해서

귤껍질처럼 노란 똥막을 벗겨 내고

닭이 소화 시킨 모래와 먹이들을 씻어 내며

나는 생각한다.

자주 그렇듯이 가슴에 손을 얹는다

사람으로서 기술적인 측면이 부족하긴 하지만

나는 부끄러운 고독을 가지고 살지 않는다고,

 

그냥 외롭자

늦은 가을의 뒷모습처럼 극도로 외롭자

외로움을 방해하는 조건들로부터 나를 숨기자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되지

 

그래,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며 알게 된 것들을

지켜 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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