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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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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6회 작성일 17-08-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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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 월

오후반 뿐이라 낙심 했던 일이 아예 없어졌다.

어제 손님이 없어 아홉시도 못 되어 마치게 된 오골계 사장님 마음이 변한 것이다.

할 수 없이 오늘은 오후반 까지도 백수가 되었다.

 

창밖에 서울 사람들은 음식에 쓰지 않는다는 방앗잎이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다.

막걸리 안주 하려고 갑자기 파전을 굽게 된 나처럼 하얀 나비 한마리가 방아꽃 주변을

맴돈다. 나는 전을 반죽할 때 홍합을 잘게 다지지 않는다. 반만 잘라 통으로 넣으면

잔파와 마당 화분에서 딴 땡초와 거의 썰지 않은 방앗잎이 

오래 묵은 젓국장과 어우러져 제법 씹을 것이 있다. 비린 것을 싫어하는 남편도 파전에

한 덩이씩 묻혀있는 홍합에는 젓가락이 간다. 다행스럽게도 홍합은 우리의 음식이 되기

위해 피를 흘리지 않아 나의 죄송함을 덜어준다. 내가 세운 기준이긴 하지만 모호하다.

개불과 피조개는 횟집 식당에서 일할 때 하얀 목장갑을 붉게 물들이지 않았던가? 어쨌거나

피 흘리지 않는 해삼도 칼끝이 가면 몸을 움추리지 않는가? 게다가 멍게는 물을 발사하며

저항하고, 모르겠다. 왜 아픈 것들은 맛이 있는지

 

가을비가 자꾸 내린다. 성혈과 성배는 좀 실망스럽다.  억지로 작가가 세운 가설에

역사의 파편들을 짜맞추고 있다는 느낌 밖에 들지 않는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다처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과학적인 근거를 대지 않고, 코걸이 귀걸이

혀걸이 까지 함께 사용하는 느낌이 든다. 그런책을 읽으면 신이 있다 없다는 생각보다

사탄이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두껍고 방대한 스케일에 비해 실속이 없다.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중간을 한참 건너 뛰었다. 예수님은 진리가 맞나보다. 예수님이 진리가 아니라고

반박할 수 있는 신통한 저술이 없는 것을 보니 성경에서 스스로 당당하게 선포 하듯이

진리가 맞나보다.

 

양철 처마의 홈으로 빗물이 주룩주룩 떨어진다.

올 한해는 야쿠르트 장사를 하느라 내일을 하루 앞당겨 출고 받고 산 까닭에

남들보다 하루가 빨리 간듯하다. 나이가 더 들어 지각이 더 무뎌지기 전에

신을 만나고 싶다. 그냥 모든 것을 덮어놓고 교회에 가서 엎드리면 신이

나를 만나주는 것일까? 자신의 딸과 자매들을 강간하는 목사에게 믿음과

십일조를 넙죽넙죽 갖다 바치는 사람들처럼 순수한 믿음이 없어서 예수님은

나를 만나주지 않는 것일까? 나는 사람을 보고 주님을 판단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일부라고 말하지만, 그 일부가 교회를 이끌어가는 목회자라면 그것은 심각한

모순인 것이다. 그 일부가 항간의 눈들을 어지럽힐만큼의 일부라면 말이다.

그들에게 없는 예수님이 어떻게 그들이 이끄는 평신도들에게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목회자의 인간적인 한계와 실수는 나도 용서할 수가 있다. 그런데 그들이 계속

한계 아래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한다는 것은 그들의 안에 함께 하시는 분이

그들이 주장하는데로 살아 계시지 않다는 말이기 때문에 나는 그들로 인해

교회에 가기 싫은 것이다. 나는 돌팔매에 몰린 여자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없다.

누구도 그럴 것이다. 목사의 죄가 미운 것이 아니라 평신도에게 세례를 주고

주일마다 주님의 존재를 설파하는 그들 안에 주님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없는 주님을 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성경을 읽고 싶어도 성경 조차 어떤 권력자의 회합에 따라 채택 되어지고 편집된

교과서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기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예수님이 살아 계셨음 좋겠다.

이 우주에 예수님 같은 존재가 실재 했으면 좋겠다.

움베르토 에코의 미의 역사에서 나온 말인 것 같다

만약 소나 돼지 말이 손이 발달해서 신을 그릴 수 있다면 모두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그릴 것이라고,

내가 신의 적통인 것처럼 믿고 싶어서인지, 나의 형상을 한 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성혈과 성배의 말처럼 하나님이 사람이 되어 오신 것이라면

성관계를 맺고 자식을 낳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일면을 살아가시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는 말도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이제껏, 마호메트나 붓다처럼

예수의 경전에 그의 성경험을 위해 낭비된 구절이 없어서, 유치하게도

예수님의 성적 순결이 그에 대한 호감도를 높인 것은 사실이다. 그가 고자처럼

여성에 대한 욕망으로 몸부림친 흔적이 없어서 , 사람의 딸들에게 성욕을

느끼지 않는 신의 아들이 맞구나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만약 그가 아내를 두고

자손을 퍼뜨린 것이 사실일지라도 정말 중요한 문제는 사람으로서 그의 삶이

십자가에서 끝나지 않았고,  사람으로서의 삶이 부활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연명으로 얻어진 것이라는 사실의 진위여부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과

삶을 함께 하는 일을 사랑이나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믿음이라고 부르나보다.

내가 확인 할 수 있는 사실 관계를 떠나 어떤 존재를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 같다.

 

나에겐 참 좋은 동생들이 많다. 그 중 보험을 하는 a라는 아이가 있다. 내가 아는

그녀는 내가 술이 취해 무슨 짓을 해도 토하거나 잠이 들어 있는 나를 끌어다가

집에 까지 데려다 놓고 간다. 내가 힘들거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는 순간에

나타나 어떤 년이 언니를 괴롭히냐며 안아주고 등을 다둑여주고 간다. 그런데 어느날

그 애를 잘 안다는 친구가 나타나 그애에 관해 물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데로

그애가 참 좋은 애라며 칭찬을 늘어 놓았다.  그런데 그 친구는 정색을 하며

나도 그애가 그런 애인 줄 알고 친하게 지냈는데, 정말 나쁜 애라고 말했다.

심지어는 보험을 하고 있는 동료의 남편에게서까지 보험 계약을 따낸 애라고 말했다.

내가 알고 있는 a는 부끄러움이 많고,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되지 않기 위해

남자 고객들과는 거래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내가 장사하는 사람이

남자, 여자 가리면 되냐고 몇 번 충고 했던 적도 있다. 나는 그 친구가 ad에 대해 더

나쁜 말을 하려는 것을 가로 막았다. 내가 알고 있는 a는 단 한 번도 나에게 싫은

짓을 한 적이 없고, 정말 좋은 동생이였기 때문이다. 그러자 친구가 말했다.

그것은 a에게 내가 고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A를 고객이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고객일 때와 고객이 아닐 때 그애는 내게 똑 같다. 그애가 알고 있는

그애는 그애가 알고 있는 그 애다. 내가 알고 있는 그애는 내가 알고 있는 그애일 뿐이다.

오히려 마음이 아팠다. 혼자 병든 엄마 모시고 아이들 데리고 사느라고 그런 오해까지

받아가며 살아가는구나 싶으니 가슴이 아팠다.

 

이렇게 나는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 것 같다.

돌팔매에 몰린 창녀를 가운데 두고

누구든 죄 없는 자가 이 여자를 돌로 쳐라 했던

사람을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을 꿰뚫어 보고

사람을 측은하게 여겼던

모든 죄를 아시기 때문에

모든 죄를 용서 했던 그를 믿어야 하는 것 같다.

지구인의 삼분의 일이 믿는 그에 대한 오해와 억측과

비난고 모함은 말로 다 하겠는가?

사람을 사랑하여 사람의 몸을 입고 사람의 고통을 지나간

신이, 사람으로 태어난 일 생애를 바쳐 우리의 죄값을 치루었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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