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7年 08月 23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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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9회 작성일 17-08-23 22:47본문
鵲巢日記 17年 08月 23日
맑고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오전 8시 50분경 조카를 태워 9시 10분쯤 조감도에 출근했다. 어제는 경술국치 107년의 해였다. 1910년 8월 22일 창덕궁 홍복헌에서 내각 대신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제국의 마지막 어전회의가 있었던 날이다. 오전 신병주 선생께서 쓰신 ‘왕생’이라는 책을 모두 읽었다. 조선의 역사, 왕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태조에서 마지막 황제였던 순종과 왕실의 후예에 이르는 조선의 역사였다.
조회 때, 어제 대청 이 사장께서 얘기하셨던 정보를 점장께 얘기했다. 혹여나 주위 바리스타로 일하고 싶거나 쉬는 분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목적이었다. 근래, *군이 모 카페에서 일한다고 하기는 했지만, 소식이 전달되었으면 했다.
대청 이 선생님은 오후에 본점 오셔 뵈었다. 며칠 전에 유럽 패키지여행을 다녀오셨다고 했다. 근데,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몸에 氣라는 氣는 다 빠져나간 사람 같아 보였다. 이 선생은 우리의 음식문화와 서양과 달라 고생 꽤 했다고 한다. 15박 16일간의 여행이었다. 독일과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을 거쳐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순항했다.
이번에 이 선생은 상주·영천 간 고속도로 휴게소에 커피 전문점 두 곳을 맡아 하게 되었다. 이곳에 바리스타를 구한다. 하루 열 시간 근무, 한 달 6일 쉬며, 기숙사 무료 제공한다. 휴게소 명은 삼국유사 휴게소라 한다. 하행선을 운영한다.
이 선생께 근래 낸 시집과 시-화보 한 권 선물했다. 이 선생은 책을 보시고는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말씀을 주셨다만, 선생에 비해 나이 꽤 어린 나로서는 감개무량한 말씀이었다. 이 선생은 본관이 성주다.
오후, 시마을 동인 **형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어제 보냈던 책은 잘 받았다는 인사였다. 그리고 부탁한 시-논평에 쾌히 승낙하시니 진심으로 감사하다. 나의 글에 대한 형님의 시론이자 시평으로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고 가질 수 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은 소식은 어디 있을까!
형님은 시평집 제목을 ‘작소승람鵲巢勝覽’은 어떠냐며 물으셨다. 제목이 작소찰기와 나란히 할 수 있어 좋았다. 부제로 ‘찰떡같은 옥수수 먹어보셨나요?’ 달아보는 것도 재미겠다. 형님의 말씀에 승람이라는 단어를 조금 알 게 되었다. 승(勝)은 ‘이기다’라는 뜻을 두지만, 어떤 기회를 활용한다거나 어떤 부름에 쾌히 응하는 뜻을 지녔다. 람(覽)은 보는 것을 넘어 살피는 것이다. 받아들인다는 뜻도 있다. 제목으로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겠다. 아무쪼록 맛깔스러운 책 한 권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후, 포항 커피 앙*떼 커피 택배 보냈다.
조감도 정직원은 5명이다. 올해 들어와 한 명이 나가고 들어오고 인원변동이 잦아 4명에 아르바이트만 몇 명 썼는지 모를 정도로 많다. 인원변동이 잦다 보니 조카가 일을 도왔다. 조카는 정직원 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정직원보다 일을 더 많이 하며 또 능숙하여 숙련공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주, *빈, *은 모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커피 뽑는 기술은 비슷하나 서열은 분명 있어야 한다. 근래 서열을 분명하게 하지 않아 직원 간 약간 불화가 있는 듯 보인다. 저녁때 오 선생과 잠깐 대화 나누다가 알 게 되었다.
옥수수
폭 삶은 옥수수 먹어보셨나요? 물 모자라 밑동이 약간 노릇하게 삶긴 옥수수 아니면 입가에 닿기도 전에 허물어지는 알알 알몸 같은 옥수수
이내 숨 고르다 한 입씩 곱게 씹어 찰떡같아 한 개 더 잡고 훑어보는 알알 옥수수 오줌발도 좋고 뒤끝도 좋아 거저 한 입의 옥수수
생육의 피가 돌올하게 맴도는 폭 삶은 옥수수 먹어보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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