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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10月 0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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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8회 작성일 17-10-0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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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1005

 

 

     다니엘 선생의 베토벤 운명을 다시 감상했다. 운명은 감상하기에 짧지도 길지도 않다. 여타 교향곡에 비하면 그러니까 그만큼 짜임새가 완벽하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지휘자와 연주자의 모습은 두고두고 머리에 남는다. 가령 민머리의 피리 연주자의 소리는 아주 맑았다. 그건 민머리가 더욱 빛나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첼로의 소리는 한층 더 무거웠는데 그건 첼로 연주자의 검은 수염도 한몫했다고 보면 좋겠다. 지휘자는 무언가 한 옴큼 쥐고 흔들며 뽑는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간절히 요구하듯 그의 손짓은 가련하게 보이기도 했다. 정말 북 두드리는 연주자의 몸짓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잠자리 날개를 보듯이 말이다. 더 나가 지휘자가 한쪽을 찌르며 지시하면 일제히 연주했고 저쪽을 찌르면 저쪽에서 일제히 연주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3악장 어딘지는 모르겠다만, 음이 틀린 곳이 하나 있었는데 다니엘 선생은 지휘하면서 눈살 찌푸렸다. 그것은 나오지 말아야 할 피리 소린 듯하다. 이 실수도 전체의 연주에 미루어 생각하자면 자연스러운 부분처럼 여겨진다. 그러니까 어떤 일도 완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연주자의 각개 한 사람은 미약할지는 모르나 모두 합심하여 연주하니 웅장한 것이다. 베토벤은 죽고 없으나 그의 모든 에너지를 저 운명에다 담아 누구나 연주하여도 그의 마음을 드러내게 되니 이 얼마나 예술적 가치를 부여한 것인가 말이다.

 

     대체로 흐렸다 밤늦게 보슬비 내렸다.

     아침 조회 때다. 직원 이 있었다. 은 어제 쉬었다. 온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았다. ‘남한산성’, 남한산성을 보았다면 심양에 관한 얘기도 있을 법해서 얘기를 꺼냈다. 심양은 직원 의 고향이기도 하다. 은 남한산성에 얽힌 얘기를 모르는 듯했다. 조선족은 역사를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해서 물었더니 역사에 그렇게 흥미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중국사나 한국사 모두 비중은 비슷하게 다루었던 모양이다. 직원 은 인조, 그러니까 남한산성에서 수모를 당한 후, 정치상황을 묻기도 했다. 인조는 광해군 시절 서인정권에 의해 반정으로 등극한 임금이다. 집권 내내 반금친명정책을 펼쳤다. 두 번의 호란을 겪었으며 아들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볼모로 잡혀가게 됐다. 볼모로 간 지역이 심양이다. 두 번의 전쟁을 겪었으니 그 뒤, 나라는 온전할 일 있었겠는가! 좀 아쉬운 것은 소현세자의 죽음이다. 청나라의 여러 문물을 보고 왔지만, 인조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인조는 파렴치한 군주였다. 청의 신진문물을 보고 들어온 소현세자와 며느리 그 손자까지 죽인 임금이다. 솔직히 인조보다는 소현세자의 아우인 봉림대군 즉 효종의 정치가 그나마 나았다. 효종에 태종의 성품을 더하면 지금의 만주 일대는 우리의 강역이었을지도 모른다. 효종의 군사력은 당시 청나라보다 우세했다. 이후, 서인정권은 탄탄한 정치적 붕당을 조성한다. 이는 정조 이후 노론 독주체제로 바뀌게 되었는데 결국, 나라를 잃게 되는 수모로 잇는다. 노론의 역사관은 식민사관으로 잇게 되며 지금의 동북공정과 그에 대한 대처로 동북아 역사재단에 관한 여러 좋지 않은 일은 모두 그 뿌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직원 은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최고가 아닌가요? 하며 얘기했다. 돈이 최고라도 결코 다른 나라의 종노릇은 되지 말아야 함이다. 구한말 이완용 같은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한다. 민족의식과 주체의식을 가졌으면 하고 말을 더 붙이려고 했지만, 손님 오셨다.

 

 

     오상五常

 

     仁義禮智信이는 공자의도리

     모두이와같다면 是非있으랴

     상하나덕을붙여 이제불러라

     명암은가고상만 언제나보리

 

     사람이지켜야할 길은있으라

     일의도리와분간 몸에배면은

     마땅히걸어야할 인간사회에

     덕쌓고돈독해서 보기좋아라

 

 

     오후, 가 출근했다. 오늘은 가 쉬는 날이다. 오상은 유교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 덕목이다. 이는 맹자가 주창한 , , , 을 보탠 것으로 한 대의 동중서가 주장한 것이다. 이를 오상의 덕이라고 한다.

     저녁, 처형과 동서, 둘째 찬과 동네 막창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오늘 찬은 처형의 난전에서 각종 농산물을 톡톡히 팔았나 보다. 호박, 포도, 고사리, 묵 이러한 것을 팔았는데 오늘 일당을 물으니 사나흘 일 더 하고 한꺼번에 받기로 했다고 한다. 나는 처형께 일당을 좀 낫게 쳐주었으면 하고 저녁을 샀다.

     저녁 먹고 처형은 본점에서 에스프레소만 뽑아 병에 담았는데 네 병이었다. 반곡지에서 조감도에서 파는 커피라 자랑했더니 그리 많이 팔린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조감도를 알고 있으며 여러 번 다녀갔다며 얘기한다.

     본점에서 책을 읽었다. 유홍준 선생께서 쓰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창덕궁에 관한 답사를 읽고 음악은 베토벤 황제를 감상했다.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창덕궁 부용정에서 정조와 함께 연회를 즐기며 소감을 말한 것이 있는데 읽고 감회가 닿아 아래에 붙여 놓는다.

     “내가 삼가 생각건대 임금과 신하의 관계는 높은 하늘과 낮은 땅의 사이 같다고 하겠는데(....) 음식을 내려주고 즐거운 낯빛으로 대해 주어서 그 친근함이 마치 한 집안의 아버지와 아들 사이 같았으며, 엄하고 강한 위풍을 짓지 않았다. 그러므로 여러 신하가 각기 말하고자 하는 것을 숨김없이 모두 아뢰니 혹 백성들의 고통과 답답한 사정이 있어도 훤하게 들을 수 있었다. (....)

     아! 이것이 이른바 군자의 도가 생장하고 소인의 도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 지금 나도 연회에 참석했으니 어찌 이 성대했던 일을 기록하여 성덕(聖德)을 널리 알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때문에 이 글을 쓴다.”

     정조는 부용정에서 유희 삼아 즐겁게 놀려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신하들과 즐기면서 마음을 서로 통하게 하여 천지의 조화에 응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불통(不通)이 아니라 소통(疏通)이다. 한 나라의 국가원수와 국민 간의 소통, 아버지와 아들의 소통, 대표와 직원 간의 소통은 어려운 일도 능히 극복할 수 있으며 덕을 쌓는 일이겠다.

 

     시상詩想

 

     공기듬뿍담듯이 그릇은열고

     김치찌개를먹듯 수저를잡고

     교향곡처럼깊게 들여다보고

     피아노두드리듯 목련을보라

 

     한겨울솔잎처럼 땅거미켜서

     적막한숲을보라 반딧불처럼

     바늘꿴떡밥처럼 흩은시어들

     담은짚신에한길 단디엮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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