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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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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6회 작성일 17-10-27 04:14

본문

잠을 푹 자지 않으면 밥벌이가 힘들어지는데

시는 어쩌자고 밤마다 내게 달려들어 밤잠을 설치게 하는지 모르겠다.

딱히 나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나를 축내기만 하는

시가 나는 참 힘들다.

다시 취직한 식당에 등본을 내었더니 사장이 누군가를 불러 수군거린다.

나와 동거인으로 되어 있는 사람의 주민 번호가 어리기 때문이고,

아이들이 없기 때문일거다.

물 방울 하나가 퍼뜨리는 동심원처럼 자꾸만 커져가는 수군거림이

나를 그곳의 기슭으로 내몰고 있는 것 같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한다.

시야, 나는 잠을 푹 자야 한다.

내게 줄 것이 없으면 그냥, 제발 다른 사람에게로 가라.

잠을 푹 자지 않으면 예민해져서

저 쭈글쭈글 왜곡된 우주에 내가 빨려들어가고 만다.

제발, 나를 좀 놓아주렴

너랑 사랑하기에 딱 좋은 인생들을 찾아가렴.

난 이미 글렀단다.

그냥 만사 다 잊고 잠이나 자게 해주렴.

이젠 너를 두고 쓸말도 할말도 없다.

 

늦잠을 잤다.

남편이 뜨겁게 데운 우유 한 잔을 주어 마셨다.

촘촘한 빗에 젤을 발라 올빽으로 머리를 빗어 넘기고

여러번 붓질할 필요가 없게

빨간 맆스틱을 바른다.

흰머리가 많지만 신경 쓰이지 않는다.

늙었다는 것이나, 늙어 간다는 것을 숨기는 것도

다른 거짓처럼 거추장스럽다.

 

마음, 영혼, 정신 이런 것은 아예 없던 것이다.

머리도 가슴도 모두 비우고

설겆이하고, 일하는 육체만 살려두면 되는 것이다.

살아야 한다. 그기서, 혹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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