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루燭淚 /秋影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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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6회 작성일 17-11-24 12:56본문
촉루燭淚 /秋影塔
생을 놓는 낙엽과 생을 놓는 모습을 지켜보는
퀭한 눈 사이가 좁혀질 때, 햇볕에 기대어
빈혈을 빨면서도 나무는 꺼지지 않는 촛불이었다
한 잎 떨구고 울다가
두 잎 떼놓고 울고 서있는
초췌해진 몰골에 눈물 난다
농膿도 없이 습윤도 없이
네 아래 흩어지는 너의 살점들 누렇게 색 비워도
걸치개 하나 없는 너는 맨살이구나
계절은 허공의 부피만큼 차갑고
바람은 허언의 무게로 네 어개를 두드린다
떨어지는 낙엽은 손을 놓자마자 일회용 날개를
퍼득이고
가락지는 바람은 비음을 보탠다
전깃줄이 함께 울어주고, 녹슬어 헐거워진
양철지붕이 울어주니 뼈와 살을 나누지
않았어도 함께 울어주는 것 많아 좋겠다
눈길 주고받으며 슬픔 함께 나누자는 거 아니겠니
네가 사랑했던 것들 모여앉아 오순도순 웃는다 싶다만
촉루로 포개어 결국엔 울고 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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