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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年 12月 0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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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61회 작성일 17-12-0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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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71202

 

 

     맑았다.

     아침 8시 반, 영대 서편 소고기 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 했다. 국밥집 들어서면 기와집과 앞에 조금 들어낸 슬레이트 지붕이 높다랗게 보인다. 주차는 약 20여 대 될 수 있으나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본 건물 뒤편 따로 주차장을 더 마련했다. 국밥집 건물이 높아 약간 오르막길 몇 보 걸으면 미닫이문이다. 미닫이문 열고 들어서면 좌측 가마솥으로 끓여내는 소고기 국솥을 볼 수 있다. 서넛 된다. 장작불로 떼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이 집 대표께서 국자 휘휘 젓는 모습도 볼만하다. 이제는 겨울이라 김 모락모락 나는 것도 뜨끈뜨끈한 국 국물 한 그릇 하고픈 마음을 더 돋운다. 시원한 국과 밥 한 공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작은 행복이다.

     오전 09시 조감도 개장했다.

     오전 10시 본점 커피 교육을 진행했다. 오늘 새로 오신 선생은 없었다. 모두 기존의 등록하신 분으로 진행했다. 로스팅과 드립을 했다. 오 선생께서 수고했다. 교육생 이*경씨는 전에 핸드밀을 사가져 갔는데 사용해 보니 꽤 불편하다는 얘기다. 아침 출근하랴 커피 갈아 한 잔 마시기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얘기다. 전동 그라인더를 소개했다. 가격은 핸드밀에 비교하면 비싸지만, 아담하고 집에서 쓰기에는 충분하다. 번거롭게 커피를 넣어 손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 거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웽 갈리니 말이다. 선생은 이것으로 하겠다며 사 가져갔다.

 

     1930년대 조선은 꽤 어두웠다. 일제강점기라 민족의 기개를 펼 수 있었던 시기도 아니었지만, 조선의 지식인은 마땅히 일할 자리가 없었다. 고학력 실업자가 비중을 따지자면 지금보다 많았다. 세계적 공항(뉴욕발 대공항)도 한몫했다. 척박한 식민지 생활과 일제에 종속된 경제에 우리 선조는 가난에 허덕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책과 신문은 삶의 중심이었다. 정보는 오로지 지면을 통해 얻을 수밖에 없는 시대라 사색이 깊었다. 그러나 지금은 책과 신문을 보지 않는다. 휴대전화기만 보아도 정보는 넘쳐난다. 요즘 젊은이는 전화기 열어서 검색하기 바쁘다. 읽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보는 시대다. 모든 것이 동적인 개념에서 정적으로, 깊은 내면보다는 보여주는 겉치레로 바뀐 것 같다.

     하여튼, 1930년대에 비하면 지금은 일자리가 넘쳐난다. 굳이 일자리가 없어 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의 적성을 가리자니 일을 못 하는 것이다. 그 어떤 일도 전문성을 가져야겠다. 나의 일에 좀 더 공부하고 이것을 알리려는 노력이 있어야겠다. 영업이 잘 안 된다는 것은 분명 외부의 요인도 있겠지만, 내부적 요인이 더 크다.

 

 

     나무

 

     나무처럼 서 있자 입 꾹 다물고

     오직 하늘만 보자 바람 불어도

     새가 날고 와 앉아 머물다 가도

     거저 허허 웃으며 가만히 듣자

 

     그냥 듣고 있어도 새는 또 오고

     새처럼 좋은 친구 또 있을까만

     묵묵히 하늘 보며 바람만 쐬자

     거저 허허 웃으며 지그시 감자

 

 

     화원에서 사업하는 후배 이 씨가 왔다. 점심을 함께했다. 본점 뒤, 몽짬뽕 집에서 아내도 함께 자리했다. 그간 후배 소식을 듣고 싶었지만, 아내의 말이 너무 많아 듣지 못했다. 후배는 매출이 종전에 비교하면 좀 떨어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어제는 친구랑 동네 어느 술집에서 술을 과하게 마셨나 보다. 아직 피로가 풀리지 않아 눈은 꽤 좋지 않았다. 가실 때 그간 냈던 책을 전했다. 대구에 커피 배송할 일 있었지만, 후배 가는 길에 맡겼다. 고마웠다.

 

     오후, * 형께서 운영하시는 카페에 잠시 다녀왔다. 어제부터 형의 지인께서 도자기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모 도예 선생이자 모 대학 교수다. 4시쯤 도착해서 카페에 들어가 보니 모 선생은 도자기에 관한 설명으로 한창 진행 중이었다. 형은 주방에서 커피 내리느라 바쁜 모습이었고 형수께서도 범어동 가게를 비우고 오셔 형의 일을 돕고 계셨다. 주방에 함께 서서 그간 못내 나누었던 대화를 가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커피 원하시는 손님과 접대하기 바빴고 형수는 그 일을 돕느라 분주했다. 형과 형수는 무언가 맞지 않는 것 같아도 일은 잘 진행되었다. 형은 대충 하는 성품인데 형수는 아주 꼼꼼했다. 가령 손님께서 커피 100그람 주문했는데 형은 인사와 함께 한 30그람 더 얹어 내 드리라고 하면 형수는 저울에 얹어 100그람을 정확히 담아 내 드리는 격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형은 말은 계속 이어나가셨다. 조감도에 직원 간 조회가 있어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그리고 도예 모 선생의 작품의 잔이라도 하나 사서 와야 예의였지만, 잔을 보아 사고 싶은 마음은 영 없었다.(선생은 도예보다는 아예 교수로 그냥 지내시는 게 더 낫겠다) 무슨 기술로 구웠다고 했는데 잔의 모양과 디자인은 완전히 아니었다. 그런데다가 여기 오기 전에 아내는 먼저 얘기가 있었다. ‘함부레 이상한 잔 같은 것은 들고 오지마레이라는 말이 자꾸 귀에 쟁쟁거렸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형께 인사하고 바깥으로 나왔는데 형도 따라 나와 여러 말을 이었고 그간 본점 폐점에 관한 소식을 전하며 매출 하락으로 별별 좋지 않음을 전하니 형은 이해하셨다. 형은 커피 꽤 하기 싫은 듯하다. 털실로 짠 윗도리 하나 입으셨는데 수입품이라 소개하며 이것 딜러 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형은 전에 이 일로 외국에 나갔다 오신 경험은 있으나, 아직 스폰서를 만나지 못해 커피 일 하는 것뿐이라 했다. 나는 형께 마저 인사하고 나오는데 형은 빙그레 웃으시며 그래 가재이하며 안으로 들어가셨다. 형은 그래도 늘 긍정적이다. 긍정적인 형의 모습이 참 좋다.

 

     오후 5, 조감도 조회했다. 11월 마감 발표가 있었다. 매출 3천이 되지 못해 이달 상여금이 조정되었다.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한 좋은 방법에 관해 서로 얘기 나눴다. 직원 의 말이다. 잔과 잔 받침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얘기와 리필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현재 리필은 2천 원 추가로 받고 있다. 손님은 부정적이다. 리필을 서비스로 나갈 순 없다. 여러 가지 폐단이 문제다. 이 문제는 오 선생과 합의하여 천 원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처가에 장모님께서 손을 크게 다치신 듯하다. 장인어른께서 나무를 자르시다가 톱날을 어찌 잘 못 만지셨던가 보다. 왼쪽 손이 톱날에 여러 다치시어 아내가 급히 병원에 모셨다. 병원은 장모님 손을 여러 발 꿰었다. 병원은 가족과 친지를 받기는 부족해서 일부 제한했다. 내일 잠시 다녀와야겠다.

 

     늦은 저녁때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들었던 전 씨와 친구들께서 카페에 오셨다. 잠시 가 인사했다.

     12월 첫 주말을 맞았지만, 카페는 여간 풀리지 않는다. 오늘도 비교적 조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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