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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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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4회 작성일 18-01-13 12:50

본문

간밤에 주안상 차려 놓고 둘이 술을 한 잔 하는데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남자나 여자나 잘생기고 봐야되"

내가 볼 때는 문재인 대통령보다 그리 빠질 것도 없어보이는 남편이

대통령의 여성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서울 시하철 역에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는 뉴스를 전했다.

어쨌거나 대통령 얼굴을 보는 것이 이렇게 상쾌 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술이 한 잔 두 잔 들고 보니 대통령 말은 잘 들리지 않고,

술만 되면 말을 더듬는 그의 말을 듣느라 대통령의 소리를 낮추었다.

"험상이 새끼(우리 마당의 고양이들을 위협하며 호시탐탐,

우리 고양이들의 밥그릇을 노리는 검은 고양이의 이름) 오늘 또 와서

쪼, 쪼, 쫓아 보냈는데, 도망 가는거 본께 불쌍터라, 다섯마리 밥

챙기주는 것도 시, 신경 쓰이는데, 주인님에 사는 고 고 고양이도

와, 왔다가고, 험상이 새끼까지 우찌 믹이 살리끼고? "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에 대해서 말하듯,

그는 우리 마당의 다섯마리 고양이를 위협하는 고양이들에 관해 말한다.

누구에게라도 혀 꼴는 소리 할 줄 모르는 그도

고양이 먹이를 얻기 위해서는 혀를 굽힌다.

나는 보수 언론 기자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왜 돈벌이가 그 모양이냐?

좀 더 열심히 살면 안되겠냐?

하며 그를 몰아붙이기도 하지만

경제는 뒷전이지만 알뜰살뜰 나와 고양이들을 보살피는

그의 정책이 싫지 않다.

가끔 돈도 되지 않고, 나를 술만 마시게 만드는

시를 청산해야할 나의 적폐로 몰아붙이기도 하지만

나는 완강한 야당처럼 적폐를 적폐로 인정하지 않는다

처음 만날 때 서른 두살 이였던 그가 벌써 마흔 세살이

되었다.  제법 잔주름도 생기고 배도 조금 나왔다.

말을 더듬는 것은 술만 마시지 않으면 거의 알 수 없게 되었다

폐쇄적이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던 그가

이제는 먼저 어디론가 여행을 가자고도 한다.

아줌마인 나를 만나 제법 유들유들하게 야한 말도 한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내게 청혼을 한대도 나는

김 정숙 여사가 되지 않을 것이다.

김 정숙 여사가 한 마디라도 욕을 한다면

문 재인 대통령은 탄핵이라도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맘대로 욕을 할 수 있다.

김 정숙 여사는 좀 덥다고 쳐진 아랫배를 드러내놓고

집안을 돌아다니거나 잘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내 집에서까지 사람이기 싫다.

김 정숙 여사는 술을 마시고 꽐라가 되어

변기를 안고 잠들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술에 취한 나를 옷이라고 벗고 자라고

옷을 벗기는 남편을 외간 남자인 줄 알고

목을 할켜 놓아도 신문 기자가 달려 오지 않는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집안에서 나에게

백 프로 자유를 보장하는 나의 대통령이 나는 좋다

나도 가끔 김 정숙 여사처럼 정장을 차려 입고

공식 석상에 나서서 품위와 예의를 차리는 날도 있지만

집에 와서 입었던 옷을 아무데나 집어 던지고

한마리 원숭이나 개로 돌아 올 수 있어서 나는 좋다

그래도 내가 예뻐서

집 밖으로 한 발만 나가도 나와 함께 가려는 그가 있어서

어디를 가나 퍼스트 레이디처럼 나는 당당하다.

 

다른 여자들이 돈자랑 자식 자랑 할 때

나는 끝내주게 잘해주는 남편 자랑을 속으로 하며

꿀리지 않는다.

그가 나를 기고만장하게 해주어

그나마 나는 어디를 나가도 기를 펴고 산다.

 

연인이면서 남편이고, 남편이면서 친구고,

친구면서 무촌인, 한 남자를 가져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다.

새삼, 나의, 나만의 대통령에게 경례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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