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추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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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베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3회 작성일 18-01-23 17:37본문
아침부터 안전문자가 이곳 저곳에서 왔다.
눈이 많이 오니 조심하라.
날씨가 추워져 위험하니 외출을 자제하라는 등등.
며칠 전 아니 엊그제만 해도 날씨가 너무 포근해 봄이 온 것 같았다.
나무들은 물이 오르고 있었고
아파트 음지에 살던 이끼들도 파릇하게 생기를 뿜고 있었다.
방송에서도 추위는 없을 것이라고 해
이제 정말 따뜻한 봄이 오는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틀,
아니 하루 사이에
전국이 꽁꽁 얼었다.
마음까지 얼릴 만큼.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이 차다.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은
강하고 위대한 것 같으면서도
쉽게 나약해지고 볼품없어 지기도 한다.
승승장구 할 때는 아주 거대한 사람 같다가도
조그마한 어려움에도 좌절하고 낙망하는 작은 사람이 된다.
나도 그렇다.
아니, 나는 더 많이 그렇다.
그래서 그렇게 약한 내가 나는 좋다.
약해졌을 때 나를 돌아볼 수 있어서.
오늘 나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굴곡진 내 삶을 돌아본다.
이 추위가 몇 번 더 남았을지 모르지만
봄은 올 것이다.
골짜기를 걷는 나의 어두운 발걸음에도
밝은 햇살이 따뜻하게 비췰 그 날은 올 것이다.
그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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