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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02月 06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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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6회 작성일 18-02-06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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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0206

 

 

     설이 다음 주다. 열병식은 모레며 평창올림픽은 내일 하고도 모레다. 2월은 자영업자에게는 최악의 달이다. 날도 적고 설이 있어 대목까지 타니 영업은 일 년 중 가장 밑바닥을 찍는 달이다. 거기다가 설 연휴가 들어 직원 상여금도 챙겨야 해서 사람 쓰는 가게는 더욱 힘든 달이다.

     설날은 고려 시대에도 가장 큰 명절이었다. 설날이면 7일간의 휴가가 주어졌다고 한다. 설이나 추석 연휴가 긴 것은 비단 오늘날만 그런 것도 아님을 볼 수 있다.

     가장 따뜻하고 풍성한 설 명절이 되어야 하지만, 올해는 여간 어렵기만 하다. 주위 상가를 보아도 심상치가 않아서 그렇다.

 

     오후에 거래하는 은행에서 선물이 왔다. 아로니아 같기도 하고 블루베리 같기도 한, 열매 비슷한 것 같다. 집배원으로부터 한 상자 받았다. 은행에 대출을 꽤 내다 쓰고 있으니 은행 처지로 보면 우수 거래처다. 마을금고 전무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사장님은 중요 고객 No 2라고 했다. 빚을 줄이고 싶어도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나는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 잡혀 둔 담보물이 팔리면 모를까 영원히 얹혀 가야 한다. 좋은 것이 좋다고 거저 좋은 것이며 한 번씩 들릴 때마다 인사 잘하고 차 한 잔 내주시면 깎듯이 마시면 된다. 아무튼, 감사하다.

     오후에 어머님께 전화했다. 어머니는 오늘도 내일도 대구 **사에 다녀오셨고 또 가시려고 하나 보다. 아픈 몸 구태여 일으켜 또 가신다. 집에 계시면 지겹고 절에 가면 뭐라도 보고 또 무엇 하나라도 얻어 올 수 있는 재미가 있어 또 간다.

     마실 어른도 꽤 많이 가시기도 하고 읍내 유지들은 필히 가시는 곳이 절이 되었다. 옆집 모 씨 어머니는 읍내에 사시는데 연세 팔순을 넘겼다. 바깥어른은 작년에 돌아가셨다. 집에 재산이 많고 물려 줄 친자식이 없으니 절에 가실 때마다 얼마씩 기탁한다고 했다. 그 금액이 무려 한 번 갈 때마다 작게는 100만 원 좀 내는 날이면 이백이고 삼백이고 넣는다고 했다. 죽으면 기도를 부탁하는 뜻에서 내는 돈이라 한다.

     원래 사찰의 수입은 시주다. 그런데 고려 말이 되자, 불자들의 시주가 절의 수입원이 아니라 사원전(寺院田)의 수입이 절의 주된 수입이 되었다.

     사원전이란 사찰을 자신의 원당으로 삼은 왕실 종친이나 귀족들이 토지를 절에 기탁함으로써 생긴다. 물론 그 토지의 경작지는 사찰에 예속된 노비들과 인근의 농민들 그리고 하급 승려들이었다.

     게다가 죽음이 임박해서 출가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이 절로 들어오면서 가지고 있던 집이나 재산을 절에 시주하여 절의 소유가 된다. 그래야 죽은 후에 그 절에서 좋은 데 가라고 빌어 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탁발하러 돌아다니지 않아도 절에는 돈이 넘쳐 났다. 돈이 쌓이자 중들은 고기에 술에 여자에 흥청망청 쓰기에 바빴으며, 고리대금업에도 진출하여 소작농들에게 악덕 지주로 떠올렸다.

     물론 이러한 얘기는 고려시대 때 상황이다. 이것은 국가가 망조 드는 것이라 해서 조선은 함부레 없앴다. 숭유억불 정책이 조선의 통치 이념으로 역대 왕중 불교와 인연이 닿지 않은 왕은 철저하게 지켰다.

     현대는 고려 시대만큼 문란하다고도 볼 수 없는 일이다. 또 누가 얼마를 했던 나는 크게 상관할 일은 아니다. 돈 있으면 죽을 때 가져가는 것도 아니니 절에 기탁하는 것도 괜찮다. 나이 들어 돈 쓰는 재미로 절에 다니시는 어른들이다. 다만, 형편이 좋지 못해 어머님께 크게 용돈을 챙겨 드리지 못하고 그냥 어머님 말씀을 듣고 있으니 가슴은 사실 아팠다.

 

 

     큐브라떼 14

                   -雪滿山中高士臥(설만산중고사와)

 

     삼삼한 된장을 먹더라도 된똥을 누고 싶다 하얀 쌀밥에 된장 얹어 썩썩 비벼 놓아도 꿀맛 같은 하루, 보내고 싶다 맑은 물에 퍼지지 않는 하루를 풀고 싶다 알알 뚝뚝 똑 떨어뜨린 하루 이어가고 싶다 찬바람에 핀 매화를 기대하는 것 아니라 빈 가지 그냥 서 있어도 군침 도는 하루 만들고 싶다 매일 피는 흰 꽃에 흐드러지게 누운 산처럼 된장에 된똥만 누고 싶다

 

 

     날 이리 추워, 누가 커피 마시러 올까! 오늘도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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