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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79회 작성일 18-02-22 12:45

본문

새로 일하러 간 횟집은 좋다.

내가 좋아하는 회와 술을 공짜로 실컷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무렵이 되면 사장이 회를 한 접시 썰어다가

소주와 맥주를 들고, 눈사람 친구라면 꼭 끼일 것처럼 좁은 주방으로 온다.

같이 먹고 마무리 빨리 하자고, 급히 마셔서 급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남편은 오후반 해서 돈이 되냐고, 종일반으로 알아보라고 하는데

나는 밥 숟가락의 뉘처럼 그의 의견이 거슬려서 사랑을 의심한다.

누구라도 돈을 버는데 적합한 사람이 많이 벌면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지만

내가 자신보다 돈을 벌기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믿어가는

그의 생각이 서글프다. 그 집은 식기세척기도 포스기도 없지만 사장이 참 좋다

언니 같다. 찬물에 맨손으로(고무장갑을 빼고 끼고 하려면 설겆이 외에 다른

일을 하기 힘들다)그릇과 상추를 씻어도 시린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백화점

식당에서 전화가 왔지만 백화점이 나는 싫다.  칠십이 넘은 한식당 사장이

이십대 여자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했다. 백만원짜리 바지를 입었다는

고객은 끓는 찌개에서 기포가 튀었다고 몇 번을 투덜거렸다. 물질을 많이

가져서 물질을 많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물질처럼 굳어져서 사람을 괴롭히는

곳에서 일하기 싫다. 탁자가 열개 남짓 되는데 가게는 작고 훈기가 있다.

수족관에는 물고기들이 곧 도마 위에 오를 생을 텔레비젼 모니터처럼 생방송

하고 있다. 오전반 한군데를 알아보았는데 최저시급도 주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모든 상황을 그 작은 횟집에 맞추고 싶다. 좋은 사람은 나쁜 상황을

용서하게 만든다. 치열이 고르고 약간은 의지가 강해보이는, 현명하고

반듯한 인상이 참 좋다.  어제는 과음했다. 식당에서 발동이 걸린 술을

집에서 끝장을 보았다. 둘 다 술에 취해 오랫만에 각방을 썼다. 화가 났는지

문을 안으로 걸어잠그고 그가 잠들었다. 발로 문을 걷어 찼지만 열어주지 않았다.

나는 혼자 자는 것에 대한 공포증이 있기 때문이다. 밤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내 방에 가득 모여 앉았는데, 나는 그들이 귀신이라고 꿈속에서 믿고

있어 그들을 물리치느라 발버둥치는 꿈을 자주 꾸기 때문이다.  그래도 술 힘으로

이내 잠이 들었다. 출근하기 전에 한 숨 자 두어야겠다. 나쁜 꿈을 꾸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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