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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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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0회 작성일 18-03-21 21:02

본문

결국 나는 수족관이 면회실 창살 같은 바다 횟집을 그만 두었다.

그녀가 일을 마치면 뜨 주던 회와 술은 나의 퇴직금 이였고

그녀에게 모두 포커스를 맞추었던 나의 하루 일과들은

병신 육갑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았다.

새로 온 얼큰 바위가 무서웠던 것은 이런 일이 생길 것 같아서였던 것 같다.

사장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그녀가 별관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고,

나는 굳이 별관을 할 생각도 없으면서 자존심이 상해서

그만 두었다. 두 사람이 팔 씨름을 하는데 슬그머니 두 손등을 덮으며

한쪽으로 힘을 밀어주는 심판처럼 그녀는 주방 돌콩 이모가 일을 잘한다고

마음에 들어하는 그녀를 선택했다. 굳이 세 명이 필요 없는 식당에

한 명을 더 부른 것부터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장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을 두는 것은 내게 맞지 않다.

잘 되었다.

은근히 그 곳이 지겹고 숨막혔었다.

수족관의 물고기들이 괜히 서성대는 간수들처럼 부담스러웠었다.

오리는 자신의 꽁지에 있는 기름샘에 부리를 파묻고

기름을 길어다 깃털에 꼼꼼하게 바른다.

내겐 시가 오리의 기름 같은 것이다.

노는 물에 뜨게 하면서 노는 물이 스미지 않게 한다.

소외의 힘도 힘이라는 생각도 든다.

서로 스밀수 없는 영혼들 이였다

번번히 되풀이 되는 일에 미친년처럼 머리를 쥐어 뜯으며 울었지만

그들끼리 물속의 물처럼 공유하는 물은

내 살에 스미면 살이 썩어 들어갎 것 같다.

오리는 기름을 발라 제 깃털 가닥 가닥을 외롭게 만든다.

내게 백조의 관이 있는지

백조의 피가 흐르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미운 오리 새끼다.

동화 제목이 참 거칠다.

새끼, 피우다 손끝으로 튕겨 던지 담배 꽁초가 떨어지는 바닥과

가래침이 닿는 바닥에 어울리는 새끼, 개 새끼 소 새끼

그 새끼 말이다.

그 새끼여서 나는 시를 쓰고 산다고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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