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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03月 2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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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01회 작성일 18-03-2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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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0329

 

 

     흐렸다. 비가 오거나 그럴듯한 날씨가 아닌, 미세먼지가 본시 맑은 날을 가린 날씨였다. 개나리는 아주 만개했고 벚꽃이 조금 피었다. 다음 주나 다음다음주면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을 거 같다.

 

     오전에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과 관련한 서류를 당국에 팩스 넣었다. 국가가 부유하면 국민은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이다. 일자리 안정자금으로 그 혜택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직원을 한 사람 더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고 다른 무엇을 할 수 있는 돈이 생긴 셈이다.

     오후에 일이다. 재실 어른은 조감도 주차장 위에 밭을 매고 있었다. 200평이 좀 안 되는 밭이지만, 사람 손으로 직접 한다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중장비를 잘 다루는 지인을 불러 밭을 파헤치며 갈고 매고 엎었다. 땅이 좋아 고구마라도 심었으면 싶고, 감자라도 심는다면 아주 잘 될 것 같은 비옥한 땅이다. 중장비 아저씨가 물었다. ‘여기 문중 땅이 도대체 몇 평이요? 재실 어른은 저 곰탕집까지니까 한 4만 평쯤 되지. 중장비 아저씨 왈, 여 경산에서는 청주 한씨가 제일 부자 일게요. 형님재실 어른은 문중 땅을 관리하며 여러 가지 부수적인 이익을 취한다. 문중이 크니까 문중 사람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주차장은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다. 재실 어른은 시간을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는 말씀이다.

     카페가 크면 가족이 많은 법이다. 카페 중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카페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그 중추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嶺南大 哲學科 교수 최 선생님께서 陽明學에 관해 언급한 내용이다. ‘내가 본문이지 각주가 아니다. 어떤 주석도 필요 없다. 외부로부터 절대 덧보탤 필요가 없다. 너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 보라.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최고다. 자신을 해방하라. 모든 면에서 누구나 능력은 평등하다.’고 했다. 최 선생은 최근 5개월간 저서만 10권을 냈다. 선생은 글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도전하신다.

 

     우리의 생은 얼마나 남았을까! 인간은 미천하기 짝이 없다. 자신을 해방하는 것은 곧 비우는 일이다. 매번 비워도 깨어 있으면 또 비워야 할 일이다. 이 우주에 드는 날까지는 홀가분하게 힘껏 비워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비우는 일은 무엇인가? 비움과 중추적인 역할은 무슨 상관관계라도 있는가 말이다. 우수를 받는 대야도 가득하면 넘치고 그 자체는 무겁다. 비면 가볍고 홀가분하다. 커피를 채우고 커피를 비우는 일이야말로 커피장이가 해야 할 일, 이 일을 하다가도 개똥철학이라도 묻었으면 또 마음껏 써 내려가며 비우는 일이야말로 중추적中樞的이며 양명이라 해도 되겠다.

 

     오후에 일이다. 대구대 카페 라*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카페가 이제 제 모습을 찾았다. 선생께서도 카페에 바르게 자리 잡은 듯했다. 하지만, 여기는 뒷골목 그 어디쯤이다. 손님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지만, 갑자기 몇 명이라도 오면 숨 가쁘고 바쁘다. 그러다가도 한가할 때는 몇 시간이고 손님을 기다려야 한다.

     한때, 본점 지을 때 일이다. 부족한 자금으로 이리저리 궁리하며 짓는 본점이었지만, 짓는 과정이 가장 행복한 때였다. 자금을 어디서 끌어다 올 건가! 그 생각만으로 일에 몰입한 때가 있었다. 실지, 일은 자석처럼 이루었다. 일이 다 끝났을 때는 회의감이 밀려온다. 생각만큼 손님이 찾지 않거나 매출저조가 경영에 여간 부담이 될 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거기다가 완전한 한 목표를 이룰 때는 사람은 무기력에 가까운 의욕상실이 뒤따른다. 나 자신도 모르게 화분에 취미를 갖게 되고 화분이 하나씩 느는 것 말고는 뚜렷한 변화는 없다.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 한다. 그 목표에 이르는 창의력은 나에게 언제나 희망을 품는다. 그러므로 예술은 후대를 위해서 거창한 어떤 작업이 아니라 현대인의 정신적 안정을 위한 삶의 한 방편이다. 시를 한다거나 음악을 하고, 미술 하는 행위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하지만, 시간의 경과와 작품의 성과는 나에게 큰 성취감이다. 이것을 하나로 묶어 카페로 이룬다면, 그것은 나에게 완벽한 삶이다. 그 누구를 위한 작업이 아님을 알아야겠다.

 

     카페는 몇 년 행하면 유행에 뒤진다는 이유로 손님은 발길을 끊는다. 물론 카페만 그런 것도 아니다. 빵집이나 음식점 개인 사업자의 길은 몇 년 행하면 어떤 큰 변화를 꾀해야 하니 실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껏 벌어놓으면 내부공사를 새로 한다거나 자리가 마땅치 않아 옮기는 일까지도 생긴다. 한 곳에 오래 할 수 있는 일, 나만의 철학이 묻은 전통적인 일을 이룬다면 이것이야말로 대단한 성과다.

     고객은 변화를 좋아한다. 메뉴도 다양하며 색다른 무언가를 요구한다. 그러므로 다양한 메뉴 개발이 앞서고 변화를 추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메뉴가 크게 잘 나가는 것도 아니지만, 어떤 변화의 중심이라는 것을 늘 확인시키는 일밖에는 없다. 그러면서도 아메리카노는 아직도 전체 메뉴의 70%를 차지하고 그 외, 드립이나 라떼, 모카 사이드 메뉴 순이다.

     카페의 철학도 마찬가지다. 고객은 글을 읽지 않는다고 해도 이곳은 다른 카페와 무언가 다름을 보여야 한다. 거의 매달에 가까운 책을 내고 시를 짓고, 한 해 두꺼운 책을 내며 이것으로 굳은 모래성을 짓고, 모두가 바라는 위상이며 꿈임을 더러 내보이는 일이다. 전쟁은 알고 보면 결코 다른 이와의 싸움이 아니다. 나 자신과의 결투다. 하루를 맞으며 내가 이 하루와 성심성의껏 싸우는 과정이다. 오늘 하루는 정말 잘 싸웠던가!

 

 

     고등어 5

 

     우리는 프라이팬에 오른 고등어다 물살 가르던 등 푸른 맥박은 노릇하다 한 겹씩 쉽게 땔 수 있는 등지느러미, 형님 레몬 하나 갖다 주세요 씻어도 씻기지 않는 비린내 그러나 잊을 수 없는 도톰한 살점 한 점에 맛점

 

 

     아침에 사동점에 커피 배송했다. 점장은 벌써 날씨가 덥다고 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봄과 가을은 없는 것 같다. 어떤 이는 우기와 건기뿐이라고 했다. 나는 동물의 세계를 떠올렸다. 대구한의대 한학*에 커피 배송했다. 대구대 선생 댁에 커피 배송할 때였다. 전 경산시장을 역임했던 최 선생님께서 전화다. ‘이 사장 지금 어디세요?’, ‘네 선생님 대구대 쪽에 커피 배송 나가는 길입니다.’, ‘대구대 어데?’, ‘대구대 쪽 들어가는 길 안 있습니까? 거기 틀자마자 첫 번째 유턴 구간에서 유턴하면 우측 동네입니다.’, ‘! 그래 나 여기 조감도에 왔는데 이 사장 없네.’ ‘! 선생님 오셨군요.’ , ‘그래 일보고 나 커피 한 잔 마시고 가께’,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최 선생님의 전화는 가끔 취조처럼 느껴진다. 나는 무슨 큰일이나 생겼나 싶었는데 카페에 오신게다. 목소리가 굵고 카랑카랑하다.

 

     저녁에 이덕일 선생께서 쓰신 우리 안의 식민사관을 조금 읽었다. 패수의 위치를 비정 하는 내용이다. 전에도 썼던 글이라 더는 적지 않는다. 여기서는 그냥 1차 사료로 충분한 신찬의 말을 옮겨 본다. ‘왕험성재낙랑군패수지동王險城在樂浪郡浿水之東왕험성은 낙랑군 패수의 동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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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다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신을 해방하는 것은 곧 비우는 일이다.
매번 비워도 깨어 있으면 또 비워야 할 일이다.
 이 우주에 드는 날까지는 홀가분하게 힘껏 비워야 할 것이다.

비움 그러고자 하지만
돌아서면 또 욕심이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니요
늘 희망을 위해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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