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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04月 2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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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회 작성일 18-04-2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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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0422

 

 

     흐렸다. 꽃가루가 날렸다. 송홧가루 같았다. 자동차 폰네트에 먼지처럼 앉았다. 먹구름이 자욱하게 있었는데 비라도 내릴 듯한 날씨였다. 이 글을 쓰는 오후 10시에도 비는 오지 않았다.

     오전에 고 목수께서 전화다. 테이블 만들기 위해 판재를 부탁한 일이 있다. 나무 원가가 얼마라고 얘기했지만, 자세히 듣지는 못했다. 하여튼, 판재 한 장당 7만 원에서 8만 원 정도 친다는 얘기다. 다섯 개나 여섯 개를 부탁했다. 40여만 원 나온다는 얘기다. 늦어도 이번 주 금요일 전까지는 해달라고 부탁했다.

     오전에 자판기 운영하시는 모 씨가 왔다. 블루마운틴 한 봉 사가져 갔다. 모 씨는 더불어 민주당원이다. 노무현 재단 지역 무슨 직책을 맡고 있다. 이번에 시의원에 출마했다. 하시는 일은 어떻게 되어 가는지 물었더니, 요즘 선거운동 하느라 일이 잘 돼 가지는 않는가 보다. 하기야 선거 준비하랴 본업까지 신경 쓸 여가가 없었다. 함께 일하던 직원도 얼마 전에 그만두었다고 하니, 일은 어수선하겠다.

     오늘 출근할 때 일이다. 시청 앞에 선거운동으로 나온 사람들이 꽤 있었다. 명함을 전하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았다. 무소속으로 나온 전 씨도 있었다.

 

     오후에 청도 가비에 다녀왔다. 여기서 출발하면 한 시간 가까운 거리다. 가는 데 한 시간, 오는 데 한 시간, 현장에서 일보는 데 30여 분이다. 하늘이 끄무레하고 먹구름이 자욱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운문댐이 지난겨울에 바짝 말라 있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지난겨울보다는 담수량은 좀 나은 편이었다. 그간 봄비가 내려 댐은 바짝 마른일은 면했다. 빙삭기 뚜껑이 떨어져 나가 교체했다.

 

     근대 개화기 때는 커피를 가비나 가배 혹은 카피, 가피, 코피, 코히 등으로 혼재했다. 김탁한 소설의 노서아 가비란 말에 가비라는 단어를 요즘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청도에 이 집 상호가 가비다. 가비는 한자로 표기하면 가비(茄菲, 加菲, 加非)라 하였고 가배는 가배(加排, 珈琲, 咖啡)로 표기했다. 중국은 가배(咖啡)로 표기하고 일본은 가배(珈琲)로 표기했다. 중국에 친화적인 사람은 전자를 일본에 더 친숙한 사람은 후자를 표기하여 혼재한 시대가 있었다. 해방 후, 미군정 시대가 오고 나서 커피로 사용하다가 지금까지 정착되었다. 커피 하나의 단어만 보더라도 우리의 아픈 역사가 보인다. 지금은 가비가 웃어른들이 쓰는 말 같기도 하고 어쩌면 전통적인 색채가 강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해서 가비라는 말만 들어도 커피의 독한 맛까지 밀려온다. 그러나 커피는 순하게 내려 한 잔 마시면 이것만큼 좋은 음료는 없다. 머리도 확 깰뿐더러 식욕도 어느 정도는 잠재울 수 있으니, 하기야 식욕만 잠재우겠는가! 커피 한 잔 구수하게 마시는 순간은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가비에서 점장님과 이것저것 말씀을 나누었다.

 

     청도에서 경산 들어오는 길, 신호등 대기 중이었다. 앞차는 포터 더블캡이였다. 파란 불인데도 진행하지 않고 운전자가 내렸다. 근데 아이를 안고 뒷좌석에 옮겨놓는 것 아닌가! 상황이 급해 보였다. 그리고 휴대전화기를 사용하려는 차에 그 앞차 바로 뒤차 차주가 갑자기 내려 아이를 도로 위에다 눕혀 심장 압박과 인공호흡을 했다. 그리고 한 사람은 긴급구조 요청을 했다. 마침 경찰이 길 건너 있었는데 재빨리 달려왔다. 아이는 도로에 누워 있었다만, 일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았다. 마침 뒤 차주가 순식간에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나는 아무것도 손을 쓰지 못했고 그냥 보고 있었으니 참, 한심한 노릇이다.

     급한 일에 남을 돕는다는 것도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 나를 포함해서 그냥 보고만 있었던 운전자가 꽤 되었다. 차가 상당히 밀렸으므로, 순식간에 뛰쳐나간 뒤차 운전자는 30대쯤으로 보였는데 그 사람이 아니면 아이의 생명은 장담 못 했을 것이다. 그 사람이 심장 압박과 인공호흡이 끝난 후, 안도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아이는 분명 살았을 것이다. 시간은 거의 1, 2분 상간이었다.

     꼭 뉴스에서만 보는 듯한 일이 내 주위에서 일어났다. 아무것도 손쓰지 못해, 종일 마음이 좋지 않았다. 사람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상황이 저리 급하게 벌어졌는데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죄책감이 일었다. 심장 압박이나 심폐소생술을 못한다면, 차에서 얼른 내려 손짓이라도 해야 했다.

 

 

     고등어 30

 

     사거리 신호등 앞이었다 끊은 새끼줄을 안고 바닥에 뉘었다 그냥 앉아 있었다 보고 있었다 먹구름이 자욱하게 핀 하늘이었다 신호등은 파란 불이었다가 금시 붉은 등이었다 다시 파란 불이 켜질 때까지 아이는 사경을 헤맸다 뒷사람도 그 뒷사람도 그 뒷사람에 뒷사람도 그냥 앉아 있었고 보고 있었다 모두 저승 들어가는 길목에서 얼어 있었다 찢을 수 없는 찢어도 어떤 함성도 없는 새카맣게 탄 얼굴로 먹구름만 보았다

 

 

     본점 마감하며 들어오는데 바람이 몹시 불었다. 가로수 이파리가 무성하다. 나목이었던 게 언제 저리 푸르게 피었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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