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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06月 20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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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5회 작성일 18-06-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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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0620

 

 

     맑은 날이었다.

     아침에 신대부적리에서 카페 하는 모 사장께서 오셨다. 작년에 팔았던 물건이다. 눈꽃빙설 용 기계를 들고 오셨다. 더는 필요 없어 중고로 팔겠다며 며칠 전에 전화가 왔다. 그 기계를 들고 오신 게다. 사장은 올해 육십 중반쯤 되었다. 가게는 다른 분에게 팔려고 부동산 시장에 내놓았지만, 선뜻 인수하고자 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시설부대비용 1억에 보증금 삼천, 월 이백에 내놓았다고 한다. 하루 매출 20은 넘지만, 30 이상은 어렵고 때에 따라서는 40도 오른다. 아르바이트 여섯 명 썼다. 사장은 이제 지친 듯 보였다. 가게가 다른 사람에게 팔리지 않아 딸에게 맡기고 농장 일 보겠다고 한다. 복숭아 농사를 하시는 데 더는 카페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가시면서, 진못 앞에 짓고 있는 건물을 나에게 소개했다. 경관도 좋고 주차장도 넓어 카페 하기에는 딱 좋다는 얘기다. 건축주는 임대로 내놓을 작정인가 보다고 나에게 소개했다. 사실, 욕심 같으면 하고 싶다. 카페 일이 천직이니 괜찮은 자리 있으면 더 투자하고 싶지만, 이 일은 너무 고되다. 그나저나 경산에 아니 경산뿐일까! 경치 좋고 전망 좋은 곳에 건물 짓는다면 모두 카페로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아직도 카페 공급시장은 흥하고 실지 카페 이용하려는 소비층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대한민국 국민은 카페 말고는 더는 할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카페 하다가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카페 하려고 유입되는 사람이 더 많으니 이 시장은 늘 흥하다.

 

     코* 안 사장 다녀가셨다. 안 사장께 오늘 진못 근처 아까 소개받은 건물을 소개했다. 안 사장은 안색이 꽤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지금 경영하는 대구 시내 테이크아웃 점포를 빨리 처분해야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커피 한 잔 800원이다. 완전 자선사업이다. 아니 밑 자본을 까먹는 일이다. 안 사장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얘기했다. 공장을 좀 더 신경 쓰시고 열심히 일하면 안 되느냐고 했더니, 커피 납품 들어가면 수금이 안 되고 수금은 끊어서 들어오고 거기다가 매출은 날이 갈수록 점점 줄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공장 관리비도 되지 않는다며 하소연이다. 한 달에 5톤 물량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얘기다.

     안 사장은 오후 두 시 못 되어 다시 공장에 가셨다.

 

     오후에 잠깐 출판사에 다녀왔다. 鵲巢脫解, 320쪽 흑백으로 책 내는데 책값 견적을 받았다. 표지 칼라 300권 분량 160만 원, 표지 일반 100권 분량은 95만 원이라 한다. 주위 지인과 카페 용도에 쓰려니 일반 100권 분량으로 주문했다. ISBN 신청 넣었다.

 

     지난번 교육 끝난 청도 모 선생 내외가 조감도에 오셨다. 건물 짓는 과정을 들었다. 선생은 2층에 카페 하고자 한다. 신축이라 소방 관련 얘기를 말씀드렸다. 본점과 조감도 건축과 소방 관련 경험을 말이다. 본점 신축과 소방안전점검을 받는데 무척 애로隘路를 겪었다. 본점 지을 때 한 번 경험한 바 있어 조감도 신축과 개업 과정에는 그나마 쉬울 줄 알았지만, 조감도 상황은 더 어려웠다. 참고로 들으셨으면 해서 그때 경험을 충분히 말씀드렸다.

     선생은 오후 여섯 시쯤 가셨다.

 

     어제 사업설명을 가졌던 M에 관해 곰곰 생각해본다. 스스로 인간 탑을 쌓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말이다. 어제를 돌이켜보면 나는 정말 실망스러운 사람이었다. 무엇 때문에 사기 아닌 사기 치고 있는 것인가 말이다. 이것이 좋은 것이면 혼자 즐길 것이지 구태여 사람을 엮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은 투자로 들어갔다가 나도 모르게 영업사원이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감에 종일 내내 우울했다.

 

 

     수의

 

     길어봐야 삼십 년 짧으면 몇 년, 몇 년도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모양도 맛도 없는 그러나 한 생명을 좌우하는 이 헐겁고 풍성하고 가벼운 옷, 이 옷을 입지 않으면 단 몇 분도 버티지 못하고 죽고 말 파리한 이 한 목숨, 한 생을 마감하면 나는 또 없으면 안 되는 이 옷으로 생을 느끼며 순회할 것이다 오늘은 공기 좋고 하늘이 참 맑다

 

 

     저녁에 둘째와 대화를 나눴다. 둘째는 주식하고부터는 경제상식이 부쩍 늘었다. 지금 경제상황도 무엇이 어떻다고 말을 한다. 무엇을 말한다는 것은 그것을 안다는 내용이다. 며칠 주식을 하더니만,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렇지 무엇을 하는 것은 본질을 알아나가는 과정이다. 생각만큼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둘째는 대학 졸업하고 아빠는 무슨 일했느냐며 물었다. 직업에 관해 고민하는 둘째다. 대화의 끝은 결국 책으로 귀결되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묻는다. 둘째가 읽기에 좀 버거울 수 있겠다. 모두 읽으면 용돈을 주기로 했다. , , 읽어보라며 건넸다. 두께도 만만치 않지만, 모두 읽기를 바란다.

 

 

鵲巢脫解 머리말

밑돌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하늘을 본다. 하늘을 보면 맑은 날도 있고 흐리고 끄무레한 날도 있다. 하늘 한쪽 흰 구름 하나가 마치 머리를 풀어헤친 듯 떠다니는 것도 보고 간혹 새가 힘차게 날아오르는 것도 본다.

     그러나 하늘은 하늘로서 나를 비추며 있다. 거저 하늘인 셈이다.

     오늘따라 獨立不懼라는 말이 새삼 스친다. 나는 언제나 홀로였지만, 홀로였다고 생각했지만, 사회인이었고 불완전한 존재라서 크고 작은 실수도 범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뉘우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다.

     하루를 마감하며 되돌아보면 늘 부족한 자아다. 어제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아침을 대하면 慣性은 이미 반나절 절여놓고 만다. 그래도 하루 깨칠 때 그나마 후회가 없었던 것은 뭐라도 보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만은 있었다.

     하나로 서 있음이 얼마나 나약한가! 홀로 서서 하늘 바라보는 마음은 있어야겠다.

 

 

鵲巢 李鎬杰

카페 조감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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