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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을 하거나, 수설을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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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회 작성일 19-01-1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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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을 점점 방향을 잃어가는 배처럼 느끼는 사람이

나 뿐일까? 몇 편의 고민이 담긴 시들은 조회수도

댓글수도 형편 없다. 단지 인사성 밝은 것은 사람의 미덕이지만

시의 미덕과는 상관 없는데도, 대체로 사람의 미덕에 충실하느라

서로의 시에 무관심한듯하다. 시와 사람이 일치해야 한다느니

사람이 좋아야 시도 좋다느니 하는 좃 같은 미신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것 같다. 시는 언어와 사람의 보편성에 기여하는

쟝르가 아니라 보편성과의 투병 같은 것이다. 인자하고 후덕하고

고요하고 잔잔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사정 없고, 나뭇잎 사이로

터져 나오는 햇빛처럼 뾰족하고, 예민해서 말도 탈도 많아야 제 구실 하는

물건이라는 생각을 나는 한다. 적당히 따라가는 쟝르가 아니라

이끌고, 진단하고, 저향하는 쟝르여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적어도

스스로가 산문이 아니라 시를 쓴다는 자각을 한다면 도무지 사용할 수

없는 단어나 문장들을 스스로의 시에 스스럼 없이 유통 시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할때가 많다. 습작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느끼기에

너무나 지속적으로 반복적이며 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시라는 프레임을

강요하고 있지 않나 싶게 연속 되고 있는 것이다. 누가 잘쓰고 싶지 않겠나

그 잘 이라는 수준과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그 수준과 단계로 가는

과정에는 속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된다기 보다는

진정한 나라는 사람과는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는 생각을 한다. 난 아직도

좋은 사람이 누구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단지 좋게 보이거나 좋게 느껴지는

인간들은 도처에 눈처럼 차갑게 스스로를 덮고 있는 것을 나는 안다.

무슨 까닭인지 천편이 다 일률인 시들이 도배를 하다싶이 한다. 고민이 아예

없거나, 고민할 줄 모르거나, 고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시라는

드럼통 속에 자신을 가두고, 그 안을 콘크리트로 메우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를 잘 쓰서 어디 어디에 당선도 되고 유명한 시인이 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내가 쓰고 싶은데로 쓰겠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도 꼴리는 데로 쓰겠다고

치기를 부리곤 하니까 말이다. 그렇다, 차라리 꼴리는데로 라도 쓴 것을 읽고 싶다.

제 꼴림을 제대로 짚어 내면 된다. 유명 않해도 되기 때문에 그 유명의 비위를 맞추지

말고 내가 쓰고 싶은데로(그러니까 그 내가를 고민한 시를) 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진정성이라는 부분과 자주 머리 맞대다 보면 내 삶 또한 진정성에 가끔씩 이르게

되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시와 사람의 일치라기 보다는 사람에 대한 시의 역할이라고

생각할 때가 더 많다. 시가 사람을 훌룡하게 만든다기 보다는 사람을(내가 누구이거나

누구여야 하거나 누구일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고민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한다.

참고로 예세닌이 엄마뻘 되는 마누라를 패고 등골을 빼먹고 성질 더러운 개새끼였기

때문에 그의 시가 개판이라고 결론 내릴 수 없다. 진액을 빼내는 양파나 인삼이나

심지어 개는 개체의 원형들이 어처구니 없이 망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는

시가 되기 위해 시가 아닌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그런 천재

가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적어도 시라는 별 쓰잘데기도 없는 일련의

짓거리로 다시 오지 않는 생의 일부를 탕진할 생각을 가졌다면, 그런 자세와 의지는

흉내 내야 할 것이다. 나는 가끔 그의 늙은 마누라를 떠올린다. 토우 슈즈와 새 깃털

을 붙인 것 같은 발레옷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로마 사람들의 옷 같은 것을 입고

바닷가를 뛰어다니듯이 춤을 추었다는, 사람의 몸에게 자유를 가르쳤다는,

괜히 되지도 않는 토우슈즈 위에 발을 올려 놓느라 생강발이 되지 말고, 나는 내 춤을

가지고, 내 춤에 맞는 발을 가지고, 내 춤에 맞는 무대를 가지는 것이다.

남처럼 되려고 하지 말고, 남이 나처럼 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점쟎고, 조신하고,

착하고, 훌룡하려면 예술의 예자도 꿈꾸지 말아야 한다. 꽃이란 꽃들은 죄다

성기를 쫙 벌린 음란물들이다. 향기란 나랑 한번 자자는 식물들으l 속삭임이다.

꽃을 꽂아 교회 강상앞에 놓지만, 꽃이란 그렇게 도덕적이고 조신한 물건이 아닌 것이다.

너는 시를 쓰서 그런지 참 감정이 풍부하다 라는 말 따위를 듣고 있다면

너는 시를 쓰서 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일수도 있다.

그렇게 말랑말랑하고 감정적인 성향으로 지을 수 없는 구조물이다.

감수성을 감정과 같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너는 개 같다 했을 때

일단 발끈한다면 너는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그러나 한번이라도

개의 아름다운 성질 같은 걸 느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 내가 개 같은

면이 있지라며, 어떤 감정에 이르기 전에 감수라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시를 쓰는데 있어서 풍부할 필요가 있는 것은 감수성이지 감정이 아니다.

실제로 감정이 넘치고 감수성이 부족한 시에 대해 타인의 감정이 잘 발생되지 않는다.

나는 시 이론 같은 걸 읽은 적도 공부한 적도 없다.

그저 오래 매달려 살았고

나름대로 감수라는 성질이나 성향이 이전보다 발달해온 것 같다.

가끔 괜히 매력적인 어떤 단어나 문장이 블랙홀처럼 나를 빨아들여

그 단어나 문장의 바깥에서 내가 사라져 버릴 때가 있다.

때론 박쥐 속으로, 또 때론 상아나 가르마, 부레 같은 단어 속에서

내가 어둠이나 물고기의 척추나 색중시공이 될 때가 있다. 잘 발달한

괄약근처럼 감수의 순발이 나를 집어 삼킬고 말 때가 나도 가끔은 있다.

이렇게 내가 이르고자 하는 지경이 어딘지 궁금해질 때도 있다.

내가 감수하는 것에 대해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이야 말로

내가 깨고 부수어야 할 틀 인지도 모른다. 다르게 감수하면 다른

감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일기다. 내가 가진 모든 오류와 모순이 죄가 되지 않는 공간이다.

미투에 걸린 고은은 용서하지만, 아무죄에도 걸리지 않은 매국지사는

용서하지 못할 자유가 있는 공간이다. 시는 사람이 쓰는 것이고 사람을 쓰는

작업인데,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죄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믿는다.

그러나 저지르면 사람이 될 수 없는 죄는 어쩔수가 없다. 모국이란 어머니의

나라가 아니라, 나라가 어머니라는 뜻이다. 어머니를 죽이고는 사람의 반열에

설 수 없지 않은가, 그래도 나는 그의 시를 읽는다. 누군가는 사람이 아니니

그의 글은 잃지 않는다 하나 나는 사람도 아닌 그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읽는다.

글이라도 쓰서 사람인체 하고 싶었던 그의 수치와 부끄러움을 읽는다.

시라도 쓰서 사람 축에 끼이고 싶었던 그의 외로움을 읽는다.

횡설을 해도 수설을 해도 아무도 미친놈이라고 토 달지 않는 일기장이라는

공간이 나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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