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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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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4회 작성일 19-01-23 13:55

본문

오전 여덟시부터 오후 다섯시까지

신축 아파트 청소를 하러 가기로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지를 못했다.

밤 열두시에 퇴근해서 막걸리를 한 잔

마시고 잔 것이 탈인 것 같다.

김치 찌개와 어제 막걸리를 마시려고 반죽 해둔

파전을 구워서 소주를 한잔 하려고

아침에 소주가 놓여있던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소주가 없어서 그냥 밥만 먹었다.

남편이 내가 낮술을 마실까봐 어디 감춰둔 모양인데

전번에 숨겨 두었던 쌀자루와 큰 방 헹거 밑 수납장과

옷방에 걸려 있는 코트의 호주머니를 다 뒤져봐도 없다.

소줏병이 파 묻혀 있지 않은 쌀자루와 소줏병이

보이지 않는 수납장과 소줏병이 만져지지 않는 코트

호주머니에 그가 일일히 숨겨 놓은 사랑이 가득한 것 같다.

더 샅샅이 찾으면 나오겠지만

사람은 사랑을 받을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낮에 술 마시고 저녁에 출근하면 마치고 힘들어 하니까

술을 숨겨 놓은 것이다.

시인이라는 이름 때문에 싸웠다.

굉장한 자부심인지 콤플렉스인지 모르겠다.

시가 아닌 글이라면 편지 일기 수필 소설란도

있는데 굳이 시 창작란에 올리는 것 까지는 좋다.

자신은 그것이 시라고 믿을테니까

그런데 그 글을 위에 모셔놓고

서로 시인님! 시인님! 하는 것이 개그콘서트

한 코너 잡아도 손색 없는 모습이다.

대부분 한 편이 아니라, 이름만 검색하면

주루룩, 이미 시집 한권을 묶어도 될만한 분량이

딸려 올라온다. 첫 편이나 마지막 편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습작이라는 말은 어디서 줏어다

쓰는건지, 습작을 위한 습작인지, 기본적인 시의 요건도

갖춰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못 쓰고 싶어서 시를 쓰는 사람이

있겠는가? 어차피 댓글이라는 것이 경조사 봉투 같은 것인데

준만큼 돌아오는 것을 잘 알텐데, 시인님! 시인님!

하며 너도 시인 나도 시인,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인 것이다.

시인님들이 아니라는 뜻은 아닌데

우짠지 나는 좀 넘사시럽다.

좀더 자기 검열 같은 것을 해야한다는 것이 나의 진실된 생각이다.

내가 휘두른 칼에 상이 용사가 된듯한 시들이

피를 뚝뚝 흘리며 올라오고, 붕대를 감아주고 호호 약을 발라주고

네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꿋꿋히 시인이라며

시인님! 시인님! 위로금 봉투 같은 호칭을 쏘아준다. 서로 서로

눈물겹다. 게다가 우리의 상이용사들이 아픈 기억을 빨리 지우도록

운영자들은 재빨리 간밤의 전장을 싸그리 치웠다.

그래! 시인 시인은 노래 부른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다.

좀 자야겠다.

갑자기 시가 싫어진다.

시인이 너무 많아서 희소의 매력이 사라지느나보다.

피곤하다.

추천1

댓글목록

푸른심장님의 댓글

profile_image 푸른심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생각하니
머리통이 나를 흔들어댄다
딸랑딸랑 소리가 난다
돼지저금통은 가만히 있는데
왜 머리통에서 소리가 나지?
아, 이러니다.

제목< 아,이러니>


원글의 제목을 보고
살짝 장난기가 발동해서 써놓은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공덕수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마디로 말해서
꺼져!

나 동전 몇개 들어 있는 돼지 저금통 맞아
많이 배운 시인님아! 상종하지 말고
너희들의 문단으로 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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