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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10月 1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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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2회 작성일 15-10-16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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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1015

 

 

   오늘도 맑은 날씨였다. 그리 덥지도 않고 추운 날씨도 아닌,

   이제 고양이는 제법 통통하다. 전에 처음 집에 왔을 때는 비쩍 말라 보기가 참 흉했다. 아침마다 먹을 것을 주었더니 살이 붙어 볼 만하다. 새끼도 전처럼 경계하는 눈빛은 덜하다. 가끔은 재롱도 부리는데 귀엽기만 하다. 오늘은 고등어 통조림을 밥그릇에다가 담아 주었다. 먹는데 정신이 없는 고양이 가족이다.

   오전은 본점에서 책을 읽었다. 최진석 선생의 논문집이다.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내용이 다소 어려웠다. 선생께서 인용한 문장을 읽다가 곰곰 생각하게 하는 문장이 있어 옮겨 놓는다. 도교 초기 경전인 태평경에 나오는 문장이다.

 

   죽어 없어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흉한 일이다. ······.무릇 세상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한 번 죽으면 끝내 하늘과 땅 그리고 해와 달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고 혈맥과 뼈도 흙이 된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일이다. 현 세계에서 사후세계를 볼 수 없다. 죽고 난 다음의 세계도 현 세계에서 거저 생각하며 그려보는 것에 불과하다. 이런 생각을 했다. 우주의 끝은 어디인가? 끝없는 우주도 분명히 끝이 있겠지! 저 수많은 별이 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기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기가 뭉쳐 한 몸뚱어리로 이루고 이 몸뚱어리에 우리의 영혼이 있는 것 아닌가! 우리의 몸도 저 끝없는 우주처럼 수많은 별처럼 세포로 이루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 아닌가!

 

   커피 배송은 한학촌과 사동 분점에 있었다. 본점과 사동점 기계 관리했다. 오후 사동 단물고기에서 전화가 왔다. ‘커피 교육받으니 커피가 쑤우욱 쑥 빠집니다. 커피 좀 필요합니다. 한 상자 몇 봉 들어가 있습니까?’ , ‘열 봉입니다.’ ‘한 상자 갖다 주세요.’ 얼마 전에 함께 창업에 힘썼던 이 씨가 그만두었다고 했다. 이 일로 카페에 커피를 제대로 뽑는 사람이 없어 사장과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직원 교육이 필요했다. 사장은 커피 뽑을 수 있는 선생을 부탁했다. 한때 카페리코 교육담당 선생이었던 강 선생께 먼저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부탁하니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사장께 디아몽 사장 강 선생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일 있었다. 다음 주 개업이니 하루하루가 바쁠 것이다.

   저녁 답에 커피 배송했다. 가게에 주방 안은 아르바이트로 보이는 젊은 아가씨 두 명이 있었다. 한 분은 키가 크고 한 분은 키가 작다. 바 앞에는 어항이 나열되어 있다. 또 정면으로 보이는 저 벽 끝에도 아파트 형식으로 어항을 차곡차곡 쌓았는데 각종 물고기를 볼 수 있다. 마침 커피를 가져다 놓을 때 손님 몇 분 어항과 물고기를 보고 있었다. 이 집 출입문에는 아주 큰 어항이 있다. 아마 가로세로 약 1m는 족히 돼 보인다. 이 안에는 잔잔한 물고기가 수십 마리 노닌다. 마치 고기 밥 주듯 손을 한 번 갖다 대면 여러 마리가 몰려온다. 또 반대쪽에다가 손을 한 번 어리면 거기도 쭈우욱 몰려온다. 카페 단물고기 사장은 민물고기 키우는 것을 취미로 두었다가 창업한 경우다. 다음 주 개업이니 아주 바쁘게 뛰어다님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곧장 조감에 가 커피를 내렸다. 마침 오 선생은 바리스타 김 씨와 손 씨와 함께 먹을 저녁을 준비한다. 김치찌개 하는가 보다. 폴폴 끓는 찌개가 있고 갓 데운 햅반 있었다. 모두 함께 먹자고 했는데 오히려 피했다. 나까지 거들면 양이 적지 않을까 해서다. 잠시 앉아 충무공 이순신께서 남겨놓은 일기를 읽었다. 400여 년 전에 쓴 일기다. 이순신은 장군이다. 별다른 일이 없으면 활 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연습은 실전과 같이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압량은 요즘 새롭게 단장한다. 내가 쓰던 서재를 떼어냈다. 책은 모두 싸서 위층에 올려놓았다. 길가에 은행나무 두 그루 있는데 입간판 같은 천을 달아 매 놓았다. 압량에 주문받은 커피를 가져갈 때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눈에 확 띄었다.

 

   저녁에 아이들과 논어를 읽었다. 공자의 말씀에 열 가구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에는 나만큼 진실하고 신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겠지만,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말을 보충 설명해보라고 했더니 모두 꿀 먹은 듯 맹숭맹숭하다. 얼마 전에 촌에 다녀온 일 있다. 아버지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예전에는 마을에 20호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200호가 넘는다고 하셨다. 그만큼 산 좋고 물 좋으니 사람이 많이 모여들게 되었다. 이것만 보아도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마을을 형성하는 가구 수가 얼추 비슷한 듯하다. 지금은 도시가 되어가니 마을을 형성하는 가구 수가 많이 달라졌다. 이건 사족이다. 누구든 신의를 가지는 사람은 많겠지만 한 마을에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다. 열 가구에 하나도 겨우 있겠다는 뜻이니 그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배우지 않으면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면 어떤 일을 잘할 수도 없거니와 어떤 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용기 또한 없게 된다. 그러니 세상을 이끄는 자는 배우는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의는 누구든 있겠지만, 그 신의를 이끌 수 있는 이는 배우자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각주]*

   子曰: 十室 之邑 必有忠信如丘 者焉, 不如丘之好學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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