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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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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플루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회 작성일 19-04-18 01:35

본문

아무리 힘들어도 일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쓰보리라는 결심을 해본다.

금요일, 문학 동네 일년치 구독 신청을 했다가

토, 일, 이틀을 보내며 갑자기 오만원이 아까워져 도서관 신세를 지기로 한다.

매몰 되기 싫은 것인가 싶었지만

나는 황폐 해지는 것을 무서워 하는것 같다.

물론 황폐의 끝은 매몰일 것이다

​황폐라는 것은 버려진 비닐과 쓰레기와 누군가에게 차이고 차여

모여든 돌부리들이 쌓이고, 꽃도 피고 풀도 피었는데도 어쩐지

겨울 들판 같은, 그러니까 사랑 받지 못하여, 사랑할수 없게된 어떤

지경 같은 것이다.

일기, 그러니까 나 자신과의 대화를 잃는 것은 나 자신과의 사랑을 잃는 것이다.

독서, 그러니까 인간들과의 대화를 잃는 것은 세상과의 사랑을 잃는 것이다.

쓰야하고 읽어야 한다.

생각의 문제고, 정신력, 그러니까 정신이 가진 힘의 문제다.

오늘 나는 겨우 17시간의 노동을 했을 뿐이다.

일곱시에 오전반 1을 했고, 여덟시부터 열한시까지 오전반 2를 했고

열한시 삼십분부터 네시 삼십분까지 식당 알바를, 그리고  그 나머지를

호프집 일을 했다. 하품이 자주 나왔고, 다리가 아팠고, 잠이 왔다.

술만큼 스무스한 약이 없다. 피로를 잊기 위해 손님들이 남긴 술을 마셨다.

남편에게 에스필 아저씨가 소개 해준다는 한전 하청 업체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했는데 남편은 그 일이 어떤 일인지, 한 달에 몇일을 쉬는지, 외근인지 내근인지

보수는 얼마인지,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고, 길길이 날뛰며 화를 내기만 했다.

나는 기가 막혀서 죽은 사람처럼, 기가 꺽 차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당 알바를 갔다.

족발집 여사장은 알바를 가는줄 어떻게 알았는지 오늘따라 가지도 않고

잔소리를 하고, 나는 식당 알바 시간을 맞추느라 진땀을 뺏는데,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숨을 헐떡이며 계단을 올라가서, 다행히도 늦지 않았지만 단체 칠십명이라는 일의 흐름을

놓치고, 멍청이처럼 허둥대었다. 화가 치밀어 올라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다 때려 치우자고, 너는 어쩌면 싫은 일을 하지 않을수가 있니?

늘 그래왔듯이, 그는 발발이 전화를 하고, 손이 발이 되는 건지 어떤건지 모르지만

거의 그렇게 빌고, 나는 또, 눈물이 쏟아질듯 그가 가엾어 지고 말았다.

미안하다고 그러는데, 잘못했다 그러는데 어쩌겠는가?

남아! 욕 본다. 어짜겠노?  걍, 살아보자.

낯을 가려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은 죽어도 못하겠다는데

싫다는데, 남아, 니는 할수 있다 아이가

니는 싫어도 할 수 있고, 그 인간들, 니글니글한 눈빛 앞에 서면

목젓까지 금방 먹은 음식이 역류하는 것 같아도 니는 참을 수 있다 아이가?

할수있고, 참을수 있는 니가 하면 된다.

그 고생을 함께 할 필요가 뭐가 있나

걍, 그라도 편하게 해주자.

그런데 참 힘이든건, 사랑이란 우주처럼 여러 별을 향한 팽창이라는 사실이다.

난 그보다 나이가 많고, 그 보다 많이 일하고, 그 보다 술도 많이 마시고,

그러니까 그 보다 일찍 죽을 확률이 훨씬 높다. 내 노동의 댓가가 축적이 되어

돈이 지금보다 많아진다면, 내가 그 확룰대로 되었을때, 내 아이들은

내 노력의 열매를 가질수 없게 되는 것일까? 내가 이렇게 죽어라고 노동하는 것은

내가 죽고나서 아이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남기고 죽고 싶은 까닭이다.

대학도 보내지 못하고, 시 쓰고 이런 저런 잡질 하느라 충실하지 못한 엄마였다.

지금이라도 늦은 철이 들어 어떻게든 녀석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큰 아이는 취업조차 못하고 있다. 난 돈을 열심히 벌어서 내 안의 사랑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 엄마에게도 용돈을 많이 주고 싶고, 조카들에게도 고모 노릇 하고 싶고,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내 사랑을 표현하고 싶다.

남아, 자자. 자야한다.

내일이 눈을 부라리고 네가 어쩌나 지켜볼 것이다.

사랑한다. 너를. 힘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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