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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과 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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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플루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9회 작성일 19-04-23 09:11

본문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부담스러운지 알수없다.

어차피 대화를 하면, 나는 좀 이상한, 혹은 특이한 생각을 가진 사람 같고,

그들은 보편타당하기만 한것 같아, 우선 말이 하기 싫다.

조금만 깊이 대화를 끌고 들어가면, 나는 그 보편타당이라는 회로가

내장 되지 않은 전자 제품 같다. 내가 고양이 밥을 주는 것에 관해

그들은 보편타당한 충고를 한다. 그렇쟎아도 개체수가 많은데 밥을

주면 어떻게 하느냐고?  그러는 언니의 약지에는 커다란 절만자가

끼워져 있고, 초파일이 되면 오만원 십만원을 주고 가족들의 이름을 쓴

등을 다는 사람들이다. 대자대비라더니, 그저 산목숨이 배가 고픈 것에

관한, 같은 목숨으로서의 기본적인 자비도 없다. 고양이는 원래 인간이

필요해서 인간의 삶에 끌여들인 동물이다. 고대인들 중 권력 있는자들이

이쁘다고 키우기도 했지만, 창고의 곡물들을 쥐가 먹어치우는 것을

지켜 달라고 키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영화를 보면 고양이 눈을 보고 시간을 보는 일본 장수가 나오기도 한다.

사랑했으면 책임지라는 노래 가사도 있다. 태에서 자라 탯줄을 끊고

태어나는 동물들은 모두 인간들과 친척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생명체

끼리 친척이 아닌 동물이 어디 있을까마는 태생적 동물들은 몇 가지

인간의 특징들만 빼고 나면, 인간과 거의 다르지 않다. 몇일전 새끼를 낳은

덕구는 새끼들을 물고 우리들의 눈길과 손길이 닿지 않는 지붕 밑으로

사라졌다. 젖을 뜯겨서 배고 고플텐데도, 밥 때가 되어도 잘 내려 오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타당하다는듯 인식하듯, 그렇게 바보들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지혜와 현명은 완전하게 갖추고 산다. 잔꾀를 부리고 간사하고

조삼모사한 유전자들만 적자생존하는 인간들의 관점에서 볼 때 어리석고,

그들의 부도덕하고 야비한 덫앞에서 불완전하고 무기력해졋을 뿐이다.

아프리카에는 통조림 사냥이라는 게임, 혹은 오락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어렸을때부터 사육한 사자를 어느날 울타리가 세워진 공간에 풀어놓고

인간들이 총을 쏘아 사냥하는 게임, 혹은 오락 같은 것이다. 인간의 지적 능력을

더럽고 야비한 것으로 타락 시키는 이 게임, 혹은 오락은 적자생존한 인간의

유전자가 얼마나 조잡한 조합인지를 말해준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이제는 인간 세상의 진리가 되어버린 말처럼

원래 강한 자를 쓰러뜨린 저열한 야합과 배신과 악랄이 어느새 강함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는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보편타당은 총알을 맞으면 피가 나고

아파서 울부짖고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지는, 인간과 똑 같은 증상을 가진 생명체를

놀잇감이나 필요할 때만 쓰먹고 버리는 소모품처럼 생각해서는 않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고양이를 자동 센스가 달린 쥐덫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군가는 자동 센스가 달린 쥐덫이 거리에 버려졌을 때, 그의 울음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세상은 길고양이 밥을 주는 사람과

길고양이를 쥐덫으로, 혹은 끈끈이 쥐약으로 사용하고 거리에 버리는 사람,

두 부류의 싸움인지도 모른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한 때는 개 고양이

돼지 소의 역할을 비교적 힘이 약한 사람들이 대신 했다. 그러다 길고양이 밥을

주고 싶은, 러시아 귀족 청년 같은 이들이 자신의 목숨, 그러니까 살과 피를 먹여서

길가에 버려진 가축 같은 인간들에게 권리, 인권, 민주적인 권력 같은 밥을

먹이게 된 것이다. 물론 개 고양이에게 투표권을 주겠냐 마는, 우리의 과학은

사랑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다른 생명체들을 괴롭히거나 착취하고, 죽이지 않고도

우리의 배를 불릴수 있는 인공 식량을 개발하는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존중이란

참으로 평화로운 일종의 습성이다. 다르다고 느낄 뿐 서로 남거나 모자라는 상태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다.  나는 이제껏 모자라는 사람은 많이 보았어도 모자라는

개 고양이는 별로 보지 못했다. 그들은 어미의 태를 벗어나 두어달만 지나면

개나 고양이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지혜와 분별력을 다 마스트 한다. 그들은

아무도 열등하지 않고, 어리석지 않다. 그들은 그들의 특성대로 생명을 향유하다

가게 배려하는 일이 존중이다. 이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개를 키워보면, 나는 구토를 자주 느낀다. 하루도 먹지 않고는 밥을 먹은 것 같지

않은 저 돼지, 소, 단백질 제공자들이 사실은 주인의 눈을 바라보며 사람보다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주인의 손과 얼굴을 핧아주고, 꼬리를 치며 사랑과 믿음으로

가득가득 차서 넘치는 생명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자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이란 인간이 자연계를 바라보며 깨달은 진리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다.

동물과 다르다고 자부하는 인간이다. 장애인의 날이 있고, 지하철이나 관공서나

아파트나 장애우들이 횔체어를 끌고 오갈수 있는 길을 만드는 인간이다. 약육강식의

논리대로라면 그들은 인간들의 목적지를 알수 없는 마라톤에서 도태되어야 한다.

빨리 가자가 아니라 함께 가도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세상이여야 한다고

믿고 싸우는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는 스티븐 호킹을 공유할 뿐더러 오히려

우리들 모든 육체보다 더 빨리 더 멀리 앞서가 있는 그를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약하면 죽이고 강하면 숙이고, 빌붙고, 이런 성향을 가져서 살아남고, 살아남아서

강해진 인류는 다시 사회 교정을 통해 유전자 교정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함께 살기를, 약하지만 정의롭고, 영혼의 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착한 사람들이

사랑 받아서, 그들의 유전자가 지구에 유전 되도록, 누군가를 아름답다고,

누군가와 사랑하고 결혼 하고 싶다고 느끼는 욕망의 주파수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이야기가 멀리 왔다. 나는 초파일을 경멸하고 크리스마스를 경멸한다.

분명 인류의 시공간 어딘가에 누군가가 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개체의 비린내 나고 육기가 철철 흐르는 소원들을 이루어 달라고

등을 달고 촛불을 켜고 송가를 불렀다. 어느 누구의 소원도 들어주지 않는 것이

인류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는 판단을, 그 누군가는 했을 것이다.

모두 제 각각의 일신과 자식과 남편이 잘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버릴 때

우리 모두의 일신과 자식과 남편이 안식과 평화를 얻게 된다는 판단을,

초파일과 크리스마스에 오신 그 누군가가 했을 것이다. 프랑스 축구팀

선수 엄마랑, 브라질 축구팀 선수 엄마가 새벽기도를 가서 같은 기도를

한다면, 그대가 신이라면 도대체 누구의 소원을 들어주겠는가? 누가 이기든

아무도 다치지 않게 해주시고, 누가 이기고 지든지 최선을 다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내가 신이라면 들어줄 것 같다.

오늘 내가 만나게 될 사람들이 부담스럽고, 나는 하루 여섯 시간 그곳에서의 노동을

견디듯, 그들을 견디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보편타당을 말이다.

내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고 했을 때

사장 언니는, 누구나 좋아하는 보편타당한 음악을 좋아해야지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하는 보편타당은 공감하는, 시쳇말로 쪽수가 많은 쪽의 생각이다.

대중 가요를 좋아하면 보편 타당하고, 클래식을 좋아하면, 주제에 맞지 않고,

오늘 만나야하는 전직 음악 선생이나, 음대 교수들이나 좋아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와 그녀의 손님들, 무슨 핑계를 둘러대지 못하고, 거짓말을 잘 못해서

끌려 가듯이 밥을 먹으러 가야하는 나 자신 정말 보편타당하지 못하게 병신 같다.

그냥 음악은 그것이 공기 중에 어떤 빛깔의 물감이 물에 섞여 들때처럼 섞여들때

내가 가만히 물들어가고 있다면 좋은 음악인 것이다. 보랏빛이, 붉고, 푸른, 연두와

노랑이 물에 떨어터린 물감처럼, 바람에 날리는 긴 스카프처럼 풀릴 때, 나도

같은 빛깔이 되어 휘감기고 풀릴 수 있다면 좋은 것이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이 좋은가, 그러지 않는 것이 좋은가?

배 고픔이란 우리 살아 있는 목숨들 모두를 관통하는 공통의 절실함이다.

그것이 인간에게 좋은가 나쁜가는 잘 모르겠지만

내게는 남아도는 것으로,  그 처절한 울음 소리를 잠재우고 싶은 욕

망이 내 걸음을 잡아 끈다. 아마도 그래서 부처님도 친구들을 음식으로

생각하는 것을 경계 한 것 같다. 부처님 오셨다고, 부처님이 그렇게도

버리라고 당부한 아상 하나에 불을 켜서 절마당에 말린 꽂감처럼 줄줄이

내걸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당부대로 고기 한 점 덜 먹는 것이

부처님 오신 뜻에 맞는 일이라 싶다. 우리집 마당에 있는 고양이 밥그릇은

내가 날마다 부처님 전에 다는 등이다. 그 밥그릇에 채운 음식이 내가

단 등의 불빛이다. 지금은 쥐새끼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저 고양이가

측은한데, 피붙이 살붙이 마음 붙이 인간들이야 오죽하랴,

중놈들아! 고기 쳐먹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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