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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10月 1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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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27회 작성일 15-10-1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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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1018

 

 

   맑았다.

   사동에서 커피 한 잔 마셨다. 예지와 배 선생께 다산 선생께서 쓰신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소개했다. 이 책을 소개하면서도 다시 구구절절 마음에 닿아 독서의 중요성을 새삼 또 느낀다.

   오늘 오후쯤에 이 책을 다 읽었다. 마지막에 또 깨우침을 받는 문장이 있어 적어본다. ‘학문은 우리가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학문은 제일의 의리(義理)라고 하였으나 나는 이 말에 병통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땅히 유일무이한 것이 의리라고 바로잡아야 한다.’* 이 글에서도 보았듯이 다산은 그만큼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철학을 남기는 것에 아주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각주]

    *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03p, 창비

 

   오전에 카페 디아몽에 잠시 다녀왔다. 커피 배송이었다. 얼마 전에 카페 단물고기에 출장교육을 부탁한 바 있었다. 강 선생은 이 일로 사례하니 뜻하지 않은 것이라 놀랍고 기분이 좋았다. 단지 소개한 것뿐이라 사례를 거절했지만, 예의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고마웠다.

   처가에 다녀왔다. 장인어른 생신이라 점심을 온 가족이 모두 모인 가운데 식사를 같이했다. 마루에 모두 앉았다. 처남께서 사가져 온 케익에 초를 꽂고 불을 댕겼다. 처형은 꽃등심을 쓸며 쓴 고기는 넓은 전기 프라이팬에다가 얹어 굽고 구운 것은 식탁에 얹기 바쁘게 모두 한 젓가락씩 집었다. 조카 셋, 우리 집 아이 둘, 어른 여덟이다. 그러니 처형은 고기 굽는 일만도 바빴다. 장인어른은 케익에 꽂은 촛불을 끄자 조카와 아이들은 생신축하 노래를 불렀다.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시길 마음으로 기도했다. 흐뭇한 점심이었다.

 

   식사 마치고 큰 조카인 병훈이 태워서 나왔다. 내일 시험이다. 병훈이는 장래희망이 건축사다. 영대역까지 태워달라고 했지만,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가는 내내 아이의 생각을 들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줄곧 지켜보았다만 벌써 키가 나보다 훨씬 크다. 우리 큰 애와는 두 살 차이다. 애들 커가는 것 보면 세상사는 것에 무상함을 느낀다.

 

 

다산 정약용

 

   다산은 조선 정조 때 실학자다. 그가 태어난 해는 1762년도였다. 나보다는 210년이나 앞에 태어났다. 경기도 광주 사람으로 28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여러 벼슬을 살다가 신유교옥에 연루되어 40세 때부터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했다. 문장과 유교 경학뿐 아니라 천문, 지리, 과학 등에도 밝아 진보적 학풍을 정리했으며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태도는 그의 학문 정신을 상징하는 말이 됐다. 그가 남긴 저서는 500여 권이나 된다. 실학을 집대성한 대학자의 삶을 사셨다. 1836년 향리에서 별세했다.

 

   내가 읽은 책은 선생께서 쓰신 편지다. 두 아들과 형님 그리고 제자에게 보낸 글이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것은 유배지 생활에 어려움도 많을 텐데 이러한 궁색한 변론 같은 것은 일절 없었다. 오로지 세상 살아가는데 어떻게 살아야 올바른 삶인가를 적었다. 첫째는 독서의 중요성을 얘기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책 읽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음을 강조했다. 다음은 다산의 말씀이다. ‘독서 한 가지 일만은, 위로는 성현을 뒤따라가 짝할 수 있고 아래로는 수많은 백성을 길이 깨우칠 수 있으며 어두운 면에서는 귀신의 정상(情狀)을 통달하고 밝은 면에서는 왕도(王道)와 패도(覇道)의 정책을 도울 수 있어 짐승과 벌레의 부류에서 초월하여 큰 우주도 지탱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해야 할 본분이다.’ 둘째는 근()이며 셋째는 검()이다. 이에 다산은 하늘은 게으른 것을 싫어하니 반드시 복을 주지 않으며, 하늘은 사치스러운 것을 싫어하니 반드시 도움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유익한 일은 일각(一刻)도 멈추지 말고 무익한 꾸밈은 일호(一毫)도 도모하지 말라고 하셨다.

 

   커피를 하는 일은 대단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경영은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 카페 일은 혼자서 하면 별일은 아니지만 둘 이상이 모이면 여러 가지 관리가 필요하다. 적은 매출로 여러 가지 경비를 감당해야 한다. 혹여나 또 나은 매출이면 항상 장래를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넉넉한 삶은 잘 없다. 그러니 부지런해야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있으며 검소함이 몸에 배야 무엇이든 안전하게 이끌 수 있다.

 

   본점에 일하는 정석 군더러 커피 한 잔 청해 마셨다. 정성을 들여 내린 커피는 그 맛이 다르다. 순하면서도 향이 나고 감칠맛까지 나니 정말 잘 내린 커피였다. 정석이랑 이것저것 대화 나누다 보니 사동에 일하는 부건 군이 왔다. 정석이와 부건이는 요즘 사람치고는 참 예의가 바르다. 예가 바른 사람을 볼 때면 기분이 좋다. 인간관계에 예의만큼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예를 말하자면 공자의 말씀을 빼놓을 수 없다. 다산은 논어만큼은 종신토록 읽어야 함을 몹시 강조하기까지 했다. 읽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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