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10月 2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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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07회 작성일 15-10-23 00:01본문
鵲巢日記 15年 10月 22日
오전 잠깐 흐렸지만 오후 대체로 맑았다.
중심이라는 말이 있다. 한 가운데라는 뜻도 있지만 중요 개념이나 중심 기능을 뜻하기도 하며 확고한 주관이나 줏대를 말하기도 한다. 나는 여태껏 특별한 재능이 없었다. 가난은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끔 했다. 그러니까 확고한 의지나 무엇을 하고자 하는 뜻 같은 것은 나에게는 사치였다. 사회생활을 하며 그 벽이 조금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중심이라는 말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생존이라든가 인권이라든가 하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렇다고 어느 중심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며 그 중심을 만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중심에 들어가려고 또 만들려고 무척 노력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늘 깨닫는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여러 가지 갈등으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내가 무언가 큰 잘 못을 저지르지는 않았는가! 하는 생각 말이다.
나도 어느 중심에 들어가 일정하게 주는 녹을 받으며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바라보며 살고 싶을 때도 잦다.
기준이라는 말이 있다. 기본이 되는 표준을 말한다. 엊저녁에 아이들과 논어를 공부할 때였다. 공자께서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비로소 자립할 수 있었으며 마흔에는 미혹함이 없고 쉰에는 하늘이 부여한 바를 깨달았다. 예순에는 귀로 들은 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일흔에는 마음으로 하고자 하는 것을 행동으로 옮긴다 해도 법도를 벗어나지는 않으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지학과 이립 그리고 불혹과 지천명 또 이순과 종심은 하나의 기준이 되었다. 이 기준은 하나의 틀이다. 이것은 분명히 공자께서 세상 삶의 깨달음을 그 단계로 놓으신 말이다. 어떤 이는 나이 사십에도 학문에 뜻을 두지 않은 이도 숱아 많다. 또 도덕경의 체계를 잡고 주해를 잡은 천재 왕필은 스물셋에 요절했건만 이미 그전에 세상 삶을 종심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테다. 기준?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 우리 인생에 정말 기준은 제대로 세워보았던가!
중심과 기준은 상당히 어려운 말이다. 그 단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것을 만든다는 것은 자신의 역량이 얼마나 확고하고 믿음을 가지느냐에 달렸다.
커피를 뽑는다는 것은 단순하다. 물론 여기서 커피를 뽑는다는 말은 협의적 뜻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것을 사랑하고 이것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는지 다른 외부의 세계에 억눌리지 않으며 나의 직업관을 바르고 꿋꿋하게 세워나갈 수 있는지는 일에 대한 웬만한 철학이 없으면 어렵다. 한 푼 두 푼의 아량에 휩쓸리는 소인배는 되지 말아야 할 지어다.
저녁 늦게 미술학원에 다녀왔다. 서 선생께 부탁한 그림을 찾으러 왔다. 나는 한 장의 그림을 보고 웃음이 막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이번 일을 통해서 캐리커처가 무엇을 의미한지 조금 알 게 되었다. 선생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어떤 거는 그리는 데 희열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얼굴 윤곽이 좀 특징 있는 분들은 그을 때 잘 살려낼 수 있거든요.’ 이때 나는 어느 한 그림을 지목하며 ‘이 그림은 상당한 희열을 느꼈으리라 봅니다.’ 서 선생은 씨이-익 미소만 지었다. 그래서 한 말씀 더 드렸다. 이번 그림을 통해서 남자 분들은 대충 보아 넘기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여자 분들은 즉각 반응을 보였어요. 제가 보기에는 하나같이 특징을 잘 나타냈는데 말입니다.
그랬다. 글은 즉각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그 다음 날 무슨 일이 생겨도 생기지만, 그림은 바로 반응을 보인다. 그러니까 예술이란 별다름이 없다. 어떤 모순이라든가 우화적이거나 세상을 반하거나 또 그렇지 않거나 거저 창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 창작에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그나마 생각하는 동물이며 사회적이라 그렇다. 한 시대가 저물고 한 시대가 오고 여러 세대가 흐르면 또 억겁의 시간이 흐르면 다 부질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직업의 의식을 갖게 하며 일의 흥미와 삶의 의욕을 촉진한다는 것은 말해서 무엇하리!
병원 그리고 우드테일러스 카페에 커피 배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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