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알람이다. 새벽기도를 꼭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잠이나 실컷 자자라는 쪽으로 기울면서 다시 눈을 감았다. 꿈을 꿨다. 상당히 기분이 나쁜 꿈이였다. 좀처럼 움직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의 꿈이다. 다시 잠이 들었다. 성경이라도 읽어라는 묵시가 자꾸 나를 보챈다. 보챔이 나를 깨운다. 성경을 가지려면 거실로 나와야하는데 움직이기 싫다. 자리에서 늘 함께 뒹구는 것은 성경이 아니라 영어책이고 난 묵시적 명령을 무시하고 또 영어공부를 한다.
어제 예식 축의금을 부탁하고 계좌번호를 달라고 했더니 내일 교회서 현금으로 달라고 했다.
좀 일찍 서둘러 은행으로 갔다. 간만에 잔고 확인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에 출력한 명세서를 확인하고 교회로 갔다. 예배를 막 시작하는 중 생각이 났다. 명세서 들여다 보느라고 돈도 카드도 안 뽑고 그냥 왔다는 것을.. 요즘이야 뭐 금방 찾겠지 하면서도 예배시간 끝나기까지 기다리는 것은 답답할 것 같았다. 설교시간에 잠깐 은행으로 갔다. ATM기는 잠잠했다 은행 번호로 전화를 하자 자동 멘트뿐이다. 앞사람의 잊고 간 습득물을 가져가면 절도죄에 해당됩니다 112 포스터가 앞에 붙여져 있다. 전화를 했다. 기다리라더니 진술서인가 뭔가를 들고 와서 작성 하라고 한다. 상대에게 처벌을 원하냐는 말에 내가 잘못했는데 뭔 처벌까지냐며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돌아와 가만 생각하니 내 입장만 생각했던 것 같다. 어쨌든 경찰이 오고 처리 하려면 인력이 투입되야 할테고.. 벌금형은 주라고 해야 국가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닫힌 유리창문이 열린 창문인지 알고 부딪혔다. 좀 아팠다.
식사 후 휴계실에서 가족 톡을 살폈더니 딸네는 교회를 못갔다고 한다. 갑자기 손주 놈이 토하고 손녀는 또 열이 불덩이라서 원인 모르게 당혹스럽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금은 좀 어떻냐고 했더니 지금은 괜찮는데 이제와서 손주 녀석이 교회가자며 조른다고 했다.
남은 하루 중 별일이 없어야 할텐데 독일에 있는 딸 꿈을 꿨는데 그 딸은 무슨 일이 없는지 이따 전화라도 해 봐야겠다.
교회만 덩그러니 다니지 성경을 따로 읽지 않는 내게 성경 한 두장이라도 읽으라는 묵시적 음성이 들린 것이 감사하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직분자로 교회는 다닌다고 하나 내 믿음의 근본은 인본주의라는 것을 내 스스로 안다.
차라리 인본주의가 아니고 온전한 믿음의 인간이 되었으면 할때도 있지만 이 좋은 세상, 하고 싶은 것 많은 세상, 그것이 잘 안된다.